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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935

번번한 여행의 발목 파업, 어느 중국 일가 이야기 내가 머무는 크레타 주도 이라클리오 같은 호텔 투숙객 실화다. 저간의 사정은 자세히 알지 못하고 어제 저녁 호텔 로비에서 일어난 일에 우연히 끼어들어 단편으로 들은 이야기다. 주인공은 중국 상해서 산다는 일가족. 부모님과 과년한 아들 딸 넷이서 여행을 왔다가 이라클리오서 페리호를 타고 오늘 아테네로 들어갔다 내일 이스탄불로 가서 중국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다고 한다. 한데 문제가 생겼다. 오늘 오전 10시를 기해 그리스 선박 업계가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배편이 취소되어 버린 것이다. 놀란 일가족이 로비서 대체 교통편 구하느라 법석이었다. 호텔 직원과는 이 사태를 영어로 주고받는 까닭에 내가 사태를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되었고 또, 고국에서도 그에 합류한 듯 스마트폰 스피커폰으로 틀어놓고선 우왕좌왕이라 드.. 2024. 10. 26.
언제나 구관이 명관, 짜를 순 있어도 뒤는 책임지지 못한다 오래전 일이다. 그땐 내가 기고만장하던 때라고만 해둔다. 어느 기관장 이야기라고만 해둔다. 하도 사고만 쳐서 짤랐다. 누가? 내가 짤랐다. 짜르고 새 사람 심음 어케든 좀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짜르는 데만 정신팔려 후임을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왜? 아무리 못해도 이보단 낫겠지 싶었다. 결과는? 그 짤린 놈보다 몇 배나 더 나쁜 놈이 와서 그 기관을 몇 배 더 말아드셨다. 그 후임..놀랍게도 내가 꽂았다. 이건 내가 꽂았으니 난 암말도 안했고 못했다. 저와 엇비슷한지만 조금은 다른 사례. A가 모 문화 관련 기관장으로 내정됐다. 한데 추문이 너무 많이 들렸다. 알아봤다. 그 추문이 상당히 근거가 있었다. 이대로 뒀다간 그 기관을 말아먹을 것이 뻔했다. 좀 고민했지만 결론은 쳐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 2024. 10. 26.
[발칸기행](32) 대청소 하는 날 이제 나들이 열흘이라 손톱도 자라고 발톱도 자랐으니 왁싱해야 할 때다. 어제 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근질근질한 몸뚱아리는 샤워로 씻어내고 덩달아 시염도 쳤다. 오모나 달라진 내 얼굴. 수염 하나 밀었을 뿐인데.. 수염 치기 직전 저 몰골로 내 투숙한 내 호텔 내 식당에서 우거적우거적 씹고 있으니 호텔 종업원이 유독 나만 골라 몇 호 투숙객이냐 물어보지 않았겠는가? 어디 동네 걸베이 난민 거지 온 줄 알았겠지. 산뜻 샴푸 냄새 채 가시지 않은 상태서 장비를 푼다. 먼저 손톱을 친다. 뭐 이 정도면 장화홍련전 출연해도 되겠다 싶은만큼 손톱이 자랐다. 다음 발톱. 생각보단 생장이 느리다. 하도 싸질러다녀 자연 마모됐나 보다. 다음 귀를 후빈다. 생각보다 왕거니가 걸리지 아니해서 실망하지만 종유석 같은 덩치가 스.. 2024. 10. 24.
영덕이랑 충배한테 크레타서 고한다 난 내가 가서 좋은 고고학 현장은 꼭 영덕이 충배 불러다간 내년엔 꼭 같이 오자 한다. 작년 몰타 가서도 그 기겁할 선사시대 거석기념물 보고서도 그랬고 크레타 하니아Chania 라는 데 와서도 다시 기겁할 신식 박물관을 보고서도 그랬다. 왜? 이 좋은 데를 나만 향유하기 아까워서이며 다른 누구보다 저들만큼은 이런 순간을 같이 즐겼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뭐 대단한 코스포폴리탄이라서이겠는가? 이 정도는 같이 봐줘야 더 늙어서도 나눌 이야기가 더 많을 듯해서다. 하지만 그때마다 저 두 친구 반응은 똑같은데 첫째 춘배 씹는다. 아무 대꾸가 없다. 같잖다 이거지. 그 좋은 데를 왜 너가 가냐 왜 나보다 먼저 가냐 이거겠지. 그래서 주구장창 아예 물음을 씹는다. 다음 영디기. 반응이 즉자적이다. 일단 .. 2024. 10. 23.
[발칸여행 스핀오프] 잘 이용해야 하는 호텔 조식당 에어비앤비는 사정이 다르니 논외로 치고 나처럼 천방지축 문화재현장을 싸질러다니는 사람들은 조식을 제공하는 호텔 식당을 잘 이용해야 한다. 물론 한없이 욕심내다 저 꼴이 벌어지고 말았지만 현장에 따라 편의시설 없는 곳 천지고 또 반나절 이상 소비해야 하는 현장까지 겹치면 사전정보 없이 갔다간 골로 간다. 얼마전 들른 델로스 유적이 딱 그랬는데 편의점이라 해봐야 출입구 자판기 음료수가 전부라 무인도에다 유적은 더럽게 넓어 꼴랑 음료수 한 병에 빵쪼가리 하나 준비해갔다가 낭패를 봤다. 작년 폼페이는 그런대로 이곳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이 사전 정보를 주는 바람에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벤또랑 음료수랑 그런대로 준비했기에망정이지 하마터면 열사병으로 죽을 뻔했다. 요샌 호텔 조식당에서도 하도 가져가는 사람이 많아 그런.. 2024. 10. 23.
12년 전 나는 시화호 상공을 날았다 12년 전 오늘 그러니깐 2012년 10월 22일 나는 저 경비행기 타고 시화호 상공을 날았다. 저때만 해도 드론 상용화 전이라 공중에서 내려다 보며 내가 직접 내가 내 눈으로 사진 찍는 일이 꿈이던 시절이다. 드론이 일상이 된 이 시절에도 드론의 최대 약점은 내가 직접 내가 내 눈으로 보고서 포착한 장면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그에도 찍는 사람 의도와 구도가 들어가긴 하나 영 맘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다. 저 경비행기는 그 동호회 회원들이 모는 그것이라 그네들 비행장이 시화호에 있었지만 당국은 그 철거에 돌입한 때였다. 물론 그네들이야 그럴 만한 곡절이 있었겠지만 그 처사가 참말로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내가 당시 문화부 기자인 시절이라 무턱대고 기자랍시고 저런 사안을 다룰 계제가 되지 못했으니 안타..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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