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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287

자수정紫水晶, 보라색 석영이 빚어낸 광채 자수정紫水晶을 amethyst 라 하고 애머씨스트 라 읽는데, 그 자체가 보라색 석영을 말하지만, 이를 좀 더 확실히 하고자 해서 amethyst crystal이라 표현하기도 하는 모양이라, 크리스탈이라는 말이 붙음으로써 그것이 석영 일종임을 분명하게 해준다 하겠다. 저 amethyst라는 그 자체 보라색이라는 의미를 띠기도 하니, 아무래도 그 보석이 빚어내는 광채야말로 그것을 표상하는 색깔로 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자수정을 보면 첫째, 내가 매양 말하듯이 보라색이라는 색감이 띠는 신비감을 극대화하며, 둘째 국내 각종 자연사 박물관 등지에서 전시하는 그 대부분이 이상하게도 모조리(거의 예외없이) 브라질산임을 표방하는데, 가격이 도대체 얼마인데 국내에 들어온 저 광물이 모조리 브라질 산인지 모르겠다... 2023. 8. 1.
태조太祖 성한星漢, 북극성을 모르는 데서 일어난 참사 조祖라는 글자는 갑골문 이래 남자 거시기를 본떴으니 고추라는 뜻이다. 이에서 조상이라는 뜻이 말미암는데, 태조太祖는 그러한 祖 가운데서도 가장 크신[太] 할아버지라 해서 특정한 가문이나 특정한 왕조를 연 시조를 말한다. 시조새할 때 그 시조始祖라, 이 글자 역시 그러한 가문 혹은 왕조를 처음으로[始] 열어제끼신 할아버지라는 뜻이다. (덧붙여 태조와 시조가 다르다는 헛소리도 지난 백년간 넘쳐난다. 태조랑 시조가 어찌 다르단 말인가?) 성한星漢은 별 성星자에다가 은하수 한漢 자를 합친 말이라, 성한은 그러한 밤하늘을 수놓는 무수한 은하수라는 뜻이라, 그냥 하늘이라는 뜻이다. 기본 한자, 천자문만 알아도 풀어내는 글자다. 따라서 태조 성한이란 우리 가문[왕조]을 일으키신 첫 할아버지이면서, 하늘에서 내려오신 .. 2023. 8. 1.
권卷과 책冊과 편篇, 어찌 이해할 것인가? 권卷과 책冊은 흔히 book와 volume으로 옮긴다. 요즘 기준으로 하면 권은 챕터, 책은 낱권을 말한다. 이 기준에 의하면 현행 삼국유사 조선 중종 7년 1512년 임신정덕본은 전체 5권이니 5 books라 표현한다. 한데 문제는 이 판본이 실전로는 2책이라는 사실이다. 낱권으로는 두 권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를 말할 때는 2 volumes라 옮겨야 한다. 한데 삼국유사 편목을 보면 하나의 책에 여러 권이 들어가 있고 다시 그 권 아래에는 하위 범주가 있으니 이를 편篇이라 한다. 삼국유사엔 모두 9개 편이 있다. 그러면 편을 어케 옮길 것인가? 내가 아무리 봐도 chapter 외엔 대안이 없다. 문제는 이에서 발생한다. 삼국유사 편목을 5 volumes 9 books라 옮기는 것은 오류다. 정덕본.. 2023. 8. 1.
전기도 없고 드라마도 없던 조선시대 사람들은 밥만 먹고 잤다 경국대전經國大典 권1 이전吏典은 육조 중에서도 지금의 행안부나 인사혁신처 업무를 담당하니, 관리들 인사고과 제도 역시 이 부서가 담당이었다. 관리에 대한 근무실태 전반 규정과 점검을 고과考課라 했으니 이 항목 첫 구절은 다음과 같다. 모든 관청 관리는 묘시卯時 (오전 5~7시) 에 출근했다가 유시酉時 (17~19시)에 퇴근한다. [해가 짧을 때는 진시辰時 (오전 7~9시)에 출근했다가 신시 (15~17시)에 퇴근한다.] 저에서 요즘의 이른바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를 본다. 겨울은 아무래도 해가 짧으니 여름과 근무시간이 같을 수는 없었다. 다만 요즘은 출퇴근 시간이 달라도 근무 총량 시간은 같지만 조선시대는 겨울철엔 아예 근무시간조차 단축했음을 본다. 또 분초까지 따지는 요즘이야 유도리 시간이 두 시간이나 .. 2023. 7. 28.
아래로는 흘러가는 구름도 없는 피렌체 조토종탑 피렌체 좃또 종탑에 올랐다. 걸어 달팽이 껍띠 같은 길을 걸어오르니 온몸에선 비린내가 났으니 그래도 왜 오르냐 묻거든 계단이 있기 때문이라 대답해 본다. 올라보니 온통 기와집이니 신라 전성기 금성도 풍모가 이랬을 까나 생각해 보거니와, 황룡사 목탑에 오른 13세기 고려 시인 김극기는 구름이 탑 아래로 흐른다 했거니와 이 좃또 탑은 낮아서 그런가 아래로는 구름도, 기러기도 흘러 날으는 모습을 볼 수는 없다. (2017. 7. 26) #피렌체 #피렌체여행 #조토종탑 #조토탑 #이탈리아 #이탈리아여행 2023. 7. 26.
“攻, 猶治也”라는 2015년 3월 15일의 메모 남들 눈에야 허투루하다 보일 수도 있겠지만, 또 그런 세평이 어느 정도 실상을 반영하는 부분도 분명하지만, 나는 보기보다는 메모에 관한 한 나름대로는 치밀해서 요새는 그런 경향이 훨씬 줄어들기는 했지만, 상당한 메모광이다. 어느 정도인가? 어떤 책을 읽으면, 그걸 다 뽀개서, 키워드를 죽죽 뽑아 그것을 분류하고 메모한다. 이 키워드는 나중에 내가 기사를 쓰거나 논문을 작성할 때, 혹은 지금과 같은 블로그질을 할 때마다 필요한 자료 혹은 전거를 뽑아내는 고리가 되는데, 그렇게 내가 평소에 훗날 필요할지도 모른다 해서 메모한 것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그만큼 나는 메모에 관한 한 狂이다. 구양수歐陽修 필기인 《귀전록歸田錄》은 그 항목 하나하나를 전부 다 뽀개서 내가 훗날 필요할지도 모르는 지남이 될 만한.. 2023.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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