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1816 파도바 대학 해부학 이야기에 부쳐 앞서 김단장께서 쓰신 파도바 대학 해부학 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써본다. 사실 이러한 형태의 극장형태로 된 해부학 실습실은 근대적인 부분은 아니다. 중세 때에도 의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은 있었고 여기서도 이런 형태의 극장에서 실습을 진행하였다. 흔히 서양의학의 경우 해부학 자체가 근대에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그것이 아니고 중세에도 해부학은 있었다는 뜻이다. 파도바 대학의 해부학, 베살리우스의 해부학이 위대한 점은이 해부를 자기 손으로 직접하고 관찰했다는 것이다. 해부학을 관찰에 기반한 과학의 영역으로 진입시켰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위 그림을 보면 아래에 해부를 하는 이가 있고 위에 이를 지켜 보는 이가 있다. 위에서 지켜보는 이가 중세의 해부학 교수이고 아래의 집도자가 바로 당시의 외과.. 2025. 6. 14. 호기심이 없는 한국 학계, 그 끝은 정계 우리나라 학계-. 머리 좋은 분 많다. 돈도 많다. 시설도 좋다. 문제는 호기심이 다른 나라보다 떨어진다. 필자가 보기엔 이게 가장 문제다. 창의성교육 어쩌고 하지만 사실 창의성이란 호기심의 부산물이다. 호기심 없는 창의성이라는 건 연필도 없이 글씨 쓰겠다는 것과 같다. 사이언스 네이쳐 다 좋지만 이것 역시 호기심의 부산물이다. 애당초 궁금하지가 않은데 연구가 따라올 리가 없지 않나. 우리나라 학계에 국가적으로 많은 돈을 퍼붓지만 제대로 된 성과가 미흡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호기심이 수준 미달이라는 데 있다. 다 아는데 뭐하러 공부하겠나. 어차피 다 아는 호기심이 왜 생기겠나 말이다. 필자가 늘상 하는 말이지만대학에는 호기심이 없는 이들은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남아 있으면 안된다. 이런 양반들.. 2025. 6. 11. AI의 Hallucination? AI에 일을 시키다 보면 뻔히 없는 걸 아는데 있는 것처럼 들고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아마도 hallucination이라 부르는 모양인데, 필자가 보기엔 이건 hallucination이 아니라 AI가 모종의 이유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Hallucination은 정신과에서 환각이라 부르는 것으로 거짓말과는 다르다. 발생하는 기전이 다르다는 뜻이다. 필자가 AI와 작업하면서 놀란 것은 AI가 일을 잘 한다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사람처럼 게으름도 부리고, 거짓말도 하고, 의도적인 실수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 역시 어떤 로직에서 나온 행동임은 분명할 텐데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게으름, 거짓말, 의도적 실수 등도 어찌 보면이런 로직의 발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런 게.. 2025. 6. 10. 예술인가 도덕인가, 유독 글씨에만 가혹한 평가 필자의 착각인지 모르겠는데한국과 일본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걸린 옛 글씨들 보면이상하게 우리 쪽 글씨가 후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데-. 글씨야 조선의 문인들이 특별히 못 썼을 리도 없고, 여기나 거기나 비슷하리라 생각하는데, 혹시 우리가 글씨를 고르는 기준이 단순히 미의 측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글쓴 이의 도덕적 측면이라던가, 역사적 유명세라던가,아무튼 문예적 측면 이외의 부분이 많이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가끔 글씨는 그것을 쓴 이의 인격적 측면이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평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보는데, 고흐가 인간성이 좋았겠는가, 고갱이 인간성이 좋았겠는가. 최북은 술주정뱅이에 사람 구실도 간신히 하는 사람이었던 듯한데 유독 글씨에만 도덕성을 강조하고 인격을 강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2025. 5. 27. 자기 인식에 대한 확인 작업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의 하나는내가 보고 인식한 내용이 정말 맞는가, 라는 것이다. 내가 보고 인식한 내용이 맞다고 확신하고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공부하면 나처럼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바로 "알면 보인다"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알면"이라는 것은 내가 하는 이야기를 알면, 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에서 논문을 쓰면이게 안 된다. 내가 생각하고 아는 내용이 왜 맞는지를 증명하는 작업이 줄기차게 요구된다. 알면 보인다? 그런 내용으로는 심사자의 칼날을 피해갈 수도, 인정받을 수도 없다. 이건 인문학이나 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물론 자연과학이나 의학처럼 자신의 주장을 객관적 데이터로 맞다는 것을 악착 같이 보일 필요는 없겠지만,내가 하는 이야기가 정말 맞는 이야기인가를, 스스로 .. 2025. 5. 26. 상식의 무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예술 필자가 이전에도 썼지만, 공부하는 사람한테 가장 무서운 것은 상식에 기반한 비평이다. 전문가들의 지식에 바탕한 비평은 서까래 갈아 끼우고 뼁끼 다시 칠해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상식에 기반한 비평은 한 번 제대로 어퍼컷에 맞아 걸리면 집이 날아간다. 자기 평생 연구한 논리의 틀이 무너진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일수록 상식에 기반한, 소박한 비평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는데, 이는 소위 말하는 예술도 마찬가지다.아무리 들여다 봐도 이건 졸필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죽어도 칭찬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 누군가 그 스승의 스승의 스승부터 시작된 상찬일 것이라 짐작해 본다. 벌거벗은 임금님도 뭔가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입은 것처럼 보이는 게 사람의 지각이다. 이 때문에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이야기가 ".. 2025. 5. 26. 이전 1 ··· 5 6 7 8 9 10 11 ··· 30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