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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286

에마키[繪卷]가 포착한 하마다 고사쿠와 후지다 료사쿠 일본 근대 고고학 1세대로, 1921년 경주 금관총을 발굴해 우리에게도 유명한 고고학자 하마다 고사쿠(1881-1938)가 1924년 조선 땅을 다시 다녀간다. 그때 그와 함께 다녔던 화가 오타 키지로(1883-1951)가 하마다의 행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 그림 두루마리(에마키)로 만들었다. 그걸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선총독부박물관이 1941년에 사진으로 찍어갔다. 그 마지막 장면인데,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후지타 료사쿠(1892-1960)가 하마다에게 이렇게 권했던 모양이다. "센세이! 벚꽃 보러 안 가시렵니까?" 근데 뭐가 뜻대로 안되었는지, "밤벚꽃놀이 결의안"이 철회되고 만다. 이에 후지타군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가로등 아래 벚꽃이 흩날리는데, 손을 뻗어 그 잔영을 잡아보려는 이가 아마.. 2021. 6. 26.
기우제祈雨祭, 그리고 그 건너편 기청제祈晴祭 조선시대 임금이나 지방관이 집중으로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 시기는 장마 직전이다. 그래서 기우제는 실패한 적이 없는 퍼포먼스다. 우스운 것은 곧이어 폭우가 쏟아지니 기청제祈晴祭를 지낸다는 사실이다. (2015. 6. 25) *** 이를 기호철 선생은 언제나 기우제를 비가 올 때까지 지내므로 실패할 수가 없다고 정의하곤 하거니와, 같은 맥락이다. 저에 얽힌 대표적 한국사 일화로는 태종우太宗雨라는 것이 있어, 왕위를 찬탈한 이방원이가 하도 전국적인 가뭄이 드니 본인이 직접 소복을 입고서는 비가 오길 졸라 빌었더니 마침내 그에 하늘이 응해 폭우를 내려주었다는 고사에서 비롯한다. 본래 정통성이 없거나 약한 왕일수록 저런 쇼를 통해 내가 왜 왕이 되어야 하는지 논거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라, 이방원이야 그런 점에서 오.. 2021. 6. 25.
도장밥 인주의 문화사 황화수은 이야기 지금 도장밥으로 흔히 쓰는 인주이기는 하나 요새는 양놈들 맹키로 싸인으로 대체하는 일이 많아 수요가 급속도로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인감도장을 요구하는 데가 더러 있어 완전퇴출된 것은 아니다. 발굴을 통해 드러나는 붉은물감은 분석하면 크게 두 가지라 하나는 산화철 계열이고 다른 하나가 저 황화수은HgS 계열이다. 둘을 육안으로 비교하면 후자가 선홍색이 완연한데 견주어 후자는 약간 썩은 기운이 있어 검은 빛이 많이 돈다. 무덤에다가 저걸 잔뜩 뿌리거나 비름빡에 바르기도 하는데 워낙 귀하고 비싼 거라 공급이 원활치 못해 산화철로 대용하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다. 분자식에서 보듯 황과 수은 독극물이다. 다만 유의할 것은 우리가 아는 약물이 다 독극물이기도 하다는 대목이다. 양약良藥은 고구苦口하다는 말 거짓말이다... 2021. 6. 21.
김종필이 헌납하고 최현배가 쓰고 김경승이 주물鑄物한 세종대왕상 지금은 홍릉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야외 뜰로 옮긴 세종대왕상이다. 그 자세한 조성 내력은 아래를 보면 자명해 질 것이니, 애초엔 덕수궁이 있던 것을 이곳으로 이전했다. 박정희시대인 1960~70년대 대한민국은 국민국가 nation state 가 막 착근하기 시작한 무렵으로, 우리한테 현재 익숙한 국가의 주인은 국민 그리고 그것을 떠받치는 절대의 종교신앙교리로써 애국심이 그제서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국민국가는 이를 위해 그 종교신앙을 구상화하거니와 추상적인 애국심을 발현하고자 역사상 위인들을 발명하고는 그들을 멸사봉공한 모델로 구축함으로써 개별 국민에 대해서도 국가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그러한 목적에 따라 세종은 이순신과 더불어 그 절대의 이상으로써 대대적인 현창이 박정희 군.. 2021. 6. 20.
억울한 기생 홍련, 생식기 표본에 투여한 포로노그라피 *** 다음은 어느 지인(본인이 익명 요청) 글이다. 앞 제목은 台植이 임의로 부쳤다. 몇 년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일제강점기부터 전하는 여성의 생식기 표본이 있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다. 언론과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해당 표본을 폐기・화장했다. 이 표본은 예전부터 명월관의 기생의 사체에서 적출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고 그 주인공은 바로 명월관의 기생, 명월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러던 중,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일본 나가노의 마츠모토시립박물관 소장품에 나오는 ‘홍련(紅蓮)’이 명월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덧붙여 홍련은 명월관의 대표 기생으로 명월이라고 불렸고, 그림으로 볼 때 명월관 기생 명월이와 상당히 부합된다고. 그는 마츠모토시립박물관까지 찾아가 박물관 관계자를 면담하고 그림 .. 2021. 6. 13.
20빌딩이었다가 63빌딩으로 The 63 Building 현재 한화생명 소유인 63빌딩은 1979년 신동아 그룹 대한생명의 사옥으로 설계 당시 20층으로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에 건물을 착공한 이후 서울시로부터 60층 규모로 최종 건축허가를 받아 지하 3층, 지상 60층의 63빌딩을 건설했습니다. 1985년 5월에 준공된 63빌딩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물의 모든 면을 유리로 마감하는 공법을 사용했고, 높이는 249.58m로 당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습니다. 건물 내부에는 전망대, 아이맥스 영화관, 수족관 등이 자리 잡았습니다. 63빌딩은 당시 최고, 최대의 건물로 필수 관광 코스였으며, 사람들에게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각인되었습니다. The 63 Building, which is currently owned ..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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