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8 십년전에 추억한 이십년전의 부산 20년전 부산에서의 기억들 검찰 얘기 나온 김에 추억에 남을 사건 두 가지 얘기한다. 1. 참여계장 피의자 풀어주기 사건 부산 동부지검 모 검사실 참여계장이 경찰에서 넘긴 피의자를 풀어주는 사건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코미디를 방불하는데 담당 검사실도 아닌데 인수인계 현장에 나타난 이 친구가 피의자를 그 자리서 풀어주어 도망치케 했다. 애초 이 사건은 부산일보 단독이었고 1면 톱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당시 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석간인 부산일보가 나오기 전에 풀을 해버리는 바람에 부산일보가 허탈해 했다. 2. 검사가 피의자 통장에서 돈 빼서 수사비로 부산지검 모 검사가 수사비가 없다고 피의자 통장에서 2천만을 빼내어 수사비로 사용한 사실이 들통났다. 당시 부산지사 선배로 검찰 출입하던 유일형 기자 단독기사.. 2023. 9. 30. 내가 생각하는, 아니 생각한 사진 나야 어림반푼어치 안 되게끔 사진찍기 좋아하지만 그것이 포착하는 장면은 순간이요 그런 까닭에 그런 순간은 영원히 다시 오지 않는다. 더구나 렌즈를 통과한 장면은 굴절과 왜곡의 시비에서 자유롭지도 아니하다. 그래서 흔히 하는 말이 사진에 속지 말라는 경구다. 한데 이 짓도 오래하다 보니 사진이 포착하는 장면은 과장이나 왜곡은 아닌듯 하다는 생각도 가끔은 한다. 우리는 눈을 믿는다. 하지만 그 눈이 포착하는 장면은 지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사진이 포착한 장면은 눈이 놓친 그것일 수 있다. 요컨대 사진은 내가 장착한 또 하나의 눈이다. (2014. 9. 30) 2023. 9. 30. 십년전의 일기를 꺼내어 2014년 10월 1일 기준으로 21년 9개월간 기자질. 요새야 힘 떨어지고 열정 식어 그렇지 이 22년간 줄기차게 기사를 썼다. 500쪽짜리 전집을 낸다면 100권을 넘을 성 싶다. 지어바 죽겠다. 남들이야 좋은 소리 한다.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흰눈썹 휘날리며 현장을 누벼야 한다고... 하지만 권태와 체력/열정의 저하는 어쩔 수 없다. 신라 진평왕 재위 54년 조선 영조 재위 53년 이 친구들 도대체 어떻게 왕질 한겨? 고구려 장수왕...재위 79년. 그의 아들 조다祖多는 아버지 죽기만 기다리다가 쪼다가 되어 사라졌다. 왕위는 곧바로 손자로 갔다. https://youtu.be/Kj1Hx5YDm0Y?si=fHS3DrKAxPsjWee4 2023. 9. 30. 갈구渴求라는 이름의 열차 "기다리는 건 일찍 오지 않아. 두려워할수록 빨리 오지." 내가 기억을 망실한 어느 삼류영화 대사 중 하나인데 그 작가한테 오리지낼러티가 있는지 아님 그 작가가 어디서 본 구절이라 해서 따왔는지 모르겠지만 폐부를 찌른다. 비단 공포뿐이랴? 기대 또한 그러지 않겠는가? 갈망이 갈망인 까닭은 그 더딤에서 비롯하지 않겠는가? 기다림은 애탐이다. 그래서 애는 더 끓는 법이다. 2023. 9. 30. 허영 vanity,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전시장을 가득 메운 함성 국립중앙박물관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불과 작년까지만 이른바 mz세대 관람객 급감을 걱정했다. 입만 열면 이 걱정을 토로했다. 관람객 쪽수는 많지만 전부 숙제하러 오는 학생이나 노인들뿐이다. 그래서 이태원참사라는 울트라비극에 묻혀버리기는 했지만 할로윈데이 축제도 계획했으니 열기는 했을 것이다. 엠지 세대를 글어들이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일년이 지난 지금, 아무도 이젠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엠지건 노인네건 뭐건 쏟아져 들어와서 이젠 제발 그만 와달라 하고 싶을 지경이다. 서양미술은 그만큼 폭발력이 있었다. 양놈 미술, 것도 세계적 명품 즐비하다는 런던 내셔널갤러리 작품들을 늘여놓으니 오지 말라 해도 쏟아져 들어오니 전시장은 북새통이라 느긋한 관람은 불가능한 시장통으로 둔갑했다. 그랬다. 박물관이 무슨 고.. 2023. 9. 29. [김태식이 말하는 김태식] (1) 의심하라 끊임없이 의심하라 누군가 언제인가 고고학을 기초부터 배우고 싶다는 친구가 있었다. 차근차근 기초부터 다지고 싶어했다. 그래서 발굴현장에도 두어번 동행했다. 결론만 말하면 그러다 말았다. 어영부영하다 말았다. 피차 바쁘다는 핑계로 접고 말았다. 하지만 나로서는 체계로 가르치고 싶었다. 일선 대학교육 현장에서 가르치는 그런 교육과는 다른 고고학 교육을 하고 싶었다. 나는 저 무턱댄 교육 방식 경멸한다. 실측을 알아야 하니 하는 그딴 구닥다리 방식 경멸한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은 학부 사년 석사 이년 박사 삼년 도합 도합 구년짜리를 한달 만에 끝낼 자신이 있었고 지금도 이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실측 하나도 못해도, 토층 하나도 구분 못해도 고고학 하는 그런 교육을 하고 싶었다. 저딴 거 하나도 몰라도 누구보다 뛰어난 고고학도.. 2023. 9. 28. 이전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