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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상식의 무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예술

by 신동훈 識 202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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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전에도 썼지만, 

공부하는 사람한테 가장 무서운 것은 

상식에 기반한 비평이다. 

전문가들의 지식에 바탕한 비평은 서까래 갈아 끼우고 뼁끼 다시 칠해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상식에 기반한 비평은 한 번 제대로 어퍼컷에 맞아 걸리면 

집이 날아간다. 자기 평생 연구한 논리의 틀이 무너진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일수록 상식에 기반한, 

소박한 비평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는데, 

이는 소위 말하는 예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들여다 봐도 이건 졸필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죽어도 칭찬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 누군가 그 스승의 스승의 스승부터 시작된 상찬일 것이라 짐작해 본다. 

벌거벗은 임금님도 뭔가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입은 것처럼 보이는 게 사람의 지각이다. 

이 때문에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이야기가 

"알면 보인다" 던가, "자꾸 보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이건 경험의 축적으로 실제로 자신의 수준이 올라가는 덕택도 있겠지만, 

반복되는 주입에 의한 세뇌의 과정일 수도 있다. 

예술? 

학문만큼이나 상식을 무서워해야 한다. 

이건 아무리 봐도 졸필인데, 라고 하면 정말 졸필 아닌가 한 번은 돌아 봐야 하며, 

이건 아무리 봐도 개발 새발 그린거구만, 하면 정말 그런거 아닌가, 

한 번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고 본다.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세한도. 별로라고 본다. 그림도 별로, 글씨도 별로다. 이게 왜 명품인지 솔직히 모르겠고, 대다수 사람들도 필자처럼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 본다. 이걸 자꾸 보면 달라진다고 가르치려 들지 말고, 정말 이게 대단한 것 맞는가, 한 번은 다시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전문가들에게도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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