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489 문화재 현장을 배회하는 운동장 광활주의 해체주의를 버릴 때다. 모든 문화재 정비현장이 이 꼴이라 나무는 다 베어내고 광활한 운동장주의가 판을 친다. 미륵사지 현장에도 나무 하나 없고 황룡사지 현장에도 나무 하나 없어 그나마 있던 감나무조차 베어버렸으며 거돈사지엔 한쪽 귀퉁이 느티나무만이 기적으로 살아남았고 회암사지엔 나무라곤 단 한 포기도 없다. 그것이 초래한 재앙은 한여름에 적나라히 드러나니 그늘 하나 없다는 점이다. 저리 만든 자들이 이 땅의 고고학도 건축학도 문화재위원이란 자들이다. 나무는 왜 베어버렸으며 나무는 왜 못 심게 하는가? 맨날 하는 꼴이라곤 옛날 수종 옛날 수종 타령만 일삼으니 이런 나무는 일본 수종이라 해서 안 되고 또 이런 수종은 전통 조경 나무가 아니라 해서 안 된단다. 요샌 저런 현장만 가면 울화통이 치민다. 남대문 .. 2023. 8. 22. 환호와 갈채, 부패의 자양분 권력과 정부를 부패케 하는 힘은 권력과 정부 그 자체가 아니다. 그들을 향한 환호와 갈채가 원천이다. 독재는 이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잘하는 권력, 잘하는 정부는 있을 수 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권력 정부만 있을 뿐이다. 마뜩히 해야 할 일을 한 데 지나지 않는 권력과 정부를 환호갈채할 수는 없다. 모든 권력을 향해 국민이 들어야 할 것은 갈채와 환호가 아니라 몽둥이어야 한다. 2023. 8. 22. [공립박물관 sPINOFF] 왜 도서관은 안 먹는 욕을 박물관은 바가지로 먹는가? 같은 문화기반 시설이라 하는데 도서관이 결코 존재론에 휘말리는 일은 없다. 설혹 도서관이 이래야 하는가 하는 욕을 먹는 일은 있으나, 왜 도서관이 있어야 하느냐는 논란에 휘말린 적은 단군조선 이래 없었고 아니 그보다 더 먼저 인류 탄생 이래 있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같은 문화기반 시설이라 하는데 박물관은 사정이 영 딴판이라 걸핏하면 존재론에 휘말려 그것이 꼭 있어야 하는가를 묻는 일이 많다. 이런 사정은 시대 장소를 불문해서 한국사회를 예로 들건대 둘이 병존하는 일이 많은 대학사회만 해도 박물관은 그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데 실패해서 심지어 졸업 때까지 그 대학 소속 학생으로 박물관 단 한 번 가보지 못한 이가 대다수이며(내가 그랬다.) 심지어 졸업. 때까지도 박물관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이.. 2023. 8. 21. 착한 것 만한 죄악 없다 참지 못하고 또 쏟아내고 말았다. 너 착한 것 만큼, 혹은 착하다는 말 듣는 것보다 더 큰 죄악 없다. 세상은 말이다. 그 착하다는 사람, 혹은 착하다고 끊임없이 세뇌 당하는 사람들을 피 빨아먹는 데다. 착하다? 그건 죄악이다. 왜 내가 착해야 하느냐? 그 착한 사람 아흔아홉 명을 착하지 아니한 한 사람이 피 빨아먹는 게 세상이다. 그렇다고 사악하다는 말까지 들을 필요가 없지만, 적어도 영악하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이용당하지 않는다. 다시금 이른다. 착한 것 만한 죄악 없다. 왜 내가 착해야 하는가? 공자가 착했는가? 맹자가 착했는가? 내 보기엔 영악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면서 남들은 착하라 했다. 2023. 8. 21. 곤충 미쳐 다니는 아들놈을 보면서 저 곤충 덕후가 잠깐하다 말 줄 알았다. 한데 증세가 더욱 심해져 이젠 어찌할 수가 없다. 그만 하라 말린 적은 없다. 군대까지 갔다와서 예비군에 편입된 놈이 어찌하다 아주 용케도(실은 지 엄마 덕분이다만) 대학 학과도 무슨 곤충학 관련으로 기어들어가서는 점점 더 증세가 심해져서는 새벽마다 메뚜기니 뭐니 하며 찾아서 중랑천으로 기어가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와서는 그 채집한 곤충이 뭐가 그리 좋은 지 애비 서재로 와서는 이게 뭐다 이게 짝짓기하는 거다 알 낳는 거다 블라블라하면서는 내가 그래? 하고 영혼없는 대답을 하면 이건 찍어서 유튜브 안 올리냐 한다. 그래 가끔씩 유튜브에 오르는 그런 영상들은 압력에 굴한 것이라 말해둔다. 어제는 양평곤충박물관이라는 데를 데리고 갔다. 이 놈은 현장 체질이라 박물.. 2023. 8. 21. 분노와 절박, 주저앉음에의 저항 투자, 특히 그 대상이 사물일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일 때도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윈윈이다. 나도 그를 통해 내가 없는 그 무엇을 얻고 그 또한 나를 통해 그가 없는 그 무엇을 얻어야 한다. 이것이 합작이 성공하는 절대 관건이다. 물론 많은 경우 저 관계는 여러 이유로 이내 흐지부지하거나 심지어 원수로 돌변해서 파탄나고야 만다. 내가 뭐 거창하게 사람을 투자한 적 있던가 자문하곤 하는데 안 해본 건 아니라고 하고 싶다. 이건 일전에 한 말인데 개중 그런 대로 잘 풀리는 사례가 없지는 않으니 이 경우 거의 예외없이 나중에 잘 되서서는 지가 잘 나서 그리된 줄 알더라. 물론 이건 내 기준이고 내가 투자한다 생각한 저쪽에선 얼마든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건 안다. 내가 무에 거창한 인재 투자를 하겠는가.. 2023. 8. 20. 이전 1 ··· 150 151 152 153 154 155 156 ··· 41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