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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5

generalist vs. specialist, 공자의 경우 달항이라는 마을에 사는 사람이 말했다. "위대하도다 공자는. 모르는 게 없으면서도 어디 하나 내세울 데가 없으니 말이다" 공자가 그 말을 듣고는 제자들한테 말했다. "내가 뭘 하나 제대로 할까? 말 몰이에 전념해볼까? 활 쏘기 명수가 되어볼까? 난 말 몰이나 해야겠다." 達巷黨人曰: "大哉孔子! 博學而無所成名." 子聞之, 謂門弟子曰: "吾何執? 執御乎? 執射乎? 吾執御矣." 박학하지만 제대로 아는 게 없다. 제너럴리스트냐 스페셜리스트냐 하는 논란인 듯 하거니와 어째 날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니 뒷골이 잠시간 땡긴다. (2017. 2. 12) 2023. 7. 1.
아이러니 혹은 촌극 공부 안하고 논문 안쓰는 사람일수록, 돈이 많을수록, 남들 앞에 안 나설수록, 암짝에도 암짝 일도 하지 않을수록 깨끗한 사람이 되는 촌극이 빚어진다. 실제로 이른바 구미선진국이 이미 이 짝이 났다. 한 자리하는 놈은 전부 부자고 전부 기여입학한 놈이다. (2014. 6. 20) *** 복지부동할수록 평가점수는 높을수밖에 없다. 열심히 하는 사람일수록 사고를 많이 치는 법이다. 가진 것 없는 사람일수록 악착같을 수밖에 없으니 어디에 이르는 과정에 오직 무리가 많겠는가? 2023. 6. 21.
각주脚注, 표절의 다른 이름 난 내 논문에서 각주 되도록 안 단다. 각주는 원전, 보고서류와 같은 이른바 프라이메리 자료에 되도록 국한한다. 그래서 내 글이 훌륭하다는 말 하지 않겠다. 하지만 우리 학술논문엔 각주가 너무 많다. 덕지덕지 썩은 갑판 밑에 달라붙은 조개껍데기만 같다. 내 보기엔 그 각주 중에 5분의4는 필요없다. 각주가 적을수록, 아니 없을수록 그 글은 훌륭하다는 내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음...결국 내 글이 훌륭하다는 뜻이네? (2014. 6. 20) *** 각주는 결국 신세짐에 대한 고백이요 그 고백은 표절 혐의로부터의 안전장치다. 하지만 글을 망치는 주범이 각주라, 미주라, 협주라, 후주라 이 덕지덕지한 각주가 리딩을 자주 방해하며 그 각주란 것도 살피면 도대체 이런 대목에 왜 그런 각주가 있어야 하는지 의뭉함.. 2023. 6. 21.
꽈배기 부인이 된 라일락 아무리 봐도 라일락이다. 강남 봉은사 경내라 라일락이 몇살을 드시면 저런 꽈배기가 되는가? 광화문 연가 부를 땐 라일락 꽃 향기를 맡는다는데 늙은 라일락에선 늙은 라일락 꽃 향기가 나지 않는가? 저런 라일락이 메마른 대지를 뚫고 오르는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점찍은 시인도 있었다. 그나저나 라일락 맞어? 2023. 6. 19.
갈수록 좋은 식물 광물 순전히 취미 수준이나 요새 갈수록 흥미를 돋구는 데가 식물과 광물이다. 이 둘을 견주자면 후자가 공부 환경이 녹록지 아니해서 광물을 제대로 배울 만한 데가 주변에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대전에 가 있는 지질자원연구원이나 국립중앙과학관처럼 수시로 들러 체계로 살필 광물 자료실이 있어야지만 유감스럽게도 서울에는 내가 만족할 만한 데가 없다. 저 광물은 내가 일찍이 관심을 기울여 나름대로는 파고 든다 했지만, 대체로 약물로 한정했으니 이건 도교 약물학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한다. 그런 경험이 썩 무용하지는 아니해서 예컨대 왜 신라사 화랑을 따르는 무리가 명산대천을 찾아다니고, 특히 동굴을 선호하는지 그 의문 일단을 풀 수도 있었으니 종유석이 약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된다. 반면 식물 쪽은 광물보.. 2023. 6. 13.
출구도 입구도 오직 하나뿐인 남영역 이런 데가 없지는 않겠지만 이 서울지하철 1호선 남영역은 들어가는 데랑 나오는 데가 오직 한 군데다. 그래서 아주 단순하다. 그 구내라 해 봐야 코딱지 만해서 남영역에서 만나자면 헷갈릴 여지도 없다. 그 인근 엎어지면 코 닿는 지점에 퍽 하고 윽했다는 박종철 고문치사실 남영동대공분실이 있다. 지금은 민주화 무슨 기념관으로 분한 시설이 있는데 운영주체가 어딘지 전연 존재감 제로다. 공사는 열심히 하더라. 저 얘기 나온 김에 내가 남영동 주민이나 저 대공분실 소재지는 남영동이 아니다.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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