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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7) 곤혹스런 경조사, 아들놈을 대타로 이런 비교적 장기 외유에 곤혹스런 일이 경조사라, 떠나는 날이 하필 어머니 생신이라 집사람과 아들놈이 챙기는 바람에 아들로서는 차마 못할 짓을 했고 또 일부 지인 경조사는 미리 경조사비로 땜질했지마는 그럴 수 없는 자리가 있으니 오늘은 경주에 사는 고향 형님 오세윤 사진작가가 아들 장가 보내는 날이라 부조금은 일찌감치 했지마는 그냥 넘길 수 없어 아들놈이 대타로 갔다. 마침 내일은 울산 사촌형님 딸 치우는 날이라 겸사겸사 집사람이 대동해서 두 건을 다 처리한다. 그래도 군말없이 따라주는 아들놈이 고맙기 짝이 없다. 이참에 아버지 제사까지 넘기고 싶으나 그건 차마 하지 못할 일인 듯 해서 나 죽으면 모든 집안 제사는 없앨 작정이다. 이런저런 경조사 소식이 들리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챙기지 못해 몹시도 신경이..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6) 늙으면 일찍 나타나는 이유 파리 오를리공항발 로마 피우미치노행 비행기를 타려고 좀 일찍 나선다는 것이 물경 세 시간이나 일찍 나타나는 바람에 공항서 빈둥빈둥거린다. 내가 어울리는 그룹 중에서 유독 칠십대 어간인 뇐네가 양태 보면 모름지기 약속시간보다 빠르면 한 시간, 늦어도 삼십분 전엔 나타나선 어디냐 닥달질이다. 내가 저 형님 나이대는 아니지마는 갈수록 저에 가까워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골로 내려가면 더 해서 어디 놀러간다 해서 버스 대절해놓으면 물경 두세 시간 전에 악속장소인 마을회관에 나타나서는 뇐네들이 왜 안 나타나냐 괌을 질러댄다. 이를 꼰대라기도 하는 모양이고 초조 조바심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라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나이 먹어가며 점점 내가 그리되어 간다. 왜 그런가? 나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마는 내 경우 보통.. 2023. 11. 26.
명상도 배가 불러야 하는 법, 허기에 굴복한 오랑주리 모네 수련 그래 위선 크니 대작이라 해둔다. 대작大作이 별건가? 덩치가 큰 작품을 대작이라 하니깐 말이다. 이런 비름빡을 장식한 똑같은 작가 똑같은 연작 전시실이 하나 더. 있다. 잇대어 붙여놨는데 클로드 모네가 말년에 아마도 창작열도 떨어지고 뭔가 새로운 걸 구상하기엔 기억력 정력 감퇴로 불가능해지니 그래 집에 있는 수련이나 그려 보자 캐서 그린 것이 이거 아니겠는가? 만사 귀차니즘 발동한 소이가 빚어낸 대작이겠다 싶다. 솔까 waterlillies 수련이라 하니깐 아 수련인갑다 하지 수련인지 아니면 노망난 늙은 화가 개수작인지 어찌 알겠는가? 그러고 보면 수련처럼 보이는 형체가 화면에 따라 도드라지기도 한다. 솔까 이게 유명하다 하니 유명한갑다 하지 덩치 빼고 특별히 유명해야 할 마뜩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 나..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4) 안남미 조리법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이 안남미는 네버 에버 결단코 전기밥통에 앉히면 안 된다. 내가 여러날 실험해본 결과 물은 한국쌀과 대비해서 조금 많이 넣어야 하며 불조절을 잘해야 한다. 안남미는 근간에서는 그 특유한 씹히는 맛을 아직까진 완전히 극복하는 데는 나로선 실패했지만 그런 대로 근처에는 갔다. 가마솥은 외국서는 구하기는 힘드니 처음에는 화력을 좀 세게 했다가 서서히 줄여나가야 하며 특히 끓기 시작하는 시점에는 불 세기는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화력을 계속 센 상태로 유지하면 바닥은 다 타버려서 그 타버린 건 누룽지가 아니라 숱이다. 뜸들이기는 원천으로 안된다지만 내 경험으로는 된다. 그렇다 해서 낱알 심까지 우리네 쌀 같이 되지는 않는듯 하지만 이젠 나로서는 그것마져 극복했다. 까불어 봤자 지가 쌀이..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1) 버린 전기밥솥, 안남미는 불로 밥을 해야 잠시 기거하는 파리 지인 집이라 주인장은 멀리 고국에서 대통령 따라오신 기자님들 치닥거리하느라 며칠 집을 비우니 내가 독점한다. 전기밥통이 보이는데 저짝에다 밥을 해먹더라. 한데 전기밥통에 앉힌 안남미는 참을 수가 없어 냄비를 꺼내서 전기불판에 올려 밥을 해보니 이쪽이 백배 나았다. 안남미건 자포니카건 한국 입맛은 역시 불을 때야 한다. 일일이 밥하는 일이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이것도 재미 붙으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게 다 로마생활 덕분이다. 온집안 뒤져 밥 해먹지 반찬 찾아먹지 하는 나를 두고 주인장 형이 하는 말이 가관이라 파리에 빈대가 기승이라더니 내 집에 큰 빈대가 생겼노라 빈대면 어떤가? 밥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2023. 11. 2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0) Romanized, 그리고 감시와 처벌 것도 꼴난 한달살이라고 로마 있다 파리로 넘어오니 적응이 쉽지 아니한 게 교통법규라 간단히 정리하면 같은 EU라 해도 로마 쪽은 자유분방이라 교통법규고 나발이고 편의대로라 차건 사람이건 교통신호 개무시라 도로 한복판을 편의따라 지 맘대로 건너는 일이 일상이지만 파리는 그렇지 아니해서 물론 아주 엄격하단 할 순 없지마는 그런대로 법규를 지키는 편이라 더 놀라운 점은 나라, 걸핏하면 무단횡단하는 나를 발견하며 놀라곤 한다. 그렇다면 이태리 쪽이 개판인가 하면 그렇지도 아니해서 굳이 따지자면 무질서 속 질서라 그 무질서도 살피면 묘한 질서가 있어 그 질서에서 사회가 작동함을 본다. 그렇다고 일견 무질서한 듯한 로마 쪽이 교통사고가 많은가 하면 그렇지도 아니한 듯해서 비교적 중기라 할 만한 이전 생활 두 번까지..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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