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호적, 족보, 일기 이야기 (역사인구학)616

생활인으로서의 조선 사족, 그리고 일기 일기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선 사족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활인이란 점이다. 그들 역시 집안 살림 걱정을 했고, 그가 걱정을 하지 않으면 주변에 누군가 (백프로 그 집 마님이다) 그 역할을 해서, 사족이라고 먹고 살아야지 않겠는가? 오늘은 무슨 수입이 있었고, 내일은 무슨 지출을 해야 하고, (이것이 조선시대에는 선물의 형태로 나타나는 시기가 아주 아주 길다)꼼꼼히 기획하고 관리해야 했고, 그러고도 남으면 책을 봤는지 술을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우리처럼 생활인이었다 할 것이다. 조선시대 사족하면 누구나 도학자, 소학동자 등 사족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봐주기를 원했던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이는 우리 현재의 세상에도 평생을 공부만 빼고 다 하고 돌아다녔던 이들.. 2026. 8. 24.
책의 완성은 제본, 또 그 완성은 표제 묵재일기를 보면, 책 만드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묵재도 미암만큼이나 책 욕심이 많았는지 틈만 나면 종이 사모으고, 관에 종이를 보내서 무슨 무슨 책 인출해 달라고 부탁하는 게 일인데, 그렇게 부탁받은 목판이 관에 있으면 그걸 찍어서 인출한 종이 그대로 보내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인출한 종이를 받은 묵재는 자기 비용으로 그 책을 묶어 제본하고 표지에 제목을 폼나게 써서 마무리한다. 재미있는 것은 묵재는 나름 명필이었는지그에게 자기들이 꾸민 책 제목을 표지에 써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책 표지 글씨는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나름 명필 소리 듣는 사람들이 어렵게 구한 책 표지 제목을 적어주는 일이 폼나지 않겠는가? 우리가 그런 것처럼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도 .. 2026. 8. 24.
송시열은 어디에서 북벌의 영감을 얻었을까 조선후기, 특히 호란 이후의 북벌론에는누가 뭐래도 중국 송대의 역사가 영향을 많이 주었다 할 것이다. 남침하는 오랑캐와 정통의 사수,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분주한 사족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송대의 역사는 조선의 사족들에게 굉장한 영감을 주었을 것임에 분명하다. 송대는 조선의 국교라 할 주자학이 태동한 시기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시종일관 남하하는 북방 민족들과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도 호란 이후 조선의 사족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역사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조선의 선비들은 어디에서 송대의 역사를 취하여 이해하게 되었을까. 조선후기의 사족들 입장에서 본다면 송-원대의 역사는 그다지 멀지 않은 시점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미 호란 이후의 조선과 송원대의 역사는 길게는 수백년의 시간차를 둔.. 2026. 8. 24.
조선이 소비한 송감宋鑑이란? 그들의 독서폭 조선시대 일기에서 흔히 통감이라고 나오면, 사마광이 쓴 자치통감 전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는 소미 선생이 쓴 통감절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종이 수급이 원활치 않아 자치통감 전질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왠만한 장서가로 불리던 미암도 일기를 보면 자치통감 권질 빠진 책 채우기에 바빴고, 다른 일기에서 통감을 읽었다 하면 앞뒤 문맥을 보면 거의 통감절요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요즘 한문서당에서 통감을 가르칠 때 거의 통감절요를 강독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조선시대 사족들의 독서의 폭은 우리 생각보다 많이 좁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 일기에 자주 나오는 책 중에 송감, 혹은 송사라는 것이 있다. 이는 물론 송사 전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송감이라는 것도 자치통.. 2026. 8. 24.
번역사업..문집 번역은 줄여야 한다 이전에 한 번 쓴 것 같은데, 우리나라 한문 원전 국역 사업은 귀중한 인적 자원을 투입하여 진행하는 것으로허투루 낭비되면 안 된다고 보는 바, 문집 번역을 수도 없이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문집 번역은 그 숫자를 줄이거나 아니면 문집 전체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고그 중 선별적으로 번역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문집 번역은 도서관 등에 가보면 수도 없이 되어 있는데정작 그 문집을 인용하여 쓴 논문은 거의 없다. 이 문제로 일언이폐지하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번역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요즘으로 치면 정년기념논총이나 다름 없는 문집을 모두 얼음판에 박 밀 듯이 박박 번역하다 보니도대체 왜 이 책이 번역되어야 했는지 알 수 없는 문집이 부지기수다. 학술적으로 중요한 문.. 2026. 8. 23.
호박잎쌈, 조선시대에도 먹었을까? 필자는 호박잎 쌈을 참 좋아한다. 상추보다도 더 좋아하는데, 호박은 우리나라에 17세기나 되어야 제대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니, 호박잎도 당연히 17세기 이후나 되어야 삶아 쌈싸먹지 않겠는가? 쌈 자체는 잘 알려진 것처럼 그 연원이 무척 길어서 고려시대에는 이미 나온다 하지만, 그것은 상추쌈일 것이고, 호박잎 쌈은 아닐 것이다. 호박잎 쌈에 강된장을 얹어 먹는 조합은 일기나 기록에서는 못 본 것 같은데, 상추쌈은 기록이 좀 있지만...혹 보신 분은 알려주셨으면 고맙겠다. 2026. 8.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