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993 등나무꽃 달라붙은 김정은 꿀벌 흔히 꿀벌이라면 짠챙이 종류 토종벌, 혹은 수입산 양봉벌을 생각하기 십상이나, 이 땅에는 똥파리 모양이지만, 덩치는 훨씬 그보다 더 큰 툰실이 벌이 있다. 그 생김은 흡사 김정은이라, 나는 폼새는 김정은이 날개 달았다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 벌은 덩치가 큰 만큼 움직임이 둔하기 짝이 없거니와, 덧붙여 내가 이 벌한테 쏘인 기억은 거의 없다. 주로 집을 짓는데는 논두렁인데, 서울 시내 이리 붕붕 육중하게 날아다니는 저들이 어디가다 집을 짓는지는 내가 알 수가 없다. 이 벌은 꿀벌이다. 논두렁 집을 때려부수어 그 꿀을 빼먹는 재미 쏠쏠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말로 미안하기 짝이 없는데, 그걸 때려부순다고 논두렁 위에 요소비닐 푸대 뒤집어 쓰고 올라가 시퍼런 솔가지 성성한 소나무 가지로 열라 두들겨 했.. 2020. 5. 5. 번식에의 욕망, 송화가루 송화가루는 소나무가 뿌리는 sperm이다. 결국 번식을 위해 뿌리는 씨다. 소나무라고 욕망이 없겠는가? 이맘쯤 소나무 아래 서면 노랑머리가 되며 소나무 아래 의자는 언제나 떡진 노랑 밀가루 반죽인 이유다. 박목월이 말한 송화가루(송홧가루) 정체가 바로 이것이다. 떡진 랩 가수 머리카락 같은 송홧가루 윤사월 박목월 송화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1946) 올핸 공교롭게 윤사월이 낀 해다. 소나무가 꽃을 피우.. historylibrary.net 2020. 5. 4. 여름의 전령 버들솜 지금은 버드나무 버들솜 날리는 시즌이다. 천지사방 목면 가루 휘날리는데 그 정체가 버들솜이다. 물가에서 자라는 속성 활엽수인 버드나무는 지금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고작 이쑤시개 만드는 재료가 전부이나 예로부터 이별의 상징이었다. 버드나무 어디에 그런 맛이 있는지 알지 못하나 그에 해당하는 柳는 흔히 같은 발음인 留와 연동해서 떠나지 말고 머물러 달란 뜻으로 혼용하기도 하지만 별리別離없는 留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래서 떠나는 사람한텐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다시 만나잔 기약하곤 했다. 그걸 받은 사람이 그 버드나무 가지를 어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내 패대기치지 아니했겠는가? 혹 머리 갓끈에 꽂았을 수도 있으나 이내 버려지는 신세는 마찬가지다. 꽃다발도 이내 시들고 마는데 그 하늘하늘한 버들가지야 버들.. 2020. 5. 3. 두릅이 표고라면 엄순은 송이 귀가하니 박스 하나 가득이라 엉아가 접때 김천산 엄마표 두릅이랑 엄순은 다 묵고 짱아치 담굴끼 없다 징징댔더니 가득 따서 부쳤다. 두릅이 두 가지요 한 뭉탱기는 엄이라 두릅은 좀 마이 피어 짱아치로 적당한 거랑 갓순이랑 갈라놨고 엄순은 한창 맛이 도는 딱 그것이다. 마누라가 엄순을 몰라 물어서 내가 그랬다. 두릅이 표고라면 엄순이는 송이나 능이야. 2020. 4. 28. 아수라백작 단풍나무 내가 어린시절 접한 애니메이션 최고봉은 단연 일본을 원산지로 삼는 《마징가제트Z》였는데 정의의 사도 마징가에 맞서는 악인의 화신이 아수라백작이라, 사사건건 마징가한테 그리 얻어터지고도 어찌 그리 오뚝이처럼 볼록볼록 재기해서는 줄기차게 괴롭히는지.. 이 아수라란 말이 인도신화와 불교경전에 빈출하는 阿修羅 Asura 에서 따온 말임은 물론 훗날 알았으니 불교 주특기가 비틀기라, 애초 힌두이즘 인도신화에선 개망나니들을 석가모니 부처 시다바리화해서는 부처의 호위무사로 삼는다는 것인데 아수라 역시 개망나니 짓 일삼다가 개끌리듯 끌려온다. 한데 저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전통을 살려 그를 악의 화신으로 그렸으니, 반인반신인 그 특성에 착안해 몸통 절반을 한쪽은 남자, 반대쪽은 여자라는 괴물을 주물했거니와, 이런 그를.. 2020. 4. 26. 프로포폴 주사 소나무 이런 풍광 심심찮게 본다. 얼마전 드릴로 마구 후벼 파더니 주사기 하나씩 턱 하니 꽂아둔다. 희한한 점이 소나무만 꽂아둔다는 것이다. 왜 소나무만? 소나무가 애국가에 나와서? 다른 나무들은 배가 안 고프단 말인가? 저 봐라 튤립도 나도 좀 달라 애닯게 쳐다보지 아니하는가? 덧붙여 저 주사기 성분은 무엇일까? 내침 김에 하나 뽑아 성분표를 봤으면 하지만, 재피갈까봐 참는다. *** 찾아보니 소나무재선충 방지약인 듯하다. 소나무에이즈라는 그 재선충 방지를 위한 투약 말이다. 2020. 4. 25. 이전 1 ··· 253 254 255 256 257 258 259 ··· 33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