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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2936

사비성, 누구나 다 안다지만 아무도 하지 않고 그래서 못한 이야기 "(부여) 나성 안에서는 현재까지 백제 시대 무덤이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무덤은 반드시 나성 바깥에다가 만들도록 하는 백제시대 법률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느 잡지 문화유산 내 글에다가 집어넣은 구절이거니와, 나는 이 주장을 대략 15년 전쯤 이래 줄곧 했다. 물론 그 전에도 그런 주장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후 나는 부여 나성 안에서 백제시대 무덤이 나올지 말지를 계속 주시하는 중이거니와 이후에도 없다고 안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는가? 이장移葬이다. 적어도 부여가 왕성으로 확정 공포되면서 그 시행령에는 나성 안 무덤은 이장하라는 명령이 있었다. 예서 관건은 나성 축조 이전에 있었다가 빠져나간 백제 무덤 흔적이다. 일시에 빠져나간 무덤들은 예외가 있겠지만 거의가 동나성 바깥으로 탈출했.. 2023. 4. 20.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나? by 유성환 때 아닌 클레오파트라 흑인 논쟁이 촉발되었습니다. 5월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될 «퀸 클레오파트라»(Queen Cleopatra) 주인공을 흑인으로 묘사한 데서 비롯된 것인데요. 자히 하와스(Zahi Hawass: 1947년-현재) 전 국립고대유물관리청 장관을 비롯한 많은 학자가 그리스 지배기 클레오파트라 7세 필로파토르(Cleopatra VII Philopator: 재위 기원전 51~30년)는 그리스계 –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마케도니아 출신 – 왕족 후예였기 때문에 흑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넷플릭스의 역사 고증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관련 기사 (1): https://egyptindependent.com/hawass-criticizes-depicting-cleopatra-as-blac.. 2023. 4. 18.
음란한 영화의 음란한 세우기 근엄한 사대부가 젊은 관료가 우연히 접한 음란통속소설에 매료되고 그러다 아예 그 작가 겸업을 선언하면서 당시 이 분야 절대지존 임봉거사를 밀어내고 촉촉 소설 베스트셀링 최고 작가로 우뚝 선다는 이야기라 한석규가 주연한 이 영화 음란서생은 이 블로그에도 유춘동 강원대 교수가 기고한 글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선후기 방각본 소설이 생산 유통하는 과정을 그린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위상을 자랑한다. 하긴 그 영화가 그리는 소설은 판각 인쇄를 전제로 하는 방각본보다는 그냥 필사 소설이라 부르는 쪽이 더 좋겠다 싶다. 저 영화를 보면 배우보단 성우로 명성이 자자한 원로배우가 필경사로 등장하는데, 그가 하는 일은 작가한테 넘어온 작품을 열라 붓으로 베끼는 그것이라 저 일로 생평을 살아간다. 저런 필경사가 실제로.. 2023. 4. 17.
문암산文巖山 vs. 문바우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실에 전시 중인 지례현읍지知禮縣邑誌인데 고종 32년, 1895년에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 읍지가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내 고향이기 때문이다. 저 읍지가 표시한 지례현을 박물관은 지금의 경북 김천시 지례면 관련이라 했지만 엄밀히는 지례면을 필두로 대덕면 구성면 부항면 증산면을 포괄하는 지역이라 다만 그 치소治所인 읍치邑治가 지금은 흑돼지로 유명한 지례면 소재지임은 분명해서 지금 지례향교라고 남은 일대가 그곳이다. 지도 중앙 상단 위쪽을 보면 대덕산大德山을 판두로 산들이 표시되어 있는데 소백산맥 주봉들이다. 그 대덕산 전면에 문암산文巖山이라는 산 하나가 더 있고 그것이 감싼 구역 안에 봉곡사鳳谷寺라는 사찰이 있음을 보는데 이 사찰은 지금도 남아 있다. 문제는 문암산. 저 산은 우리 동네.. 2023. 4. 16.
목은화상기牧隱畫像記, 미수 허목이 채록한 이색 초상 모사기 과거를 거치지 않고서도 영의정까지 역임한 남인 오야붕으로 당시로서도 86세로 기록적인 장수를 하며(1595~1682), 그 반대편 송시열宋時烈(1607~1689)과 사사건건 한판 뜬 미수眉叟 허목許穆은 하도 살기도 오래 살고, 거기다가 생각하는 바는 모름지기 발표를 해야 하는 성정이라 여기저기 각종 sns에서다가 질러 놓은 글을 묶기는 해야겠지만, 스스로도 분류 체계화할 뾰죽한 방안이 없어 그냥 디립다 발표 일자별로 줄세우기를 하고는 편목이랍시며 붙이기는 했지만, 제목 역시 마뜩치 아니해서 댓글집이라고 붙이기도 그래서 기냥 심심풀이 파적으로 적은 글이라 해서 기언記言이라는 이름을 다니 그 권 제9 상편上篇에는 도상圖像이라는 챕터를 설정하고는 그에다가 화기畵記류 관련 글을 쑤셔 박으니, 개중 하나가 제목이.. 2023. 4. 16.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어네스트 헤밍웨이 Ernest Miller Hemingway (1899~1961)가 소설 제목으로 삼으면서 더욱 유명세를 탄 이 말은 for whom the bell tolls 를 번역한 것이라, 심드렁한 사람들은 그냥 종이겠니 하겠지만, 예서 관건은 toll이라는 동사가 의미하는 바다. 이 동사는 말할 것도 없이 종을 칠 때 나는 소리를 형상화한 것으로써, 우리는 종이 땡땡 울린다 하지만 저네들은 톨(토울) 톨 정도로 생각했나 보다. 원래 저 말은 영문학에서는 16~17세기에 독특한 성향을 보이는 metaphysical poetry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존 던 John Donne(1572~1631)이 교회에서 행한 설교문에서 나오는 한 구절이다. 한데 이 경우 to toll이라는 동사는 죽음을 전제로 한..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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