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0054 주자소에 삥땅쳤다는 동활자, 인사동 그거야? 사가정四佳亭 서거정徐居正(1420~1488) 필원잡기筆苑雜記 제1권에는 조선 초기 활자 양상을 참말로 일목요연히 정리한 구절이 있으니 다음이 그것이다. 태종이 일찍이 주자鑄字를 만들었는데, 모양이 썩 좋지는 못하였다. 경자년에 세종이 이천李蕆에게 명하여 중국의 좋은 글자 모양으로 고쳤는데, 이전 것에 비해서 더욱 정교하였으며 이를 경자자庚子字라 한다. 갑인년에 세종이 명하여 좋은 음양자陰陽字 모양으로 다시 주조하였는데, 극히 정교하였으며 이를 갑인자甲寅字라 한다. 경자자는 작고 갑인자는 컸는데 인쇄한 서책이 매우 아름답다.세종 말년에 안평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이 쓴 글자 모양과 강희안姜希顔이 쓴 글자 모양으로 다시 주조하였는데, 인쇄한 서책이 점차 예전만 못하여졌다. 지금에 동자銅字는 다 공장工匠들이 훔.. 2025. 2. 18. 만들다가 버린 비석, 뭘까? 차순철 선생 소개라부여 쌍북리 590번지 일원 유적 2호 초석 건물지에서 출토되었다 하며 보고자는 사택지적비와 비슷한 모습으로 추정한다는데 출처는 호남문화재연구원, 2025, 부여 쌍북리 590번지 일원 유적I 이라 한다. 보니 전형하는 중국식 규형圭形 석비라 문자를 새길 요량으로 줄만 치고 칸은 만들지 않았다. 칸을 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저 단계에서 비석 제작을 중단한 느낌이다. 규모를 보면 몇 글자가 새길 공간이 아니다. 사택지적비랑 비교할 수도 있겠으나, 아닌 듯한 느낌이다. 전반으로 보아 비면만 다듬었고 나머지는 대략 쳐 냈다. 기왕 쓸 거 같음 몇 글자라도 쓰고 버리지 쯧쯧 썼다가 지웠을까? 저것을 깔고 누운 초석 건물지 연대가 저 비석이 생성된 시기 하한선일 텐데 이건 어찌 되는지 모르겠다. 2025. 2. 18. 구석기를 식탁에 올려놓은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 고고학이 진가를 발휘하는 분야는 그네들 시대 구분에 의하면 역사시대보다는 선사시대다. 인류가 등장하면서 그 시원을 열어제낀 구석기를 필두로 신석기, 그리고 그 절반은 문자기록이 없는 청동기시대 중반까지가 인류문화사를 구명하는 데 고고학이 독패를 구가한다 하겠다.저 중에서도 그 기간만 따지면 절대량이 구석기시대다. 내가 세계문화사를 배울 때만 해도 지구에 인류가 출현한 때를 2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 했지만, 지금은 아마 700만년 전까지 올라가기도 하는 것으로 안다. 신석기는 그 시작점과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고 논란이 되기는 하지만, 또 곳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대략 1만년 전에는 들어갔다고 본다. 근동 같은 경우가 좀 빠르다 해도 1만2천년 전을 넘기는 힘들다. 이리 보면 인류역사는.. 2025. 2. 18. 행장을 믿니? 지나가는 소를 믿으리라 [진실]역사학 논문에서 한 인물을 논할 때 그 행장에 따라 나열하는 경우가 십중팔구다. 그래선 안 된다.행장에서 절대 믿어선 안 되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가난해서 일단사일표음 했다. 행장까지 쓰일 인물이면 요새로 치면 최소한 중상류층 이상이다.둘째, 벼슬에 뜻이 없었다. 그런 인물 문집에 실린 부나 표는 과거 시험 답안지다. 90% 이상은 노력했으나 떨어진 것이다.셋째, 그 선대는 세조의 왕위찬탈에 벼슬을 버렸고, 사화 때는 화를 입거나 은거했으며, 혼란한 시기에는 과거에 합격했으나 파방되었다. 이 조건 모두 갖춘 가문은 단언컨대 한 집도 없다. *** related article ***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3대 새빨간 거짓말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3대 새빨간 거짓말1. 가난해서 송곳 꽂을 땅도 없.. 2025. 2. 18. 키워서 잡아먹은 달항아리 앞서 나는 큐레이터 사명으로 키워서 잡아먹어야 함을 역설했거니와, 근자 이런 극명하게 보여주는 보기로 달항아리만큼 유명한 게 없다. 이 달항아리 말이다. 내 기억에 저 키우기 전 시장 거래 가격은 물론 품질마다 다르겠지만 대략 5억원에서 10억원 사이에 거래됐다. 이 시장 가격이 그 키움이 있자 두 배로 뛰어서 곧장 점당 20억원으로 훌쩍 뛰다가 요새는?가격에 상한도 없고 무엇보다 거래량 자체가 뚝 끊겼다. 없다! 아예 물량 자체가 없다. 가끔 외국 시장에서 한 점 나오기는 하는데 그 가격이 천정부지다. 이 달항아리라고 하면 흔히 최순우와 김환기를 지적하지만 천만에! 그네가 그 가격을 올리고 품귀 현상을 불렀다 하겠지만, 저네들 세대에 달항아리는 애교 수준이라 봐줘야 한다. 최순우가, 김환기가 아무리 달.. 2025. 2. 18. 고흐는 이쑤시개만 걸어놔도 대박친다 연전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들렀을 때다. 마침 특별전 두 개를 동시에 하고 있었는데 다른 한 친구는 내가 찍은 사진을 봐야겠지만 암튼 나한테는 생소한 인물이지만 그런 대로 서양 미술사에서는 중요한 인물인 듯했고, 다른 하나가 고흐였다. 이 생소 화가 전시실은 파리가 날렸다. 반면 고흐 전시실은 도대체 발조차 디딜 수 없음은 물론이요 아예 입장 자체가 하세월이라, 나는 물끄러미 그 길게 선 줄, 그리고 저 먼 데로 보이는 전시실 내부 입구 쪽 풍경만 보다가는 도저히 오늘 안에는 들어가기 글렀다 하고선 다른 데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흔히 한국 미술 애호가를 두고선 인상파만 죽도로 혹닉한다 하지만, 천만에!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유럽 천지사방 둘러봐도 그쪽 또한 마찬가지라, 인상파에 환장한다. 개중.. 2025. 2. 18. 이전 1 ··· 274 275 276 277 278 279 280 ··· 334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