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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헤롱헤롱한 나날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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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대, 20대도 아닐진대 석달이 어찌 사흘로 치유가 되겠는가?

귀국 사흘을 지나고 나흘째가 접어드는데도 갈피 잡지 못하고 계속 헤롱헤롱이라

잠은 대중이 없어 밤이건 낮이건 쏟아져서 아무 때나 졸려서 자고 피곤해서 자니 잠이 잠을 부른다. 

그에 견주어 이제 스물네살 꽉 채운 아들놈은 스케이터 타러 맨날맨날 나가고 

고등학생인 조카놈은 귀국하는 그날 바로 농구대회 있다며 출전하러 코트로 갔다. 

이거 보면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가 틀린 말 하나도 없고

그래서 로마인들이 그리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을 부르짖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거야 늙어봐서야 비로소 절감하는 일이고, 늙음을 한탄해본들 무엇에 쓰겠는가?

꼭 밀린 일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나야 할 사람들은 오후가 되어 부시시 일어나 가까운 데를 중심으로 만나가는데,

이것도 대중이 없어 오늘처럼 친구도 만나다가, 어제처럼 괜히 얼굴 한 번 봐야 할 사람들은 오후 반나절 몰아치기로 다섯 사람을 한 시간 혹은 30분 단위로 만났으니

듣자니 너도나도 다들 독감으로 개고생했다거나 하고 있다는 말이니,

나처럼 체력 바닥난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할 일이지만

엄마가 기침이 심하다 해서 내려 가지도 못하고 미루는 중이다. 

설마 엄마한테 감기 옮을까봐서겠는가?

손주랑 같이 내려가면 노인네가 치닥거리를 해야 하기 때문 아니겠는가?

노인네들은 감기가 실은 제일로 무섭다. 

정상 모드 복귀에 일주일을 잡았지만 더 갈지도 모르겠다.

전등사 모신 홍선옥 선생도 빨리 찾아뵈어야는데 사정이 말이 아니다.

이래저래 마음만 조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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