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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907

세운상가 답사 오늘도 영감이 어김없이 불러낸다. 세운상가를 돌자 한다. 접선지다. 여느 때 같음 일단 꼭대기 올랐겠지만 오늘은 생략하고 곧바로 골목길로 기어든다. 마천루 즐비한 서울. 하지만 그 속내 한꺼풀만 벗기면 이런 모습이다. 베네치아 가서 골목길에 놀라지만 그 베네치아 골목길보다 더 좁아터진 골목길이 서울 뒷골목엔 비일비재하다. 질긴 삶이다. 저들이라고 번듯한 현대식 건물에서 번듯한 설비 구비하고 싶지 않겠는가? 저리 악착 같이 벌어 자식 대학 보내고 했으리라. 세운상가가 개발광풍이다. 반발이 만만치 않은듯 반대를 외치는 현수막도 쉬 만난다. 철거를 경고하는 안내판도 곳곳에 대자보마냥 붙었다. 철거가 진행 중인 한 곳이다. 낡은 콘크리트 건물 옥상에 포크레인 덩그러하고 그 밑에선 잔해가 쏟아진다. 골목 돌아가니.. 2019. 1. 13.
부뚜막 장작불에 서린 아버지 불구덩이 앉을 때마다 아버지가 생각나고 당신 저리 담뱃불 붙이던 모습도 떠오른다. 살가움과는 거리가 먼 아버지와는 거리가 너무나 컸다. 후회한들 어쩌겠는가? 저리 나는 쇠죽을 끓였으며 저 불 앞에서 영문법을 공부한 날이 있고,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외기도 했다. 지금은 하나도 기억에 나지 않고 적벽부 앞대가리만 오락가락한다.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 작년 오늘 나는 저랬다. 2019. 1. 10.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한때 그런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읽는 듯 하기에 나 역시 그 대열에서 이탈해 낙오하는 듯 하고, 그래서 나 역시 무턱대고 읽어야겠단 윽박 하나로 꾸역꾸역 손을 대고선 기어이 독파는 했지만, 그때나, 또, 30여 년이 지난 지금이나 그에서 격발한 단 한 구절도 남지 않은 그런 책이 있다. 광대 공연 뒷줄에 섰다가 그 광대 무슨 공연하는 줄로 모른 채, 앞줄에 늘어서 가린 군중이 왁자지껄 박수치니깐 나도 따라 무턱대고 박수치며 장단 맞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나는 광대였다. 우리 시대엔 그냥 아미자라 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찾는 이 있을까? 아무도 찾지 않는 책이 되어 소리소문없이, 나는 간단 말도 없이 그리 퇴장하고 말았다. 고골리의 시대가 있었다. 그땐 그랬다. 고골리를 알아야 하.. 2019. 1. 5.
연기대상식과 함께 맞이하는 2019년 새해 1. 2019-01-01 01:51 기근에 선택지 좁았던 3사 연기대상, 이변 없음(이정현)2. 2019-01-01 01:37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김선아, SBS 연기대상(이도연)3. 2019-01-01 01:33 '아빠' 유동근-'남편' 김명민, 2018년 KBS 연기대상(이정현) 기사 송고시간과 송고기사 제목, 그리고 괄호안은 작성기자 이름이다. 이정현 이도연은 우리 공장 문화부 방송 담당이라, 간밤을 깠다고 보면 대과가 없다. 어제는 2018년 마지막날이라, 다들 일찍 끝내고 퇴근하라 했지만, 유독 방송팀만 저리되고 말았으니, 저들 기사가 말하는 저런 일정들이 항용 기다리며, 이번 연말 역시 예외가 아닌 까닭이라, 두 친구가 어김없이 고생했다. 나야 저 시간대에 깨어있기야 하면야, 그러고선.. 2019. 1. 1.
김창겸 불멸의 공헌 세 가지 영감이 책을 냈다. 경인문화사에 있다가 독립한 신학태 선생 도와야 한다며 그가 차린 출판사 '온샘'에서 꼭 책을 내야 한다고 해서 이리한 것이다. 내년 상반기엔 퇴임하는 형이다. 퇴임이 다가오니 만감이 교차하리라. 이번 단행본 《신라 하대 국왕과 정치사》 서문에도 그 심정 일단을 적었다. 김창겸. 경북 김천산이요, 김천고 출신으로는 드물게 역사를 전공했다. 그의 최고 업적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으로 불리던 시절, 그에서 기획하고 펴낸 《민족문화대백과》 편찬이다. 그의 젊음은 저 사전에 오롯이 녹아들었다. 영남대에서 이종욱 선생한테 감발해서 그 인연으로 성균관대 대학원에서는 신라하대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선생이 《신라상대 왕위계승연구》로 박사학위를 했으므로, 그 자신은 《신라하대 왕위.. 2018. 12. 28.
책 낸 다른 공장 기자를 축하하며 소속 공장이 다른 이경희 중앙일보 기자가 근자 그 자신으론 두 번째 단행본 《좋은 책은 혼자 읽지 않는다》(이랑)를 냈다.내친 김에 옆동네 허윤희 조선일보 기자를 불러내 출간 기념 조촐 점심 겸 초간단 망년회를 했다. 이동 동선 고려해 광화문 복판 파이내스빌딩으로 장소를 정하고, 식당은 허 기자더러 고르라니 중국점 싱카이를 지목한다. 수송동 공장을 나서 그 어중간 교보문고를 들러 두 권을 사곤 앉자마자 던지며 사인하라 윽박하니, "글씨도 못 쓰는데..." 하면서 대가리 긁적긁적 뭐라 쓰지 한참을 고민하더니 "츤데레 김태식" 운운하는 말을 쓴다. 너희 츤데레 츤데레 하는데 무슨 뜻이냐? 뭐라뭐라 장황히 설명하는데, 암튼 좋은 말인 듯하다. 침발라 침발라인 줄 알았다. 기념촬영하자 하며 꼬드긴다. "이거이 .. 201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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