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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봄은 화투판이라 목련 지니 사꾸라 피고사꾸라 지니 모과 핀다모과 다음엔 목단 피니 목단 피면 화두 치리니 청단홍단 광박피박 멍박각종 박은 다때려 박아 한살림 순이랑 차리곤 호미 매고 김매러 가리 봄은 홍단이요 봄은 청단이며봄은 비시마며 봄은 똥싸리며 봄은 광박이요봄은 피박이며 봄은 까막사리 더라
작약과 모란, 모란과 토란 내가 이건 늘상 하는 얘기지만, 다시금 소위 방언학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리해 둔다. 모란은 흔히 작약과 헷갈리어니와, 꽃 모양이 대단히 흡사한 데다, 무엇보다 개화 시기가 거의 겹치는 까닭이다.대체로 보면 모란이 약간 피는 시기가 빨라, 그것이 지기 시작할 무렵 작약이 핀다. 모란과 작약 모두 약용이라, 더 착종이 심하다. 그에 더해 그 꽃이 화려하기 짝이 없어 흔히 부귀를 상징한다 해서 병품 그림 같은 데서 애용했다. 이 중에서도 모란이 좀 더 값을 높이쳐서, 그것이 꽃중의 꽃이라 해서 화왕(花王)이라 하는데 견주어 작약은 그 다음 가는 꽃이라 해서 아왕(亞王)이라 한다. 모란과 작약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란은 나무요, 작약은 풀이다. 그렇다면 모란과 토란은 무슨 개뼉다귀이기에 둘을 나는 합..
비엔나엔 없는 비엔나커피 1999년 난생 처음이자 현재까진 마지막인 오스트리아 빈이란 곳을 갔더랬다. 비엔나라고도 하는 이곳을 찾은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 무렵 그곳을 찾은 한국인이면 너나 할것없이 비엔나커피를 찾던 시절이었다. 비엔나에 왔으면 비엔나커피 한 잔은 마셔주어야 한다는 신념이 투철한 시절이었다. 한데 문제는 비엔나엔 비엔나커피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도그럴것이 정체불명 커피인 까닭이다. 한데 더 재밌는 사실은 그 무렵 비엔나커피를 주문하면 그런 커피가 어김없이 어느 비엔나카페건 나왔다. 어이한 일일까? 너도나도 비엔나커피 찾으니 한국에서 비엔나커피라 선전해 팔던 그 커피를 팔기 시작했던 것이다. 비엔나커피라고 따로 있겠는가? 비엔나에서 마시는 모든 커피는 비엔나커피 아닌가? 맥심 다방커피 봉다리커피도 비엔나호텔서..
애타게 기다리는 모란 빗방울 지기 시작한다. 진즉에 강원도에나 뿌릴 일이지. 남영동 사저 라일락은 망울 터뜨릴 모양이다. 얼만치 봄마중 왔는지 나선다. 그제 들른 불교중앙박물관 재방문이라. 저 의겸義謙이란 중 참 묘해서 18세기 불화계 절대지존이라 수의계약으로 불화란 불화는 다 독식하신 모양이라. 백년도 못 사는 인생이라니 그래 배터져 죽자 경인미술관엔 경주선 이미 장렬히 산화한 목련이 한창이요, 사꾸라 역시 이제 겨우 터졌다. 운현궁엔 봄이 이른듯 앵도나무만 폈다. 오죽은 언제까지나 사시사철 저 모양이라 변화가 없다. 모란아 너는 언제까지 기다릴꼬? 애터져 죽을성 싶다.
인사동서 만난 로힝야 난민 각중에 일난 일이라 대비가 되지 아니했다. 사진쟁이 포토 바이 세윤 오가 느닷없이 인사동 갤러리경북으로 오라기에 쌍불알 짤랑짤랑 휘날리며 달려갔더니 만만찮은 다큐 사진이 잔뜩이라, 듣자니 상주 출신 학봉 권씨 개인전이라, 내공이 만만찮다. 무슨 사진인데 이런가 물었더니 미얀마 로힝야 난민촌을 찾아 방글라로 달려가 찍었댄다. 고생 직살나게 한 티 줄줄이라 그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들른 김에 기념사진 박아주고 전시종료 이번주 일욜까지라 하니 다시 찬찬히 둘러보마 하고 다른 약속 장소로 돌아선다. 어떤 사진기냐 물었더니 비싼거라, 나는 난중에 퇴직금 꼬나박고 사려한다. 로힝야를 찍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경외한다. 그러고 보니 방글라는 인도 스리랑카와 더불어 나로선 미답이라 언젠간 밟을 날 있겠지 해본..
마약에 찌든 재벌3세와 나의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SK그룹 전신 선경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 손자가 고농축 대마 액상을 구매, 투약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 반성하는 의미로다가 영장실질심사에도 참석치 않고 법원의 처분을 기다리는다는데, 뭐 구속이야 떼논당상 아니겠는가?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손자까지 비슷한 혐의가 포착되어 수사 중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는 필로폰 등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역시 경찰 수사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상 잘 만났다. 특히 할아버지 혹은 외할아버지 잘 만났다. 내 할아버지는 둘인데, 친조부와 양조부가 따로 있으니, 아버지가 작은아버지 양아들로 입적되는 바람에 빚어진 현상이다. 언제인가 까마득한 옛날에 호적을 떼어보니, 양조부는 1896년생이시라..
아둥바둥과 추태, 신진대사의 저항선 대사代謝라는 말은 아주 일찍이, 내 기억에는 대략 이천년전부터 한적漢籍에 등장하기 시작하거니와, 그 의미도 지금과 하등 다를 바 없어 교대交代 혹은 교체交替를 말한다. 그 의미를 강조하고자 요새는 그 앞에다가 신진新進 같은 말을 덧씌우기도 한다. 정치권이나 스포츠계 같은 데선 세대교체라는 말을 쓰기도 하더라. 새것이 오면 헌것은 물러나안 한다. 새것이 왔는데도 자릴 지키고자 안간힘 쓰는 일을 아둥바둥이라 하며 그런 행태를 추태醜態라 한다. 봄은 대사의 계절이다. 추태가 더러 보인다. 작년 열매 떨구지 않은 마가목 산수유 보는 아침에.. 그나저나 남 얘기가 아닌데?
일기에 혹닉한 근황 남영동 사저 방구석 방바닥이라, 《묵재일기》와 《일암연기》 두 역본이 나뒹군다. 조선전기 이문건이 19년간인가에 걸쳐 썼다는 《묵재일기》는 김인규 역본이라, 그 전체 분량이 900쪽짜리 전 4권이라, 언제 마칠지 기약이 없다. 그 짝으로 놔둔 《일암연기》는 1720년, 이기지 라는 사람이 한양을 출발하는 연행사 사절단에 이른바 자제군관에 포함되어 북경으로 갔다가 다시 한양에 돌아오기까지 약 160일 동안 연행일기라, 《묵재일기》가 힘에 부치면 저걸 펼쳐 읽곤 한다. 나는 성정이 갈팡질팡 게걸구걸이라, 한군데 꽂히면 그 분야는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습성이 있으니, 요즘은 조선시대 일기에 매몰한다. 수송동 공장 사무실이다. 언제나 독파할지 자신은 없지만 일단 꿈은 담대하게 꾸자 해서 《쇄미록》을 펼쳐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