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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421

파리, 드넓은 평야가 주는 이점과 재앙을 동시 탑재한 메가시티 내가 많은 데를 접하지는 않았지만 이 프랑스 수도에서 받는 가장 강렬한 인상은 그 일대가 온통 광활한 평원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이것도 살피면 군데군데 언덕이라 일컬을 만한 데가 없지는 않지만 전반으로 보아 그렇다. 그것은 축복과 재앙을 동시에 탑재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주변으로의 도시확대가 손쉬운 반면 홍수와 외적 침입에는 쥐약이다. 치수 기술이 끝간 데를 구가한 파리가 센강이 넘쳐대는 통에 온통 물바다가 된 일이 불과 몇년 전이다. 이곳에 프랑스 제1도시가 자리잡은 힘은 말할 것도 없이 센강이다. 이 강은 평원을 내리 달리는 까닭에 파리가 항구가 아니라는 단점을 내륙항구라는 장점으로 커버하니 이는 바다랑 템즈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런던과는 또 다른 대목이다. 이쪽 조수간만 차에는 내가 아는 상식이.. 2023. 11. 23.
이태리를 버린 다 빈치를 국가 상징으로 소환한 피우미치노공항 이태리 공항 대표격이라 할 로마 소재 국제공항을 이태리에서는 아에로포르토 인테르나치오날레 디 로마-피우미치노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onardo da Vinci"; Aeroporto Internazionale di Roma–Fiumicino "Leonardo da Vinci" 라 해서 매우 긴 이름이라 이를 약어로 FCO라 하거니와 그에 대한 영어 옮김은 Rome–Fiumicino International Airport "Leonardo da Vinci" (Italian: Aeroporto Internazionale di Roma–Fiumicino "Leonardo da Vinci" 라 해서 흔히 한국에선 피우미치공항 이라 하거나 다 빈치 공항이라 하는데, 저 풀네임을 모르는 사람들은 곧잘 별개 공항으.. 2023. 11. 22.
[墓와 廟] (2) 종묘가 없어 성묘省墓를 택한 고려 현종 나는 앞서 무덤에 봉분이 등장함으로써 조상 추숭 의례는 종래 그 혼령인 신주를 모신 종묘(집안으로 좁히면 가묘家廟) 말고도, 그 후손이 무덤에 직접 가서 제사를 올리는 능행陵行도 생기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따라서 봉분의 출현은 廟에서 墓로 조상 추숭 의식이 이동(혹은 병행)했음을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 이런 내 말을 단칼에 증명하는 대목이 있다. 《고려사절요》 권제3권 현종원문대왕顯宗元文大王 갑인 5년(1014) 여름 4월 조 대목이다. “왕이 친히 재방齋坊에 체제禘祭하고 (선대왕과 그 부인들에게) 존시尊諡를 더 올렸다. 당시에 대묘大廟가 완성되지 못하여 매양 시제時祭가 되면 각기 해당 능陵에 관원을 보내어 제사를 지내게 했다가 이제 재방을 수리하여 임시로 신.. 2023. 11. 21.
trastevere : b와 v의 호환 Trastevere · 로마 이탈리아 로마 이탈리아 www.google.com 일전에 나는 저 두 발음이 지금은 엄격히 구분되지만 인도유러피안 언어들을 비교하면 실제는 딴판이라 호환이 빈번했다고 한 적 있다. Trastevere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 행정구역 하나다. 수도를 리오네 rione라는 행정구역으로 세분하거니와, 개중 13번째라 해서 R. XIII라 약칭한다. 이 말은 라인어 trans Tiberim에서 비롯한다. 글자 그대로는 'beyond the Tiber', 티베르 강 너머라는 뜻이다. 구체로는 지금의 로마는 북쪽에서 흘러내린 Tiber강이 로마 북쪽에서 방향을 서쪽으로 틀다 다시 남쪽으로 직진해 시내를 관통한다. 뜨라스떼베레는 티베르 강이 관통하는 서쪽 건너편을 일컫는다. 지금의 베네치아.. 2023. 11. 20.
모던뽀이 modern boy에 대한 소리옮김이 식민지시대 문건을 보면 거의 예외없이 모던 뽀이다. bus 역시 뻐스가 많았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아마도 외래어 표기법이 생기면서가 아닐까 하는데 예외없이 모던보이 버스가 되었다. 어쩌면 종래의 한국어 표기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런 유별난 표기를 통해 이것이 외래어임을 증명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어 ㅂ과 ㅍ은 입술소리다. 그에 해당하는 영어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b와 p 역시 입술터짐 소리다. 이외에도 ㅃ이 이에 속한다. 영어에서는 f와 v가 순음 계통에 속하나, 이것은 한국어에는 없다. 한데 이건 음성기호라는 사실이 곧잘 망각되곤 한다. 편의상 가깝게 들리는 음을 근사치로 대응한데 지나지 않는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은 ㅂ과 ㅍ을 확실히 구분한다.. 2023. 11. 20.
폼페이, 앉히지 못한 체증 vs. 가라 앉힌 체증 이집트가 그랬듯이 이 폼페이란 친구도 나한테는 체증과 같아 언제나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나는 학습방향이 거꾸로인 편이라 가기 전에 먼저 공부하지는 않는다. 일단 부대끼고 나서 추후 내가 필요한 것들을 보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막상 그걸 대했을 때 놓치는 것이 많은 단점이 있지마는 한편으로는 내 눈으로 생경함을 타파해가는 과정을 즐긴다. 견주자면 연역법과 귀납법 차이인데 나는 후자인 편이다. 이 폼페이야 얼마나 명성이 높은 고고학 유산인가? 그 중요한 발굴소식을 나 역시 자주 전하는 편이지만 현장감이 없으니 무슨 감흥이 나한테 있었겠는가? 오늘 거의 하루를 투자해 거의 뛰기 수준으로 돌았지만 그 거리 기준으로 통과한 지점이 오분지 일이나 될랑가? 그만큼 폼페이는 졸라 광활했다. 이곳 발굴소식으로 .. 202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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