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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2301

한림별곡翰林別曲 '뎡쇼년'은 고려판 '오렌지족'? 2007.12.28 11:54:27 황병익 교수 한림별곡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당당당 당추자(호도나무), 조협(쥐엄)나무에 / 붉은 실로 붉은 그네를 매옵니다 / 당기거라 밀거라 뎡쇼년아! /아, 내가 가는 그곳에 남이 갈까 두려워 / 옥을 깎은 듯 부드러운 두 손길에 옥을 깎은 듯 부드러운 두 손길에 / 아, 손 잡고 노니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고려 고종(高宗) 시대 한림학사(翰林學士)들의 합작품이라는 경기체가(景幾體歌) 작품인 한림별곡(翰林別曲) 제8연이다. 붉은 실로 맨 그네를 여인들이 타고, 그들을 '뎡쇼년'들이 밀고 당기고 하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이 뎡쇼년은 한자표기가 정소년(鄭小年). 언뜻 보면 정씨 성을 지닌 소년인 듯하다. 실제 그렇게 푼 연구자도 있다. 하지만 .. 2023. 2. 11.
제갈량諸葛亮, 충신보다는 냉혹한 법가法家 2006.03.29 06:39:14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후한 왕조가 위魏·촉蜀·오吳의 삼국으로 분열되어 천하제패를 위해 쟁투하던 시대의 한복판을 살다간 제갈량諸葛亮(181~234)은 언제나 충신으로 빛을 발했다. 적벽부赤壁賦가 음주학(飮酒學)의 고전이라면, 그의 출사표出師表는 동아시아 '보스학'(boss學)의 원천이었다. 누구나 임금을 향한 충(忠)을 논할 때면 출사표를 들었다. "신(臣)은 본래 남양(南陽)에서 밭이나 갈던 농민으로서 난세에 그럭저럭 목숨이나 부지하려 했을 뿐 제후에게 빌붙어 현달하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선제先帝께서 신의 비천함을 꺼리지 않으시고 몸소 지체를 낮추시고 세 번이나 신의 초가집에 왕림하시어 오늘의 천하대사天下大事를 물으셨습니다." 저 유명한 삼.. 2023. 2. 11.
마누라 자식은 남편 아버지가 빨리 죽었으면 한다고 폭로한 한비자韓非子 2002.02.26 17:50:01 「한비자」 국내 최초 완역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권력이란 군주에게 연못과 같으며 신하란 그 권력 속의 물고기와 같다. 물고기가 연못에서 튀어나오면 다시 붙잡을 수 없다. 군주가 권력을 신하에게 빼앗기면 다시 돌려받지 못한다" "후비(后妃)나 부인, 태자는 군주가 빨리 죽었으면 한다. 그러므로 자기 죽음을 이(利)로 취할 수 있는 자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할 수는 없다" 군주는 어항에 든 고기처럼 신하를 철저히 가둬두어야 하며 부자(父子)나 부부 관계도 이익으로 연결돼 있다고 선언하는 이 말은 「군주론」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회를 냉혹한 계약관계로 파악한 장-자크 루소가 한 말도 아니다. 기원전 233년, 젊은 날 순자 밑에서 동문수학했던 승상 .. 2023. 2. 11.
왕충王充, 참위讖緯를 거부한 리얼리스트 2005.08.17 17:09:50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전한(前漢)과 후한시대는 사상사 혹은 종교사적으로는 참위(讖緯)의 전성시대였다. 이 시대 제왕 중에서도 후한 왕실 개창주인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는 그 열렬한 신봉자였다. 그가 한 왕실을 복권한 지 2년 뒤인 건무(建武) 3년(서기 27)에 태어나 70년 정도를 살다간 왕충(王充)이 살던 후한(後漢) 초기는 특히 더 그랬다. 이 중에서도 점성술과 결합한 일종의 신비적 예언술인 참위는 합리주의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은 용납하기 매우 힘들었다. 환담(桓譚. BC 24-AD 56)이란 사람은 그것을 반대하다가 광무제에게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나아가 참위설은 거의 필연적으로 천인상관설(天人相關說) 혹은 천견설(天譴說)과 연동된다... 2023. 2. 11.
회남자淮南子, 한대漢代 황로학의 보고寶庫 2004.05.26 09:53:21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당송팔대가 중 한 명인 한유(韓愈)는 '원도'(原道)라는 글에서 요·순·우·탕·문왕·무왕·주공·공자·맹자로 이어지는 유가 계통론을 확립하면서 당시까지 중국 학술사를 다음과 같이 개괄했다. "주(周)나라 도가 쇠미해지고 공자가 돌아가시자, 진나라 때는 책이 불태워졌으며 한대에는 황로(黃老)가 성행했다." 그렇다면 한대를 지배했다는 황로학이란 무엇인가? '황로'란 황제(黃帝)와 노자(老子)의 앞 글자를 딴 말인데 이미 전한시대 역사인 「사기」에서 보인다. 황제나 노자의 역사적 실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도 없지 않지만 두 인물은 도가철학에서 조(祖)와 종(宗)을 이루는 양대 산맥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앞세운 황로학이란 무엇일까? 쉽게.. 2023. 2. 11.
《안씨가훈顔氏家訓》에서 만난 최치원 자주 이용한다 해서 혹은 책이나 논문 쓸 때 요긴하다 해서 서재 숙직실에 가까이 꽂아둔 책 일부다. 보다시피 난 잡탕이다. 여러 번 말했듯이 난 《안씨가훈顔氏家訓》을 혹닉한다 할 정도로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집구석에는 저 번역본으로 국내본 네 종류, 일본어 역본 1종류, 그리고 중국 본토에서 나온 주석본이나 교감본 여러 종을 구비했다. 저걸 붙잡고 있다 보니, 그에서 어딘가 익숙한 구절이 있어, 그가 바로 최치원임을 알고는 라는 논문 하나를 걸신 걸린 듯 쓴 일도 있다. 저에서 안지추는 후손들한테 어떤 기예 하나 잘 하는 일로 소문나지 마라고 가르친다. 글씨 잘 쓴다 소문 나면, 평생 남의 비문 써 주다 볼짱 다 본다 했다. 놀랍게도 최치원이 사산비명에서 저 구절을 인용하면서 자기 신세를 한탄하는 ..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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