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1815 후지와라 세이카, 그리고 이승훈 (1) 성리학은 사도전승 되는 것이 아니다. 사제관계는 당연히 학맥이라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사제관계가 반드시 성립되어야 그 진수를 체득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도통은 이미 끊어졌고 우리가 그 도통을 이었다고 자임한 북송의 유학자들은 어떻게 성리학을 발명했겠는가? 여말선초 유학자들은 성리학에 관련된 자료를 들고 들어온 것이지성리학자를 만나 스승으로 모시고 이로부터 제자로 인준받아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퇴계, 율곡, 남명, 화담 모두 마찬가지다. 스승은 모셨겠지만 이들이 성리학 진수를 체득한 것은 스스로 깨달음에 의한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성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철학의 텍스트, 그리고 이를 반복 독서 사유하는 부지런함과 치밀함이 되겠다. 그러면 이것이 전부인가? 그렇지 않다. 성리철학은 매우 .. 2025. 5. 12. 예학 그리고 교회 만들기 조선후기 성리학은 예학으로 특징지을 수 있지 않을까. 성리철학에 대한 이해가 끝난 조선의 유학자들은 예학으로 달려갔다. 정확히는 고대 이후 망실되었다는 고례의 복원을 위해서였다. 삼년상이니 친영례니 이런 유교 의례는 원래 조선에는 없었고 중국도 사라진 고례가 많았다. 유교적 이상국가를 꿈꾼 조선유학자들은 고례의 복원을 열망했는데 이에 따라 조선사회를 고례에 의해 작동하는 사회로 바꾸고자 했지만 문제는 고례가 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되겠다. 이런 때 지남의 역할을 한 것은 결국 주자가례와 유교 텍스트로서주자가례에 자세히 적힌 것은 그대로 따라 하되여기도 남아 있지 않은 고례는 남아있는 경전(주로 예기)의 편린에 따라 하나씩 조각을 맞추어갔다.그렇게 완성된 것이 조선의 의례다. 조선이 복원한.. 2025. 5. 12. 어째서 성리학자가 천주교도가 되었는가라는 문제 지금까지 조선의 선비들이 천주교도가 된 문제에 대해사상적 차원에서 접근한 시도는 많지 않았다고 본다. 특히 이미 성리학적 세계관에 깊이 침잠한 일류 성리학자들이 어째서 천주교에 경도되었는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기적이라던가, 천주의 섭리라는 종교적 설명 외에 철학적으로 도대체 왜? 어째서 성리학자들이 그토록 쉽게 천주교에 경도되었는가, 그 문제를 파고든 부분이 많지 않았다고 본다. 필자의 생각에는, 초기 한국 교회사는 교회사가 내지는 종교학자가 할 것이 아니라, 성리철학에 능통한 분이 파고들어야 한다. 그래야 도대체 어째서 일류 성리학자들이 어느날 훌러덩 천주교에 빠져든 이유를 천주의 섭리라는 설명 이외에서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필자의 소견으로는, 한국의 천주교가 성리학적 세계관을 탈피하여 본격적으로 .. 2025. 5. 12. 맹자를 읽고 도통을 만난 성리학자들-성경근본주의와 유사점 오직 성경에만 기반하여 교회를 만들고 운영하겠다는 것이 곧 프로테스탄티즘일 것이다. 성리학은 이 프로테스탄티즘, 개신교와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 가장 비근한 예로서, 초기 북송 성리학자들은 사서, 특히 맹자를 죽도록 파면서 이미 천년 전에 단절된 도통을 자신들이 이었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찾았다. 이는 교회에서 전하는 전통을 부정하고, 오직 성경에 기반하여 교회를 재건하고자 하는 프로테스탄티즘과 동일한 방식이다. 공자님은 말씀하셨다. 子曰 夏禮吾能言之 杞不足徵也 殷禮吾能言之 宋不足徵也 文獻不足故也 足則吾能徵之矣무슨 말인가? 믿을 만한 문헌만 있다면 진리는 얼마든지 그 안에서 내 스스로 찾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도통을 중국 성리학자들에게서 받아온 것이 아니라, 문.. 2025. 5. 12. 안개와 나무: 하세가와 토하구: 송림병풍도 안개낀 산을 오르는 김단장 쓰신 글을 보니,일본의 국보 "송림병풍도松林屏風図[松林屛風圖]"가 생각나 포스팅 해둔다. (솔숲 그림을 넣은 병풍이라는 뜻이니 송림도병풍松林圖屛風이라 해주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하세가와 토하쿠長谷川等伯[1539-1610]의 작으로 일본 동경국립박물관에 가면 떡 하니 전시되어 있다. (하세가와 토와쿠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하세가와 도하쿠라 해야 한다.)안개낀 속에 어슴프레 보이는 소나무 밭이다. 임진왜란 전후에 그려진 작품으로 일본에서 손꼽히는 산수화의 걸작이다. 실제로 직접 보면 별로인데이 작품은 묘하게 사진을 찍어보면 실견하는 것 보다 낫다. *** 편집자주 *** 저 그림 폼새 보면 추사 김정희 세한도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이 저.. 2025. 5. 3. 천황인가 일왕인가: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부분 천황인가 일왕인가에 대한 호칭문제에 있어서 항상 있는 그대로 불러주어야 하는가 아니면 우리와의 전통적 관계에 입각하여 일왕으로 낮춰불러야 하는가어느쪽으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건너뛴 것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중국 황제의 호칭 문제이다. 내 생각에는 중국황제의 호칭문제는 천황이냐 일왕이냐의 문제와 연동해야 한다. 천황대신 일왕이라 부르겠다면, 중국왕으로 부르던가, 중국황제라고 부르겠다면 천황으로 불러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는 말이다. 단지 민족 감정만으로 한쪽만 끌어내려 불러버리고 중국황제를 그대로 놔두면, 중국황제 조선왕 일본왕이 되어 이건 조선시대 우리 나라가 중국과 일본을 보던 시각이 되어버린다는 말이다. 뒤집어 이야기 하면 이건 한국과 일본이 대등하다는 .. 2025. 5. 2.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0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