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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는 내 눈으로 읽는다 이거 사람들이 농담처럼 받아들일 듯하지만, 다시 말하거니와, 나는 어떤 글을 쓸 때 네버에버 해당 주제 혹은 소재에 관한 이른바 선행연구성과라는 거 일부러라도 안 읽는다. 있다는 걸 알아도 안 읽는다. 왜? 그래서 하는 실수가 한둘이 아니겠지만, 그걸 읽는 순간 내 시각을 잃어버리는 까닭이다. 내가 내 눈으로 역사를 대해야지 내가 왜 그딴 허접한 쓰레기에 휘둘려서 그게 맞니 틀리니 해야겠는가? 물론 내가 대하는 역사라는 것도 엄밀히는 2차 3차 가공한 데 지나지 아니해서 요즘 한창 손대는 고려사만 해도 고려사니 고려사절요는 조선 전기 그 역사를 정리한 조선초기 이데올로그들 시각으로 재단한 것이기는 하다. 그래도 저 시대 직접 증언이 거의 망실하고 그나마 2차 가공 3차 가공을 거친 것이기는 하지만, 저렇.. 2024. 2. 8.
[제3차 고려 막부정권] (4) 쿠데타 이틀 만에 막부를 만든 김훈과 최질 상장군 김훈金訓과 최질崔質이 주도한 쿠데타 군은 개떼처럼 궁궐로 들이닥쳐 덕석 말이를 해서 흠씬 두들겨 팬 황보유의黃甫兪義와 장연우張延祐를 현종 앞에 던지며 이 놈들을 내쫓으라 요구한다. 앞선 왕 목종이 어떻게 최후를 맞았는지를 생생히 기억하는 현종으로서는 아이고 나도 형님따라 가는구나 하고 자포자기했겠지만, 그네들 요구사항을 들어보니 순진하기 짝이 없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들이 왕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이 위기를 벗어나야 했다. 그들을 요구를 거부하면? 그 자리서 쫓겨나거나 목이 달아나기 때문이었다. 이 대목 고려사절요 기술은 다음과 같다. 왕은 여러 사람(쿠데타 주역들) 뜻을 거스르기가 조심스러웠으므로 일단 그들의 청을 따라 마침내 〈장연.. 2024. 2. 8.
인신공희 그 피나는 역사 <상나라 정복翦商> translated by 홍상훈 역자 후기에서 그동안 알고 있던 문왕과 강태공, 주공, 공자는 조작된 허상에 지나지 않았다! 고공단보古公亶父부터 계력季歷, 문왕에 이르기까지 주족周族은 상나라에 예속된 상태로 동족인 강족羌族을 사냥하여 상나라의 제사에 쓰일 인간 희생으로 바치면서 굴욕적인 삶을 살았다. 그 와중에 계력과 문왕의 장자 백읍고伯邑考가 인간 희생으로 바쳐졌고, 심지어 문왕과 다른 자식들은 백읍고의 살로 만든 육장肉醬을 먹어야 했다. 도덕적이고 인자한 성왕으로 알려진 문왕은 알고 보면 비정한 인간 사냥꾼이었고, 그 자신이 유리羑里의 토굴에 갇혀 인간 희생의 후보자가 되었을 때는 인육을 먹고 와신상담하며 반역을 준비했던 효웅梟雄이었다.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돌아와 자기 저택의 비밀 토굴 속에 숨어 몰래 편찬한 《역경》은 단순한 점.. 2024. 2. 8.
[백수일기] 하루를 보내는 방법 늘어지게 잔다. 언제까지? 밥줄 때까지다. 언제까지인가? 대체로 정오가 가까워오는 무렵이라, 이때 식사를 아점이라 한다. 백수가 하루 세 끼를 먹을 수는 없다. 자연스레 앵겔지수를 높이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일거양득이다. 아점을 먹고선 또 잔다. 왜? 잠이 잠을 부르는 까닭이다. 그래서 잔다. 보통 서너시에 일어난다. 그러고선 나간다. 저녁 사준다는 자리로 간다. 이리 되면 하루가 만사형통이요, 하루가 만사형통이면 한달이 만사형통이요 한달이 만사형통하면 일년이 만사형통이다. 2024. 2. 8.
충효 말고 구할 게 없다? 친일파 이윤용의 글씨 "모든 일은 충효 바깥에서 구하지 않는다[萬事不求忠孝外]!" 좋은 말이다. 헌데...그 말을 붓으로 적은 이가 누군가 하니 '90을 바라보는 늙은이 이윤용李允用'이란다. 이윤용, 이윤용이라... 누군가 하여 찾아보니 이완용의 형(친형은 아니다. 이완용이 양자로 들어간 이호준의 서출 아들)이다. 우리가 다 아는 그 매국노 이완용 맞다. 그 형 되는 이 사람도 동생 못지않은 친일파였다. 더 흥미로운 건 그 장인이 '조선 근대의 괴걸' 흥선대원군이었다는 사실. 이보시오, 대감. 다 좋은데, 대감이 하실 말은 아니지 않소? ㅡ 이 글씨를 보여주고 포스팅을 허락해준 소장자께 감사의 말을 올린다. 2024. 2. 8.
내가 있건 없건 잘 돌아가는 세상 자기 일에 대한 긍지가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없으면 세상이 망하는 줄 안다. 그런데-. 사실 그렇지는 않다. 어쩌면 당신이 더 잘 될 세상을 앞에서 막고 있었을 수도 있다. 젊은 친구들이 미덥지 않다고 하지만 그 친구들이 사실 당신 때문에 더 발전을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긴가민가 하다면 한 번 슬쩍 일년만 일에서 빠져봐라. 아마 그래도 잘 돌아갈 것이다. 그때가 바로 그 일을 접을 때다. 앞에서 자기가 가로 막고 있으면서 빨리 자신을 밟고 나갈 후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 하지 마라. 한가지 위안은 뭔가 하면, 그렇게 정리하고 세상에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이 더 없을까를 찾아보면 의외로 다른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이 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집착 때문에 보이지 않았을 뿐.. 202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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