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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55

미친 가을 날뛰는 남산 가을이 환장한 남산을 오른다. 뉘엿뉘엿한 해가 빌딩 숲으로 헐떡이며 떨어진다. 억새 만발하는 오솔길 따라 오르는데 화실단풍 낙화 일보직전이라. 붉음 탐하다 홍시가 되었는데 경면주사 같은 열매 뺀질뺀질이라 내 너가 누군지 정체를 알 수 없노라. 계단 오르는데 서해 바다로 해가 곤두박질이라 널 놓칠까 헐떡이며 오르는데 턱걸이하다 이내 낙하하고 말았다 사라진 해 뒤편으론 산머리 희미햐고 남산은 어느새 만산이 홍엽이더라. 2019. 10. 27.
인사 有感 거개 다른 공장이 그렇듯이 우리 공장도 년중 상하반기 각각 한번씩 정기인사를 하거니와, 한달 가까이 계속된 올 하반기 정기인사가 어제로 마무리되었다. 우리 공장은 편집권 독립차원에서 편집총국장제를 도입하고(물론 그것이 이른바 적폐정권에선 유명무실화한 적도 있지만) 그리하여 편집총국장만큼은 1년반이라는 임기제를 도입하는 까닭에 이번 정기인사는 총국장 교체와 맞물려 여타 하반기 정기인사에 견주어 한달 정도 일찍 단행되었다. 나로선 이미 문화부장이 된지 1년반이라 당연히 다른 데로 가는 것으로 간주되고, 그 자릴 비워주어야 하는 까닭에 무데기로 쌓인 책까지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가 넌 딴 데 갈 데도 없고 잘할 때까지 있으라는 통보를 받고는 넉다운한 황당한 일이 있었거니와 나 자신이 인사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당.. 2019. 10. 26.
과거의 오늘 싸돌아 다니다 보면 좋은 점도 있지만 자꾸만 주저앉고 싶기도 하다.그냥 털썩 주저앉아 드러눕고 싶다. 그리하여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로 눈길이 자꾸만 가는 까닭이다. 노을진 서쪽 하늘을 꿈꾸지만, 흐린 날이라면 어찌하는가? (2015.10.24) 2019. 10. 24.
시화호 상공을 난 어느 가을 2012년 오늘, 그러니깐 10월 23일에 나는 시화호 상공을 날았다. 그쪽에 당시만 해도 아직 개발되지 아니하는 간척지가 있었고 그 드넓은 간척지에다가 경비행기 동호인들이 활주로를 맹글어 놓고선 경비행기를 타던 시절이었다. 사진작가 오세윤 선생은 경비행기를 몰아본 적이 있고 그래서 그네들을 잘 알아서 가끔 저들의 힘을 빌려 항공촬영을 하곤 했다. 날더러 경비행기 한 번 타 보려나 하기에 이게 웬 떡이나며 시화호로 달려가 그걸 얻어탔다. 2인승이라 나는 사진기 하나 울레매고선 그걸 얻어타고는 시화호 상공을 날았다. 지상 날씨는 따듯한 편이었는데 상공에 오르니 무척이나 쌀쌀했다. 더구나 바람까지 드세니 그 추위는 오싹할 정도였다. 당시 경비행기 동호인들은 활주로를 폐쇄하려는 당국과 숨바꼭질을 하는 중이었다.. 2019. 10. 23.
운율과 번역체 문장 - <만약에 말야>의 경우 노을 멘버 전우성이라는 친구가 2012년 11월에 발표한 앨범 TIME FOR LOVE 수록곡 중 하나인 라는 노래는 좀 유명하기는 했지만, 복면가왕에 나온 김연우가 불러 더욱 유명세를 탔으니, 그 발라드 계통 노래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아 만약에 말야 우리 조금 어렸었다면 지금 어땠었을까만약에 말야 우리 지금 이럴 거라면 후회 하진 않을까세월에 닫혀진 우리의 연이더는 허락되어 지지 않아도 만약에 말야 우리 조금 어렸었다면 지금 어땠었을까만약에 말야 우리 지금 이럴 거라면 후회 하진 않을까 세상에 닫혀진 우리의 날이이젠 바랜 기억 뿐 일 지라도 만약에 말야 우리 조금 어렸었다면 지금 어땠었을까만약에 말야 우리 지금 이럴 거라면 후회 하진 않을까 만약에 말야 만약에 말야 만약에 말야 우리 같은 마음이라면 .. 2019. 10. 22.
상처뿐인 오른손, 왼손잡이의 비애 왼손이다. 왼손 세부다. 흠결 하나 없다. 오른손이다. 흉터다. 낫에 벤 상처다. 다시 오른손 세부다. 역시 흉터다. 역시 낫에 벤 상처다. 다시 오른손 세부다. 역시 낫에 벤 상처다. 왼손엔 하나도 없는 상처가 오른손엔 열세군데가량 나 있다. 전부 낫에 벤 흔적이다. 소먹일 풀 베다가 난 상처다. 그렇다면 왜 오른손인가? 나는 쨉손이다. 왼손잡이다. 그러니 낫질을 할 때 왼손으로 낫을 잡는다. 그것이 베어야 하는 풀이나 꼴은 오른손으로 쥔다. 낫 생김을 본 적 있는가?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날이 선 각도가 현저히 차이가 난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연장은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왼손잡이한텐 치명적이다. 그래서 번번이 벴다. 왼손잡이 낫은 없었다. 그렇다면 목장갑이라도 왜 껴지 않았냐 할 것이다. 난.. 201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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