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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5

맞짱 뜬 강유위 康有爲 몇년 전인가? 그 해 한여름 산동성 일대 답사를 감행했다. 어느 산에 올라 석굴 본답시며 땀을 한되빡 쏟아가며 오른 일도 있다. 다시 청도로 돌아와 십년 전에 들른 강유위 고거古居에 들러 그와 맞짱을 한 번 떠봤다. 캉유웨이 강유위 康有爲(1858~1927)...3일 천하로 끝난 무술정변의 주역이요 동아시아 근세 일대 걸물 양계초를 길러낸 선생이다. 그의 대동서大同書... 참말로 황당하기 짝이 없지만, 요새 갈수록 그의 대동서가 끌린다. 대동서가 하는 말이 맞다고 이젠 보기 시작했다.(2015. 5. 13) 2023. 5. 12.
그냥 좋은 나이테 이유가 없다. 마냥 좋아 만나기만 하면 쳐다보고 만나기만 하면 쓰담는다. 혹자는 잘려나감에 애잔할지도 모르나 나는 그냥 좋다. 그렇다고 뭐 거대한 학적 호기심으로 나이테 숫자를 세지도 않는다. 나이테 연대를 말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저 단면이 주는 간결함? 이 마냥 좋다. 2023. 5. 7.
낙양 한위고성漢魏故城을 마주하는 문장론 강화講話 일례 洛阳市文物管理局、汉魏古城保管所热忱欢迎您的到来 중국어는 몰라도, 한자만 대강 읽을 줄 알면 무슨 뜻인지 짐작한다. "낙양시문물관리국 한위고성보관소에서는 당신의 왕림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물론 이에서 열렬히는 '졸라리'의 다른 이름이다. 한데 이 문장은 한국어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사족이 있다. 내가 환영하는 객체는 당신이지 당신의 도착이 아니다. 그러므로 저 문장 중 '的着來'는 필요없다. 함에도 이것이 왜 붙었는가? 첫째, 수식의 욕망이다. 너 당신 이라고만 하면 왠지 허전한 까닭에 저리 사족을 단 것이다. 둘째, 이것이 중요한데 저 문장 대표적인 가분수다. 문장 구조를 보면 '낙양문물관리국 한위고성보관소'가 주어요 그에 대한 빈어가 '졸랄 환영 블라블라'다. '的着來'를 빼어 버리면 문장 균형이 안맞는다.. 2023. 5. 6.
글은 미다시와 첫 줄이 생명을 좌지우지한다 "1938년 4월 4일 새벽, 피레네 산맥의 눈이 녹아 수량이 불어난 스페인의 에브로 강둑 위로 물에 흠뻑 젖은 두 남자가 차가운 물속에서 나와 기어 올라온다. 둘 다 미국인이다." 이제 펼치기 시작한 애덤 호크실드 지음, 이순호 옮김 《스페인 내전》(갈라파고스, 2018) 본문 첫 줄이다. 우리네 직업적 학문종사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글 못 쓴다. 강렬하지 아니한가? 이 한 줄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논문이 글을 죽이고 말았다. (2018. 5. 6) **** 나처럼 한때 혹은 제법 길게 영문학과 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스페인 내전은 《두 팔이여 안녕》으로 수렴하니, 기타 그에 더해 나는 20세기 신종 독재의 한 형태로서 파시즘을 떠올리곤 한다. 이 사건이 참전용사이기도 한 어네스트 헤.. 2023. 5. 6.
한양여성 준비하는 노랑노랑 서울역사박물관 요샌 출근시간 마차서 칼퇴라 보통 다섯시면 땡치고 걸어 귀가한다. 코스도 그때그때 바뀌니 어젠 서울역박 지나는 길에 커피 한잔 하자고 친구들을 불러냈으니 비름빡 보아하니 한양여성을 주제로 하는 특별전을 준비하는 모양이라 상용이 홍현도 군도 한 다리 걸쳤다는 말을 접때 들은 기억이 있어 기별 넣으니 득달 같이 달려온다. 놀고 싶은데 잘됐다 이거겠지. 접때 주제 듣고는 쉽지는 않겠다 했더니 좀 두터비한 보고서 던지는데 이걸 준비하면서 맡긴 외부 용역 결과물이라 이게 있어 가능하다 큰소리 뻥뻥치더라. 좋은 주제 잡았다 싶다. 다만 저걸 어찌 포장하느냐는 문제 아니겠는가? 바쁜 친구들 오래 잡을 순 없어 라떼 한잔 때리고 문을 나서는데 요샌 참 희한한 풀도 많아 테두리 돌아가며 노랑이 이파리 싹틔우는 저런 친구.. 2023. 4. 27.
허탕한 숙대 캠퍼스 등꽃을 회한하며 이맘쯤 등꽃이 만개하는 시즌이라 남영동 사저 기준으로 주변에서 볼만한 등림藤林은 엎어져 코닿을 숙명여대 캠퍼스라 요샌 아예 다섯시면 칼퇴라 퇴청하는 길에 지금쯤 이 숙대 등림 만개했겠거니 하는 기대감 한껏 품고서 사진 몇 컷이나 담을 요량으로 행차했더랬는데 보다시피 만개와는 한참이나 거리가 멀어 왜 이 지경이냐 하니 이 숙대 캠퍼스가 빛이 잘 들지 아니하는 데고 해발 고도도 좀 있어 더디 피는 까닭이다. 우거진 넝클 헤집고 들어가니 이제 갓 피기 시작했으니 이번 주말쯤 절정을 이루기 시작하지 않을까 한다. 떡본 김에 제사하는 심정으로 이 학교 교수질하는 혜은이 찾았더니 신호는 가는데 계속 씹는 걸 보아 하니 수업 중인가 했더랬는데 나중에 문자 오기를 대학원 수업 중이랜다. 얼굴 본지 선캄브리아시대라 커피..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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