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는 언론사 문화부장으로 참말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썼다.
내가 그걸로 재직하는 기간 꿈에나 그리던 빌보드 일등을 단군조선 이래 첨으로 BTS가 먹더니, 것도 그런 일을 거푸 네 번이나 봤으니 말이다.
"그러다 봉준호가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는 못 볼 꼴도 봤다. 다시 그러다 같은 봉준호가 아카데미상 작품상까지 거뭐쥐는 목불인견도 있었다.
나는 안다. 저런 사건들이 나로써 빚어진 일이 아니란 걸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언제까지나 내가 문화부장으로 있었기에 종래 같으면 감히 꿈조차 꾸기 힘든 저런 일이 있었음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그에서 딱 하나 예외가 있었다.
나는 노벨문학상을 못 먹었다.
노벨상 종류는 많지만, 문화부 소관은 딱 하나 문학상이다.
나는 그걸 내가 문화부장 재직 시절에 먹고 싶었다.
물론 내가 먹는 것도 아니요, 설혹 그런 일이 있었던들 내가 있어서 그리되었을 것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안다.
그럼에도 저 노벨문학상만큼은 언제나 응어리처럼 남았더랬다.
내가 문화부장 재직 시절 막바지에 한강이 그 후보로 거론되는 일이 있었다.
그에 대한 일화로는 일찍이 정리한 적 있으니 아래가 그것이라
노벨문학상...혹시나 했던 한강
이에서 나는 혹시 4년 전 그때 한강이 수상자로 선정될지 몰라 연락이 닿지 아니하는 한강 대신 그의 아버지 한승원 선생과 연락을 취했다 했거니와,
그 연락 담당이 한승원 선생과 같은 장흥이 고향인 임형두 대기자였다.
마침 임 선배가 아버지 한 선생과는 친분이 있어, 그쪽을 통해 연락을 했던 것인데, 따님이 올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했더니 한사코 그럴 일 없다 사래를 친 기억이 또렷하다.
그건 그렇고 기왕에 받을 노벨문학상, 내가 문화부장 재직시절에 받았음 오죽 좋겠는가 투정 한 번 부려본다.
5년 전 그때 받았음, 나는 전무후무한 4관왕 문화부장이 되었을 것이다.
빌보드 먹고 황금종려상 먹고 오스카 먹고 그에다가 노벨상까지 포식한 그런 문화부장으로 말이다.
라떼는 말야..
'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의 성공에 박수하되 질투 시샘하라 (2) | 2024.10.10 |
---|---|
한강은 좋겠다, 책 다 팔려서 (3) | 2024.10.10 |
부라노, 빨랫줄만 기억에 남은 뺑끼칠 베네치아 아이유 섬마을 (3) | 2024.10.10 |
2024년을 일찍 접으며 (2) | 2024.10.09 |
갈수록 절실해지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던 어른들 말씀 (4) | 2024.10.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