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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616

발굴체험, 혹 나만 좋은 고고학 교육 프로그램 아닌가? 나는 그리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반대했는데, 그렇게 어케든 시작한 일이 이른바 성공할 때 나는 뻘쭘해진다.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또 그에서 비롯된 예지 능력이라 해도 좋겠지만, 암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했지만 막상 그런 일이 호응이 좋을 때 나는 머쓱해진다. 이런 일이 내 근자의 경험에서 보면 아주 젊은 친구들과 일하게 되면서 뼈저리게 경험했으니, 그래서 늙으면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라 하는지 모르겠다. 요새 내가 문화재 현장을 돌면서 부쩍 자주 나만 좋은 전시라는 말을 한다. 주로 고고학 발굴현장이라든가 박물관 같은 데를 돌면서 더 절감하게 된 것인데, 나 역시 어느새, 혹은 본래부터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런 내 눈에는 참 그럴 듯하다, 이 정도면 괜찮다 하는 데지만, 조금만 그 자리를 비켜나서 .. 2023. 10. 15.
단절의 시간 무정한 듯하지만 당연한 수순이다. 끈은 이렇게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종국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개인간 관계도 마찬가지라 하나씩 끊어지다 종국엔 그 어떤 연결고리도 남지 않게 된다. 물론 죽자사자 하다 원수보다 못한 관계로 돌변하기도 한다. 2023. 10. 14.
매버릭 maverick 나는 저 말을 천방지축으로 번역한다. 나는 저를 선호한다. 내가 저 부류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겪으면서 저 행태를 선호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지금의 나는 확고한 매버릭주의자다. 나를 반추하고 주변을 보면 언제나 저 반대편에 간섭주의가 발동한다. 그리하여 후배들을 조지고 사사건건 가르쳐야 한다는 주의에 철저한 부류가 있다. 지금의 나는 후자를 경멸한다. 그건 내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내삐리 두는 것보다 좋은 것 없더라. 그래 나는 황로학 신봉자다. 진평과 주발에 가까운 황로학 신봉자다. 기자로서 후배한테 일을 맡겨본다. 문화재? 학술? 맡기면 열명 중 열명이 다 처음에는 버벅인다. 지금은 문화재 보도자료도 많이 연성화하고 그나마 말귀를 알아듣기 쉽게 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지만, 십년전만 거.. 2023. 10. 14.
레플리카 천국이었던 10년 전 천안박물관 천안박물관, 명색이 인구 육십만 천안시가 운영주체인 공립박물관인데 전시 고고품 대부분은 레플 리플리카다. 올개 개관 5주년을 맞은 천안박물관은 이 지역 고고 출토품을 국립중앙박물관, 특히 그 산하인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넘겨받으려 했지만 받을수 없어 결국 저 모양이 됐다. 국가가 유물을 독점하는 시스템 혁파해야 한단 말 나는 자주한다. 왜 국가가 독점해야는가? 그리고 반가사유상 반출 사태를 고리로 그 대용품으로 레플리카 제작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똑똑히 봐라. 그것은 교육용 등의 목적이지 결코 진품의 대체물일 수는 없다. (2013. 10. 14) *** 십년 전 오늘 글이다. 이후 내가 한 번은 더 저곳을 가봤지만, 참상을 변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그에서 다시 시간이 흐른 지금, 천안박물관 저 양태는 어떻.. 2023. 10. 14.
‘훈수주의'와 ‘군림주의’를 배격한 새로운 역사를 제창하며 다만, 우리는 이른바 역사의 대중화를 표방하면서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작금의 출판물과는 나름의 차별성을 기하려 했다. 직업적 역사학자들이 집필한 것이건, 아니면 소위 역사학을 취미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집필한 것이건, 거의 대동소이하게도 그들은 한결같이 ‘계몽’과 ‘교시’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오직 나만이 역사를 알고 있으며, 그러니 그런 내가 설하는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훈수주의'적이며 독자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군림주의’가 이들 역사대중물을 장식하고 있다. 원전을 빼어버리고 각주만 지워버리면, 그것이 역사대중물이 되는 줄 착각하는 출판사와 필자들이 너무나 많다. 원전이 지워지고 각주가 지워진다는 것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소멸됨을 의미한다.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 2023. 10. 14.
잊히지 않는 어떤 사람, 김은양 자세한 내력은 내가 아는 바 없어 행장은 쓰지 못하고, 새벽에 깨어 뢰문 하나 지어 영송永送하려다 중단하고 만다. 참 기분 더럽다. 착한 사람 복받아 천수 누린다 했건만, 이미 그것이 거짓임을 저 까마득한 시대 기자의 우상 사마씨 천이 갈파 폭로했거니와, 생각할수록 열을 치받는다. 안식할진저. 훗날 몇 가지 인연 버무려 이리도 훌륭한 사람 살다 2018년 10월 13일 오전 6시 만 43세로 요절했노라 한 줄 초하리다. 김은양 선생, 그댄 이 시대를 대표하는 홍보의 모범이었으며, 다정다감한 한 딸의 엄마였고, 그 기나긴 암투병 중에서도 그 아픈 내색 한 번 하지 않은 이 시대의 마리아 테레사였소. 나는 죄가 많아 극락은 못 갈 테니 훗날 저 무간지옥에서 천상의 그대에게 안부 편지는 보내리다. (Octob..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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