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491 남북문제, 하나를 향한 중앙집권에의 욕망 요새는 조금은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은데,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런 성향이 두드러진 것이 아닌가 하는데, 첫째 한반도가 작금의 남북으로 두 정치체로 갈라진 현상을 두고 왜 그것을 분단으로 보는가? 둘째 그것을 반드시 합쳐야 하는가? 이 두 가지에 대한 근간에서의 의문이 종래보다는 더 강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저 말은 뭐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 본래 하나였던 것이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로 분리되었다는 사실을 전제하거니와, 그래서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욕망 혹은 당위의 근거가 된다. 이를 간단히 통일운동이라고도 할 만한데, 강제로 분단되었다는 것이 합쳐야 한다는 전제가 되는가? 그런 당위는 윽박이 아닌가? 이런 점들을 이제는 물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저 통일운동을 볼 때마다 한국역사학이 주.. 2024. 1. 24. 임정의 시각으로 식민지시대를 재단할 수는 없다 작금 한국근대사, 특히 식민지시대를 보는 시각은 압도적인 임정 중심의 그것이다. 모든 사안을 임정 주체로서 놓고는 재단한다. 이 임정 주체의 사관이 의미가 없을 수는 없지만, 단일하다는 데 심각성이 있고, 무엇보다 이 시각으로는 막상 식민지 조선을 산 2천만 조선인을 객체화하고, 재단의 대상으로 삼는 데서 더 큰 심각성이 도사린다. 임정의 시각에서 보면 조선에서 식민지 통치를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모든 행위가 반역이 된다. 군수가 되고, 판사가 되고 검사가 되고 경찰이 되고 면서기가 되는 그 자체가 모두 민족의 반역이 되어 친일이라는 이름으로 처단된다. 국선에는 출품조차 해서도 안 되고, 창씨개명을 해도 그 자체가 수치의 대상이며 친일을 형성하는 1 준거가 된다. 조선 내에서 힘을 키우자는 이른바 자치운동.. 2024. 1. 23. 총독부는 일본이 아니다! 식민지시대 연구에서 다른 큰 문제가 바로 저것이다. 조선총독부를 제국 일본 전체를 움직인 내지 일본 정부랑 동일시하는 시각이다. 제국주의가 그렇게 단순할 것 같은가? 조선총독부가 내지 일본 정부에 고군고분했을 것 같은가? 천만에. 입만 열면 일본 정부 욕했다. 저 씨불 것들이 돈도 안 주면서 잔소리만 열라 많고 간섭은 열라 한다고 입만 열면 씹어돌렸다. 총독부한테 내지 일본 정부 혹은 제국의회는 적이었다. 싸워서 투쟁해야 하는 적이었다. 때로는 읍소하고, 때로는 협박하고, 이렇게 하면 우린 못 해먹는다. 이 고전적인 길항이 총독부랑 내지 일본과 시종한 관계였다. 총독부는 독자적인 법률 제정권이 없었다. 법률은 지들끼리 내지에서 행정부랑 의회 지 맘대로 하고서는 총독부에는 고물 하나 던져줬다. 그래서 나온.. 2024. 1. 23. [自述] 세 가지 회환 내가 기자가 되고 나서 초창기에 나름대로 정열을 쏟은 분야가 있으니 이른바 전후청산 관련 문제가 그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나는 원폭피해 문제와 시베리아 삭풍회, 그리고 이른바 위안부 문제에 주력해 그때 그 당시에는 이를 life work로 삼고자 하는 욕망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일전에 내가 어떤 자리에서 말한 적이 있듯이 이런 열망은 한 사건으로 완전히 내 뇌리에서 지워버리기로 하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위안부 문제에 직면한 일본정부가 아시아평화기금이라는 걸 맹글었으니, 이 사태에 대응하는 국내 관련단체, 아직은 그 실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행태에 실망을 거듭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또 하나 짚을 문제가 있다. 첫째 이른바 역사학계가 대표하는 학계와 둘째 동료 언론의 문제였다. 그 .. 2024. 1. 22. [自述] 장미여관 vs. 올림픽여관 나한테 익숙한 여관이 요즘은 모조리 모텔이라는 이름으로 변모했다. 개중에는 호텔도 있는 듯하다. 여인숙, 여관이라는 간판은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사라졌다. 우리가 신촌에서 막 생활하기 시작한 무렵, 신촌과 안암골에는 양대 걸물이 화제였다. 안암골에서는 까까머리 김용옥이라는 사람이 여자란 무엇인가를 들고 나와 노상 구멍 얘기만 했고, 신촌에서는 마광수라는 이가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외치고 있었다. 나는 마광수 수업은 딱 한 번 청강했다. 200명은 너끈히 수용할 종합관 교양수업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수업시간 내내 담배를 꼬나물고 하는 말이라고는 x지 x지밖에 없었다. 나는 마광수에게서 얻은 것이 없었다. 그가 말한 장미여관은 신촌의 실제 여관이다. 나도 그 시절에 장미여관을 가본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한다. 한데.. 2024. 1. 22. 김연아는 대한민국을 찾지 않았다 김연아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를 나는 잊지 못한다. 단상에 서서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김연아를 눈물을 흘렸다. 직후 인터뷰가 있었다. 많은 시청자가 그리 생각했을 것이다. "성원해준 우리 국민께 감사하다" 나는 김연아가 무슨 말을 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무래도 그리 아니 행동할 듯해서였다. 한데 진짜로 김연아는 대한민국 혹은 국민이라는 말은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홀가분하다고 했다. 끝나서 홀가분하다고 했다. 그외 아무 생각도 안났다고 했다. 순간 나는 직감했다. 이제 우리한테 익숙한 스포츠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말이다. 국가와 국민을 팔아먹는 시대는 갔다. 김연아는 그것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서막이었다. 동계올림픽의 민족 코스프레? 북한 이벤트? 북한을 우리 민족이라고, 그것을 민족통.. 2024. 1. 22. 이전 1 ··· 95 96 97 98 99 100 101 ··· 41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