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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116

배고프면 학문도 없다 조선후기 그리고 에도시대. 임란 이후 불과 백년만에 홀라당 한일간의 학문수준이 역전되어 버린 것은 딴 것 없다. 조선이 못 살았기 때문이다. 임란 이후 에도시대 저쪽 지식인들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이 질과 양적으로 독서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것이다. 왜이겠는가? 돈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왜 몇 종 되지 않는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었겠는가? 돈이 없어 책 사보기에 넉넉치 않았기 때문이다. 돈이 없고 배고프면 학문도 없다. 이것은 60 이후 공부를 생각하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경제적 곤란은 없고 책 사 볼 돈은 있어야 연구고 나발이고 되는 것이지, 먹고 사는 데 바빠서야 60 이후 연구고 나발이고 될 리가 없는 것이다. 미국 연구가 왜 세계 최강이겠는가? 결국 경제적 부인 것이다. 주.. 2024. 9. 17.
60세 이후 공부를 계속하는 법 아래 기준에 맞는 것만 남기고 다 쳐내야 한다. 1. 60 이전까지 해온 공부와 연결이 끊어지면 안된다. 60이후 잘해봐야 15년 정도 제정신으로 공부하는 것인데, 그 와중에 뭔가를 새로 시작한다면 도달하는 점은 뻔하다. 딱 뭔가 나올만 하면 죽거나 공부 더 할 만한 상태가 안 될 것임. 2. 본인에게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본인에게 재미있는 공부만 남기고 그동안 의무감에서 해온 공부, 이런 것은 다 날려야 한다. 재미도 없는 건 읽는 이들도 곤혹이지만, 본인도 더이상 못하기 때문이다. 3. 연구지원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주제를 택해야 60이후에는 어떤 연구지원도 없을 것이라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공부도 혼자서, 보고도 혼자서 한다고 각오해야 한다. 혼자 일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 60세 이후 공부.. 2024. 9. 6.
60 이후의 연구: 야요이인 이야기 필자의 60 이후의 연구의 한 주제로 "야요이인 이야기"를 택한다. 야요이인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어떻게 살고 있엇으며 건너간 이후에는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인류학적, 유전학적 연구를 고고학적, 역사학적 이야기와 함께 담아 버무려 낼 것이며 그 결과를 한국과 일본, 그리고 영어권 학술지, 대중서 등에 펴낼 것이다. 야요이인에 대한 필자의 이야기를 앞으로는 조선시대 미라 논문 만큼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아주 유능한 고고학자 한 분을 카운터파트로 모셨다. 앞으로 함께 달릴 것이다. 2024. 9. 1.
나이 60: 변화의 마지막 시도 필자가 연구생활을 계속하는 동안 대략 6-7년에 한 번은 크게 변화를 주어 연구 흐름에 뒤쳐지지 않게 하는 시도를 했는데, 필자가 나이 60을 목전에 두고 목하 진행 중인 작업도 크게 보아 이런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나이 60의 이번 변혁 설계는 아마도 필자의 연구 편력에 있어 변화의 마지막 시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쉽게 말해 나이 60에 설계하는 연구 방향의 변화가 필자가 제 정신으로 붓을 잡게 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달려야 하는 철길의 선로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나이 60의 계획은 철저해야 하고, 또 길게는 15년 뒤까지의 상황도 짐작해 가며 세워야 한다. 필자는 대략, - 실험은 더 이상 못한다. - 큰 주제로 잡아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 지금까지의 연구주제의.. 2024. 8. 30.
남루한 기억에 대하여 일을 하다 짬을 내어 사무실 정리를 오래간만에 했다. 버려야 할 것을 솎아 내어 보니 정말 아무도 안 들고 갈 만큼 남루한 쓰레기로 볼 수밖에 없는 물건만 보였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느끼는 생각은 폐기하는 쓰레기도 주인의 나이에 비례하여 점점 남루해진다는 것이다. 세월이 경과한 때문도 있고, 대개 오래된 것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그 물건에 담긴 기억이 아까와서인데 그러다 보니 나중에 버릴 때 보면 쓰레기도 그런 쓰레기가 없다. 정리할 때 버리지 못하는 것은 기억이 아까와서인데 나이가 들수록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깔끔하게 주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젊었을 때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이가 들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옆에서 보기에도 좋지 않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마음이 덩달아 남루해지는 것 .. 2024. 8. 27.
60세의 해외 학술활동 직업에 관련된 일 때문이건 아니면 단순히 여가 활동이건 간에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어느 쪽이라도 해외 활동은 젊었을 때에 활발히 해야 한다. 필자가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학회 참가하면 지구 반대쪽으로 날아가 학회기간 2-3일 찍고 바로 귀국해 일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업었는데 요즘은 학회 때문에 북미건 유럽이건 한 번만 다녀오면 정말 그 여파가 2주는 가는 것 같다. 일에 도통 집중을 할 수가 없고, 업무 효율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필자 생각에는 해외학회의 경우 나이가 들면 단순 참가는 숫자를 무조건 줄여야 하고, 주최 측으로 부터 반드시 와 달라는 강한 초대를 받는 등의 경우가 아니면 (사실 이런 경우도 요즘은 거절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비행기는 왠만하면 타는 횟수를 줄이는.. 2024.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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