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220 정조의 정신 나간 문체반정 단언컨대 문체반정은우리 때도 교과서에서 배웠고 지금도 가르치고 있는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체반정이 정말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한국사 독자 태반은 정확히 모른다고 단언한다. 이도 당연할 것이 고문이 뭔지를 알아야 문체반정이 뭔지를 알 텐데, 고문이건 패관체이건 간에 지금 우리가 쓰는 글과는 하등 관련도 없는, 이게 어떻게 이해가 쉽겠나? 서양으로 치자면 한참 독일어, 이태리어 등 자국어 문학이 나와야 할 시기에느닷없이 라틴어 쓰기가 맘에 안 든다고 로마시대 라틴어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나 다름없으니 그만큼 정조의 문체반정이란 우리말 쓰기나 국어순화운동도 아니고한문 문장 중에서도 고문으로 돌아가자는 이런 정신 나간 운동이야말로정조라는 소위 "개혁군주"의 이미지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라 .. 2025. 5. 25. 명필이라 우기기 우리 옛 건물에 걸려 있는 현판을 보면 물론 그 중에 정말 대단하다 싶은 글씨도 더러 있지만 상당수가 이게 어떻게 여기 걸려 있나 싶은 글씨도 많다는 점 이야기 해 둔다. 필자가 글씨를 볼 줄 모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단 좌우 글씨 크기는 맞아야 할 거 아닌가 원래 이런 글씨를 거는 거라고 하면 할 말 없는데솔직히 일본이나 중국 건물의 현판을 보면 그럭저럭 좌우 크기는 맞춘 글씨들이 대부분이니 저쪽 사람들이라고 해서 글씨 볼 줄을 몰라 앞뒤 좌우 크기를 맞춘 글씨를 걸었겠는가. 사실 조선시대 도학이란 것이 문장은 고문, 글씨는 정자체로 또박또박 쓰라고 강권한 사회인지라 글씨 가지고 폼잡는 건 글쎄다. 뭐 뒤에서야 서로 평가해주고 그랬을지 모르겟다만, 적어도 도학자들은 글씨 잘쓰는 일 그다지 높게 치지.. 2025. 5. 25. 조선이 망한 이유 조선이 망한 이유는 지식인들이 현실참여를 안해서 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도 나도 현실참여를 하는 통에 지도를 제대로 그리는 이도 없고 사람 몸을 제대로 탐구한 이도 없었으며식물을 유심히 관찰한 이도 없고 동물을 제대로 안 사람도, 땅이 움직인다는데 왜 그런 것인지도 아는 이 없고, 너도나도 얄팍한 지식으로 좀 이름 났다 싶으면하던 것 다 관두고 현실참여를 하러 뛰어갔기 때문에 바로 그 때문에 조선은 망한 것이다. 조선의 지식인들이 열심히 현실참여를 하고 있을 때 우리가 우습게 보던 옆나라에서는 도쿠가와 삼백년 동안누구는 지도를 그리는데 뿌리를 뽑을 정도로 그렸고, 누구는 사형수 몸을 해부하는 것에 충격받아 해체신서를 썼으며누구는 서양의 식물관찰을 보고 과학적 관찰의 첫발을 떼고, 우리가 수백년간 뛰.. 2025. 5. 25. 과학같지만 과학이 아닌것들 (1): 유교 합리주의 과학이란 무엇인가 근대적 사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우선, 개항 이전 동아시아 지식인 사회의 이데올로기의 마지막 단계였다 할 성리학의 경우 그 체계와 사유의 구조가 우리 생각처럼 허무맹랑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유교 합리주의에 기반한데다가 송대를 거치면서 합리적이며 논리적 사유가 한층 정밀화하여 서양의 합리주의적 세계관에 매우 근접한 철학 체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조선 후기 실학의 서술과 세계관을 유교와는 별개의 근대적 사유라고 보는 시각에필자는 동의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그 정도의 합리적 사유는 이미 성리학 철학체계 내부에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선후기를 풍미한 예학이라는 것 자체가기존의 유교 경전에서 논리적으로 어떤 의례가 고례에 맞는가를 증명하고자 했기 때문.. 2025. 5. 25. 근대적 사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한국실학사 앞에서 쓴 글, 읽어보면 대강 눈치를 채셨겠지만최한기에 대한 글이다. 최한기는 필자는 근대적 사유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가 지동설이라고 했건 안했건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근대적 사유는 땅이 돈다 하늘이 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그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가, 그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 바로 그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충분한 관찰과 실험에 기반한 경험주의적 검증을 거쳤는가, 아니 최소한 그렇게 하고자 하는 시도라도 있었는가, 이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최한기 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실학사 전반이 바닥부터 놓고 과연 근대적 사유가 무엇을 말하는가, 서양까지는 갈 것도 없고 바로 옆나라 에도시대 지식인들의 동향을 옆에 두고 하나씩 축조비교하면서 바닥부터 다시 봐야 한다. 서양의 해.. 2025. 5. 24. 관찰이 없으면 과학이 아니다 뭐 현대과학은 실험에 굳게 기반하고 있지만 굳이 실험까지 가지 않더라도 관찰에 입각한 겸험주의에만 뿌리박아도 그것은 과학에의 첫발을 뗀 것이라 할 수 있다. 근대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식물에 대한 그림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물에 비해정지상태의 식물은 관찰하기가 쉽다. 따라서 식물에 대한 정밀한 관찰에 바탕한 그림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해당사회에 역사적으로 과학적 사고가 보편화하기 시작하는 징후다. 지동설을 누군가 주장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관찰에서 나온 결론이 아니라면, 지동설의 할애비에 해당하는 주장이라한들과학과 근대적 사유라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우리는 지동설을 이야기했다는 것만으로도 근대적 사고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 같은데 그렇게 줏어 듣.. 2025. 5. 24.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7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