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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693

속도 위반 며느리와 버찌 April 23, 2013나는 아차산에 올랐다. 그날 홍련봉 제2보루 발굴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날이었다. 현장에 들었다가 하산하는 길목에 이 벚꽃을 조우하고는 나는 이렇게 썼다. 올해 본 버찌꽃 중 최고. 속도위반 며느리 할 수 없이 받아들인 시어미 잠옷 같다. 나는 시어미 잠옷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듯하다. 2019. 4. 23.
누나, 엄마 다음의 엄마 우리도 이렇게 컸다. 누나가 동생들 업어 키웠다. 낳기는 엄마요 키우기는 누나였다. 엄마의 다른 이름, 그것이 누나였다. 2009년 8월 13일 울란바타르 인근 몽골 초원에서. You raised me Up! 2019. 4. 21.
남산을 산화하는 꽃비 늦었다. 꽃은 이미 끝물이다. 곳곳엔 선혈낭자 꽂잎 시체 즐비하네. 지난주말 밤에 올라 이번주를 견뎌낼까 했더랬다. 그렇게 남산 봄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스스로가 목숨 끊곤 장렬히도 사라지네. 그들이 스러져간 자리에는 풍차마을 마실온 히딩크 친구들이 올긋봉긋 함실방실. 복사 역시 한창이라 지구촌 방방곡곡 도화녀桃花女 풍년이라 단군자손 원주민 도화녀에 동남아 도화녀 넘쳐나고 가끔은 로서아 도화녀에 일대제국 미국 도화녀도 보인다. 남산타워 범벅이라 뱃가죽 덕지덕지 기름기 빼겠다 성큼성큼 계단계단 오르는데 저 타워 오늘따라 참말로 멀고멀다. 아시바다. 노트르담 아른아른 타워도 아시바? 살피니 망사팬티 씨쓰루라. 무삼일인가? 생소함에 한번 더 쳐다보는데 그 새 봄은 저만치 줄행랑친다. 2019. 4. 21.
아파트형 사찰, 진화하는 불교 서울 목동 파리공원 옆에 있는 법안정사라는 도심 사찰이다. 몇년 전 이곳에 들릴 일 있어 그때 촬영해 둔 것인데 도시화 시대 불교가 변용하는 한 양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제법 재미있다. 공간 이용 극대화 차원인지 중층으로 맹글어 아래는 관음전, 위는 대웅전을 놓았으니 말이다. 이리 되니 협시보살을 부처가 깔아앉은 모양새다. 하긴 그 반대였다면 이상하지 아니하겠는가?부처를 보살이 깔아뭉갤 수는 없다. 몇년 전 이 SNS 포스팅에 남준기 기자가 이런 댓글을 남겼다. "아파트도 마찬가지!윗집에선 초상 나고 아랫집에선 애기 낳고!" 이런 사례는 전통시대 불교 건축을 생각할 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변용 혹은 진화를 고려에 넣어야 한다고 본다. 현지 사정에 따라 얼마든 그랜드디자인은 모습을 바꾸기 마.. 2019. 4. 21.
설탕가루 바른 철쭉꽃 아침 햇살 역광으로 들어오는 철쭉이 설탕가루 바른듯. 달짝지근할 듯하나, 철쭉은 독이 있는 점이 그렇지 않은 참꽃과는 사뭇 다르다. 참꽃보다 더 화려한 까닭이 유혹하기 위함일까? 2019. 4. 18.
환영은 없었으되 구박도 없던 노트르담 어제 새벽부터 허둥대는 나를 본 마누래가 무슨 일인가 묻기에 "저기 봐라" 했더니 마누래가 티비 화면 비친 노트르담 성당 보며 휘둥그래지며 하는 말이 "저게 왜 불타냐?" 한마디 더 한다. "접때 파리 갔을 때 저기 가봤어?" "그렇다"니 이리 말한다. "그나마 다행이네 안봤음 어쩔 뻔 했어?" 찍은 사진들을 꺼내봤다. 대략 한시간가량 머물며 정신없이 찍은 듯한데 얼마되지 아니한다. 이럴 줄 알았더래면 하루죙일 몇날 며칠 곳곳을 찍어둘 걸 그랬다는 후회가 막급하다. 불타 내려앉은 지붕과 잿더미 숯덩이 범벅인 내부 몰골들을 보니 후회가 구토처럼 밀려온다. 그땐 뭐가 그리 바빴던가? 노트르담을 뒤로하며, 훗날 다시 오마 하는 말 되뇌이며 나는 짐을 싸고 환영받지 못하는 곳으로 떠났다. 이럴 줄 알았더래면, .. 201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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