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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154

불상 제작자를 아는 나라와 모르는 나라 이 불상은 아마 일본 미술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興福寺北円堂無著像라는 것으로 무려 13세기 작품이다. 이 불상은 작가가 알려져 있다. 소위 케이파의 일원인 운케이다. 운케이는 이 불상의 행정적 건조 책임자가 아니라 실제로 이 불상을 만든 일군의 불사 우두머리이다. 일본의 경우 국보급 불상의 제작자는 상당수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 우리는 불상,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만들어 놓고 나서는 불상을 만든 조각가들의 이름을 물을 필요도 없고, 전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장영실은 실제 제작자가 이름을 전했다는 점에서 기적에 가까운 인물이다. 나머지는 필자가 보기엔 누가 누가 제작했다고 하는 거, 전부 행정 책임자들이다. 아마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이름 남긴 사.. 2025. 3. 26.
실망 무쌍이었던 조선후기 성리학 성리학이라고 했지만 조선후기 학문과 동의어이다. 어차피 조선후기에는 성리학밖에 제대로 된 학문이 없었기 때문에. 여담이지만 필자는 성리학을 한 번 작심하고 파 본 적이 있다. 따라서 전공자 분들 정도야 안되겠지만 대략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뭘 떠들었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그 당시 조선후기 성리학을 공부하면 정말 실망했던 것은 임란 이후 수백년 동안 그 많은 선비들이 밥만 먹고 글만 쓰며 살았던 터에 도대체 창의적인 이론이 단 하나 이 시기에 나온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조선후기에도 성리학 논쟁은 몇몇 굵직한 것이 있었는데 그 논쟁들, 알고 보면 북송대 학자들 사이에 다 있던 이야기라고 하면 믿겠는가? 사실 16세기의 사단칠정논쟁도 이미 북송대 다 있었던 논쟁이 조선에서 느닷없이 재연된 것인데,.. 2025. 3. 25.
인도태평양 선사학회: 2026년 11월 https://www.ippasecretariat.org/ippa2026 Indo-Pacific Prehistory AssociationDr. Anggraeni Gadjah Mada Universitywww.ippasecretariat.org인도태평양 선사학회 Indo-Pacific Prehistory Association (IPPA) 가 2026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모양이다. 필자는 과거에 이 학회 두 번인가 참석했는데상당히 많은 학자가 모인다. 가 볼 만하다.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위 링크를 따라가 보시길. 2025. 3. 24.
왕조실록에는 왜 산불이야기가 별로 없을까 요즘 산불이 너무 커서 많은 분들 상심이 크실 줄 안다. 빨리 진화되어 더 이상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왕조실록에서 산불을 찾아보면 생각보다 내용이 많지 않다. 산불이 많았는데 별일 아니라 생각해서 채록이 안 되었을 수도 있고, 실제로 많지 않았을 수도 있을 텐데, 어느 쪽일까? 둘 다 가능성이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후자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도 산불은 있었다. 그때 온동네 어른들과 애들까지 모두 산으로 올라가 소나무 가지 꺾어들고 불을 두드려 껐는데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산불이 요즘처럼 맹렬하지 않았던 것이일단 산에 나무가 별로 없어 무서울 정도로 타오를 수가 없었다는 생각이다. 조선시대이미 산에 나무가 없어 산불이 나봐야 지금처럼 맹렬하지 않았던 것 아닐까? 조선시대에.. 2025. 3. 24.
한국학계는 왜 낙후하는가 요즘 중국학계를 보면그 성과가 한국보다 낫다. 네이쳐 사이언스를 넘나드는 논문이 자국 연구만으로도 쏟아져 나오고특히 필자의 분야도중국 친구들 요즘 너무 잘한다. 일본이야 그렇다고 쳐도 왜 한국학계는 중국한테도 낙후되는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이렇다. 한국학계의 낙후는 사실 일제시대에 시작된 것도, 지금 새삼스럽게 쳐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조선후기에 이미 중국과 일본 학계에 뒤떨어져 있었다. 그 차이를 지금도 못좁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문을 바라보는 자세에 있어 한국학계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데, 이렇게 근본이 탄탄하지 못한 이유는 결국 따지고 보면조선후기까지 이유를 소급할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학자들이 정치판을 넘본다? 이미 조선후기 우리나라 선비들의 행태가 지금까지 .. 2025. 3. 24.
그래서 통섭학자는 되었는가? 통섭학자Interdisciplinarian로서의 재출발필자가 최근 웻랩wet lab을 접고 드라이랩 dry lab으로 방향을 틀면서 필자의 작업과 필자의 학자로서 정체성을 도대체 뭘로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번 썼는데, 역시 통섭학historylibrary.net 예전에 필자는 위와 같이 선언했었다. 드라이랩의 정체성으로 통섭학자를 자임해 본 것인데, 2025년 3월 현재의 시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필자는 통섭학자의 길을 앞으로 걷게 될 것 같지는 않다. 필자는 오랫동안 실험실에서 데이터를 다루며원저(original article)를 써온 사람이다. 드라이랩으로 바꾸며 wet lab을 손에서 놓게 되니 원저보다는 통섭학자의 길에 가까와지지 않을까 했는데지금 전망해 본다면, 통섭학자의..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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