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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1949

애꿎은 오르비에토 타령 산성이건 뭐건 제아무리 험준함을 자랑한다 해도 물이 없음 꽝이다. 입지 조건이 오녀산성과 흡사한 이곳 오르비에토 역시 그에 직면했으니 그것을 극복하고자 저 산성 귀퉁이 중에서도 아주 바닥까지 파고 내려가 우물을 뚫었으니 보니 그 인근을 흐르는 냇가와 표고가 같지 않나 한다. 산성엔 물이 안 나온다는 간접 증거 아닌가 한다. 안 나오니 저러지 않았겠는가? 인류문명은 물과의 쟁투다. 핵? 물 없음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2018. 7. 10) *** 수녕이는 그새 우주벡도 다녀왔는데 나는 물경 5년이나 지난 과거를 씹으며 입맛만 다신다. 코로나팬데믹이 가라앉을 즈음 나는 삼년만에 출타했다. 가차븐 일본 땅 마침 정창원전 간 김에 전시회 보고 인근을 돌며 맘껏 나도 왔노라 자랑하기 시작했다. 그 자랑 딱 한 .. 2023. 7. 10.
편액 읽어 찾아낸 경주 서악서원 역사 민경 강군한테 툭 던졌다. 강구나, 탈초해라. 2분 만에 반응이 온다. 천계삼년계해 선액숭정후재경자 소진익년신축이 조명복게 天啓三年癸亥 宣額崇禎後再庚子 燒燼翌年辛丑以 朝命復揭 천계 3년 계해년(1623)에 편액을 하사받고[宣額] 숭정후 두번째 경자년(1721)에 화재로 소실되어 그 이듬해(1722) 신축년에 조정의 명령으로 다시 편액을 걸었다. 이 뜻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저 안내판이 심대한 팩트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안다. 조금 더 자세히 본다. 인조 원년 1623년에 '서악서원'으로 사액된 것은 맞다. 저때 와서 임란 때 불타버린 '서악정사'가 국가공인 '서악서원'이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역사가 싹 빠졌다. 서악서원이 다시 불이 나서 도로 세운 시점은 1721년이며, 옛 편액을 본떠 다시 '.. 2023. 7. 9.
유신과 문희, 춘추의 관뚜껑 앞에선 두 남매 경주 서악동 고분군에는 태종무열왕 김춘추가 묻힌 데가 있다. 시기로 보면 신라가 기존 적석목곽분을 벗어나 석실분으로 갔을 때니 그렇다면 부부 합장일 가능성이 크다. 합장은 왕이건 뭐건 오직 정식 부인이랑만 저승으로 동행한다. 따라서 김춘추 무덤은 실상 문명왕후랑 합장일 가능성이 크다. 문명은 누구인가? 본명 김문희, 아버지는 김서현 엄마는 만명이며 두 오빠가 있어 큰오빠가 김유신, 작은오빠가 김흠순이라 다들 한 가닥씩 나라를 말아먹은 거물이다. 아마도 625년 무렵, 김춘추 방년 22, 23세 무렵에 서른살 장성한 오빠 김유신 계략에 휘말린 김춘추는 본마누라가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정실부인을 들여야 했으니 일부일처제였던 당시에 이는 파격이었다. 김유신은 문희가 첩이 아님을 보증하고자 둘의 예식장을 포석.. 2023. 7. 9.
철근콘크리트, 천년왕국 신라의 천오백년 저승 왕국을 지탱한 힘 시원시원하게 팜플렛을 만들어서 좋다. 근자 문을 연 신라고분정보관 금관총 발굴 현장을 보여주는 한편 이를 포함해 이 시대 주변 적석목곽분 이모저모를 홍보하는 공간 두 개 세트로 구성한다. 이는 중국 발굴 현장에서 보이는 전형의 수법이다. 이를 준비한 데가 주로 중국 현장을 참조했다는 방증이다. 다만 너무 많은 정보를 심으려 한 흔적이 농후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또 하나, 그것이 전달하려는 정보가 이른바 연구자를 겨냥하는지 일반 시민을 겨냥하는지 그 타겟층을 분명히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전시홍보관은 분명 전자를 후자로 혼동한다. 이는 거개 고고학 중심 국내 박물관 전시관에서 발견되는 흠결이라 고고학 관련 글에서 그 업계에서만 통용하는 용어 혹은 개념을 일반에 쉽게 다가가게 하려 할 때 나타나는 .. 2023. 7. 8.
뚝섬과 수도박물관 Ttukseom and Seoul Waterworks Museum 뚝섬의 유래와 수도박물관 개관 Origin of Ttukseom and Opening of Seoul Waterworks Museum '둑도, 독도'라 불리다가 '뚝섬'이 되었다. 이 일대는 조선 태조 이성계부터 왕의 사냥 장소로 이용되었다. 그리고 매년 봄 경칩과 가을 상강에 왕이 직접 군대를 사열하거나 출병할 때 이곳에 둑기纛旗(소 꼬리나 꿩 꽁지로 장식한 큰 깃발)를 세우고 둑제纛祭를 지냈다. 실제 섬은 아니었지만 멀리서 보면 한강과 중랑천으로 둘러싸여 마치 섬처럼 보인다고 해서 '둑기를 꽃은 섬'이란 뜻으로 '둑도, 독도'라고 불리다가 '뚝섬, 뚝도'가 되었다. 뚝섬에서 근대 상수도 역사의 서막을 열다 Ttukseom opens the era of modern waterworks 1903년 12월.. 2023. 7. 7.
한강과 중랑천 두물머리를 똬리 튼 뚝섬 수도박물관 우리 쪽 업계에서 보통 수도박물관이라 하면, 대뜸 중국 수도 북경 수도박물관首都博物館이지만, 엄연히 서울에도 수도박물관이 있어, 다만 그 기능 혹은 성격은 판이하게 달라 무엇보다 그 한자 표기가 水道博物館이라, capital을 표방하는 전자에 견주어 후자는 water를 염두에 둔다. 이 수도박물관은 국내 박물관 업계에서는 매우 생소한 편이지만, 여러 모로 눈길을 줘야 하는 문화시설이라, 위선 그 위치를 보면 아주 묘해서 보다시피 한강변 서울숲에 바로 인접하며, 나아가 더 구체로는 중랑천이 그곳으로 합류하는 지점에 형성된 뾰족한 땅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곳 역시 두 강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인 셈이다. 혹자는 두물머리가 남한강 북한강 합류지점만을 전유專有한다 생각하기 십상이나, 두물머리는 글자 그대로 두 물.. 2023.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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