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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693

어플이 밀어낸 화초사전 묵직한 올컬러 사전이 신간으로 배달되었으니, 살피니 화초사전이라. 중년 남자들한테는 돌씽의 로망을 심어준다는 어느 티브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든가? 그에 출연하는 산사람들은 누구나 구비하더라. 각종 화려찬란한 사진으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화초 종류와 그 습생을 정리했거니와, 글쎄다. 저 자연인들 말고 저처럼 무거운 책자 이젠 관상용 완상용 아닌가? 사진 한장 찍어 화초 이름 알려주는 어플에 얹이면 그 꽃 그 식물 그 나무 단박에 아는 시대를 우리는 산다. 저런 사전류 책자 일일이 들춰보며, 무슨 꽃인지 궁구하는 과정이 如컨대 치매 예방이니 하는데 도움이 썩 되지 않을 것은 아니로대, 종래와 비교하면 저 꽃이 무슨 꽃이며, 저 식물이 무슨 식물인지 몰라 궁금 혹은 의아로 남겨둔 것들을 순식간에 어플 .. 2019. 3. 26.
팟빛 같은 봄 젤로 오묘한 빛깔 아닌가 한다. 솜털 송송하고 깔깔 웃으면 젓비린내 가득한 생후 백일짜리 아해 웃음 같은 빛깔이다. 그리하여 자꾸만 애무하는 색깔이다. 꼭 화살나무만 이러하리오? 예서 조금 더 자라 카락처럼 늘어뜨릴 적이면 데쳐 참기름 발라 먹곤 했으니, 별미가 괜시리 미안하기는 하나 그 데친 색감도 색시 같더라. 저 연초록 견주어 가죽나무 이파리 같은 돌단풍 빛깔도 또다른 봄의 전령이라, 그런 널 보면 미꾸라지가 생각나기도 하니 번질번질함 때문이라 해둔다. 봄이 얼만치 왔는지 둘러치다가 정독도서관 한 켠에서 붉음을 탐하기 시작한 명자나무를 조우한다. 이 계절 봄은 팟빛이라 해둔다. 2019. 3. 26.
조지프 니덤 평전 《중국을 사랑한 남자》를 조우하고는 신간 소개차 출판사에서 막 배달한 책이라 읽어보진 아니했다. 다만 조지프 니덤(1900~1995) 평전이란 선전 문구를 발견하고는 이런 사람 평전도 나오는구나 했더랬다. 영국 출신 과학사가. 과학사학계에서는, 국내 역시도 그의 영향력은 난공불락 언터처블이라, 조지프 니덤이라 하면, 뭔가 아우라가 있다. 관련 논문, 특히 전통시대 과학사를 쓰면서 그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은 적은 없다. 그만큼 그는 신화요 레전드다. 전상운 선생이며 박성래니 하는 국내 과학사 대가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다대하다 못해 가히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 약력을 보니 기뤠기이면서 저명작가라. 혹 기뤠기라는 명함에서 모종의 경멸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서구문화권 작가주의 기뤠기는 그 수준이 어줍잖은 교수들은 근처도.. 2019. 3. 25.
아름다운 구속, 씁쓸한 구속 Jung Joon-young arrested for non-consensually filming and sharing online sex videos, NK-minor quake 구속 정준영…팬 사랑 배신한 '오디션 스타'의 추락 인기 정점에 섰다가 순식간에 나락이다. 아승끼 전세 겁으로 갔다. 구속은 이미 예고된 시나리오요 스크립트였다. 그 자신이 이미 자포자기하면서, 법으로 보장된 변호까지 포기했으니 말이다. 구속이 유죄 확정이 아니요, 더구나 기소도 되지 않은 마당에, 나아가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은 마당에 섣불리 그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문제는 없지 않으나, 이미 찍힌 낙인은 지울 수 없다. 정준영. 나는 그가 로이킴과 연예계 동기동창이라는 사실을 이 기사를 통해 알았다. 내가 무슨 로이킴을 알겠냐.. 2019. 3. 22.
밍기적대다, 15년을 묵히다가 변비가 된 《직설 무령왕릉》 March 21, 2013 at 8:11 AM 일기장에 나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오늘 아침...각중에 2001년 출간 예정으로 있다가 출판사에서 교정 원고 넘겨 받은 상태에서 출간하지 못한 '송산리의 밤..무령왕릉 발굴비화' 원고가 생각났다. 아까비.... 하지만 이로부터 대략 3년 정도가 지난 2016년 4월 30일자로 더는 '아까비'라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2015년 11월 28일, 나는 연합뉴스에서 공식 해고되었다. 해고야 그 전에 이미 짜인 각본대로 진행되었으니, 아무튼 내 해직 일자는 저 날짜였다. 그 무렵 나는 실컷 놀자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고자 한 글이나 실컷 쓰자 했다. 하늘이, 아니, 박근혜 적폐와 그네들이 꽂아넣은 적폐 경영진이 이리도 나한테 소중한 휴게를 주었으니 이때다.. 2019. 3. 21.
봄은 파열이요 균열이다 봄은 밀어내기다. 숙변과 변비와의 싸움이 봄이다. 그래서 봄은 파열이다. 오늘 성남 운중동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병마와 싸우는 친구의 승리를 기원한다. March 16, 2017 나는 이날 친구를 뒤로 하고 한중연 본관 건물 나서다 그 뜰에서 저러한 목련 봉우리를 마주하고선 저리 썼다. 그리 힘겹게 버틴던 그 친구는 기어이 갔다. 2019.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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