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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545

못다 한 말, 아니한 말 나는 농촌. 개중에서도 깡촌 출신이다. 천수답이란 말을 기억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선친과 엄니는 이 천수답으로 연명했다. 부칠 땅이 없고 더구나 돈도 없으니 가난의 악순환이었다.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송아지 팔아 등록금 냈다. 소라고 해야 한 집에 한 마리다. 한데 이 소는 일년에 송아지라 해봐야 꼴랑 한마리를 낳을뿐이다. 이걸 지탱하는 절대의 힘은 실은 정부의 보호막이었다. 요즘 말로 거창하게 하면 보호무역주의 덕택이요 정부 수매가 절대의 존재기반이었다. 한데 어느 순간 이 보호막이 무너졌다. 1986년 연말의 일로 기억하는데 황송아지 한 마리가 150만원 정도 하다가 하루 아침에 15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그 길로 나는 군대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이듬해 상반기에 나는 카투사 시험을 쳤고 그에.. 2023. 8. 1.
비타민C 두 봉다리 주고 사라진 자매 배 타고 어디가는 길에 로마로 향한다는 서른살 서물여섯살 자매와 잠깐 얘기하다 헤어지는데 건강 챙기라면서 두 봉다리를 주고 간다. 나는 줄 것이 없어 마음만 보낸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럽 장기 여행이 붐이란다. 공교롭게 내가 이번에 만난 젊은 친구들이 다 그랬다. 저 시절없이 지난 나는 해직이란 축복에 비로소 그걸 실행하고 있으니 담번 해직은 더욱 알차게 맞이할 것으로 본다. (2017. 7. 31) *** 저 자매는 베네치아 수상 버스에서 잠깐 스쳤으므로 얼굴도 도통 기억에 없다. 다만 저 비타민C 선물이 하도 고마워 혹 인연이 되면 거나하게 대접하고 싶단 생각은 가끔 한다. 혹 저날 나한테 저걸 준 인연이 있는 분은 연락이 왔으면 싶다. 2023. 7. 31.
남편의 불륜과 대통령 남편의 불륜을 알았을 때, 이탈리아 부인들은 총들고 상간녀를 쏜다고 한다. 프랑스 부인은 남편을 쏴버린다. 독일 부인들은 자기를 쏘고 자살해버린다는데 영국 부인들은 침묵에 빠져들고 미국 부인들은 변호사에게 연락하며, 일본 부인들은 상간녀에게 간절하게 사정사정 포기해달라 부탁하고 중국 부인들은 맞바람을 피운다고... 한국은? . . . . . . . . . . . 이렇게 된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 . *** 고교 선배님 서동혁 단국대 교수 얼마전 글인데 본인 작품인지 아니면 다른 데서 긁어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웃을 수만도 없는 까닭이 독특한 대한민국 심성을 제대로 꽂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난무하는 국가 탓 정부탓 당국 탓 타령은 실상 국가가 상징하는 권력집중화 혹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받.. 2023. 7. 31.
건디기가 많은 개태사 인근 연산할머니순대 가고자 하던 추어탕집이 일요일이라 해서 문을 닫아 낭패라 해서 대타라 고른 데지만 실상 이 논산 연산 주변에선 아주 이름 있는 음식점이라 유명하다는 그 이유만으로 이른바 맛집과는 담을 쌓았지만 혹 부근을 지나는 사람들한테는 정보는 되지 않을까 해서 소개한다. 우리 업계서는 아주 유명한 개태사지가 인근 코앞에 있으니 혹 이쪽 들릴 사람들은 참고 바란다. 이 업소는 역사가 오래인 듯하니 오늘 동행 중에선 삼십년 전부터 다닌 사람이 있다. 오늘 방문에서 두 가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첫째 주변이 황량하기 짝이 없는 농촌 면소재지임에도 이용객이 엄청 많아 넓은 홀이 손님으로 빈 자리가 없었고 둘째 전형의 한옥이 아님에도 캐노피 밑 일정한 간격으로 제비집이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으니, 대부분은 이미 새끼들은 이소.. 2023. 7. 30.
그리스는 알로에? 아테네 도착 첫날 파르테논에 오르는데 이 정체불명 식물나무가 자주 눈에 띄어 무엇인가 궁금하던 차에 같은 궁금증을 지닌 어떤 외국 여성이 하는 말을 들으니 알로에 알로에 한다. 알로에 맞을 것이다. 오늘 저녁 아데나이 일몰과 야경 구경한다고 시내 한복판 이상한 방구 만데이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이 추정 알로에가 요상하게 어둠을 밝히더라. (2017. 7. 28) *** 지중해 식생대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로마의 소나무와 투스카니의 사이프러스나무, 그리고 그리스의 이 알로에를 뺄 수 없다. 알로에가 늙으면 저리 되는 모양이라, 혹 알로에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무척이나 나한테는 독특한 풍광을 선사했다. 특히 야광에 비친 그것은 오묘 그 자체였다. 지중해성 식생대는 사막에 가까워 이곳을 대표하는 올.. 2023. 7. 28.
김재근에서 맥아더까지, 헌책방서 낚아챈 회고록과 회고록들 어제 이만 팔천원에 어느 헌책방 뒤져서 긁어다 놓은 회고록들이다. 회고록은 실록이다. 특히 국가에 의한 관찬사서 편찬이 폐지된 근현대에 저런 회고록은 중대성을 더한다. 이것이 회고록 첫번째 특징이다 장점이다. 회고록은 제아무리 객관을 가장한다 해도 변명과 자랑으로 흐르는 숙명이 있다. 이 지점에서 회고록은 이른바 사료비판이 끼어들 여지를 필요조건으로 제시한다. 거기엔 과장과 거짓과 왜곡이 혼재 탑재한다 실상 광개토왕비도 장수왕의 지 애비 회고록이다. 진짜로 솔직한 회고록은 읽기가 거북하기 짝이 없다. 카사노바 회고록이 그렇다. 이것이 회고록이 주는 두번째 매력이다. 회고록은 관찬사서의 생략을 벌충한다. 나아가 법과 제도가 실제로는 어떻게 삶의 현장에서 통용했는지 그 생생한 목격담이다. 이것이 세번째 매력..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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