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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궁금증이 문화재를 죽인다 내가 항용 주장하듯이 문화재를 죽이는 주범은 도굴이나 개발이 아니다. 고고학적 호기심이 문화재를 죽이는 제1 원흉이다. 이는 내가 무수한 고고학 현장에서 생생히 목도했다. 발굴현장 보수현장마다 이것 파보라 저것 해체해보란 구호가 난무한다. 실제 그런 요구가 담긴 자문위원 의견서가 남발한다. 그 욕구는 단언커니와 지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한 꼼수지 문화재 자체를 위한 충정과는 눈꼽만큼도 상관이 없다. 이런 놈들이 매양 하는 짓이라곤 몽땅 걷어내고 파제낀 다음 복토다. 유적 보호를 구실로 흙으로 덮어버리곤 그것이 문화재 보호라 한다. 왜 이리 하는가? 지들은 봤기 때문이다. 지들은 다 보고 사진 다 찍어놨으니 남들은 못보게 하겠다는 심뽀에 다름 아니다. 지진에 첨성대가 조금 흔들렸다고 이참에 그걸 뜯고 교정해.. 2022. 9. 19.
말벌과 두더지, 천년왕국 신라를 붕괴하다 간단없는 보수에 기인하겠지만 그 큰 덩치 무덤들이 물경 천오백년을 버팅긴 힘은 요행 이었다. 딴거 없다. 신라인들이라고 무에 더 쌓는 기술이 탁월하다 해서 간단없는 성상을 견뎠겠는가? 저를 보며 지금의 우리는 찬탄하나 그건 남은 몇 개를 상념하는 착시에 지나지 않는다. 남은 것 몇 곱절 아니 몇배 몇십배 몇백배가 이런저런 이유로 망각 멸실 훼손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언커니와 저것들이 버티는 힘은 오직 요행이 있을 뿐이니 근자엔 그런 요행이 법과 행정이 결합해 돈을 쳐발라 무너지면 더 튼실히 쌓아올리는 시대다. 무덤을 만드는 기술이 더 특출났기 때문도 아니요 순전히 요행이라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태풍 힌남누인지 한남노인지 한남로가 덮친 이번 수해에 법흥왕 진흥왕 무렵 신라 왕가의 종족묘지인.. 2022. 9. 18.
spontaneous overflow vs. forced squeezing - 그놈이 그놈만 판치는 사회 이 얘기를 하면서 나 역시 아래에서 이야기할 '그놈이 그놈' '그 나물에 그 밥' 그 당당한 일원이기도 하다는 점을 적기해 두고자 한다. 그래서 이 말을 하는 내가 조금은 당당하기도 한다. 이것이 비단 한국만의 현상인지 아닌지는 알 수는 없지만,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한국사회 곳곳에서는 무엇의 조명을 표방하는 무슨 학술대회가 우후죽순마냥 쏟아지거니와 올해도 어김이 없어 요새 이 업계, 그러니깐 문화교육계에도 하루에도 많게는 십여 개나 되는 학술대회 개최를 안내하는 요란한 공지가 날아든다. 한데 그 꼴을 보면 맨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내가 직간접으로 간여하는 업계를 보면, 맨 그 나물에 그 밥이요 그 놈이 그 놈이라 질려서 악취가 진동한다. 그놈이 그놈 중에 어떤 놈은 기조강연 전문이고, 또 어떤 놈은 토.. 2022. 9. 16.
비울 수 없는 종묘의 주인, 아버지 엄마 관 뚜껑 앞에서 즉위한 신라 신문왕과 영국왕 찰스 3세 서기 681년 7월 1일, 일세의 영걸英傑 문무왕 김법민이 죽었다. 625년 혹은 626년 무렵, 그보다 몇 곱절을 능가하는 호걸 김유신이 기획한 축국 쇼에서 잉태한 그는 아버지 김춘추가 즉위하여 태종무열왕이 되자, 그 장자로 태자로 책봉되고 아버지를 따라, 또 외삼촌을 따라 전장을 누빈 전쟁 영웅이니, 백제를 멸하고 의자왕과 그 태자를 사로잡은 항복 조인식에서는 백제 태자 얼굴에 가래침을 뱉어버린 격정의 소유자였다. 그가 죽자 유서가 공포되었으니, 오늘내일 목숨이 경각에 달린 그 자신 직접 썻을 리는 만무하고, 당대를 대표하는 어느 문장가가 김건희 박사 논문 쓰듯 대필하듯 했으니, 그 전문이 삼국사기 신라본기 권 제7 신라본기 제7, 문무왕본기下에 수록되었으니 명문 중의 명문이라 맨 뒤에 첨부하니 일독.. 2022. 9. 14.
곱씹는 국회 공직자 인사청문회 제도, 악습은 세습한다 안경환과 박성진에 이르기까지 청문회 대상 인사들에서 위태위태한 장면을 더러 봤다. 이런 데에 그닥 민감하지 않는 내가 이 문제를 나름 심각하게 바라본 대목이 있다. 인사 청문회 제도가 도입하면서,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거나, 부적격으로 나온 공직 후보자를 밀어붙인 선구자는 박근혜였다(혹 착오라면 교정해 주기 바란다). 박근혜가 그걸 밀어부칠 무렵, 언론에서는 이미 청문화 관련 법률이 강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실제 박근혜는 이를 밀어붙여 청문회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한데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가 개발한 이 전통의 선로를 그대로 따랐다. 안경환만 해도, 사기 결혼 문제만 아니었어도 아마 임명을 강행했으리라 나는 본다. 김이수를 두고 말이 .. 2022. 9. 12.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윽박과 나치즘 역시 예상한 대로다. 건강한 신체에서 건전한 정신이 나온다는 구호가 히틀러였다는 말은 들었거니와, 《나의 투쟁》에 그 장면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를 위해 그는 체육을 강조한다. 체조를 그리 좋아했는지 이를 강권한다. 그래 이건 뭐 파쇼독재의 구호라 해도 그런대로 내가 동의하는 구석이 있으니 이뿌게 봐주기로 했다. 한데 역사 교육 강화는 차마 눈뜨고 봐줄 수가 없다. 보다시피 난 역사로 먹고산다. 나는 언제나 역사교육강화를 반대했다. 그것이 파시즘의 농후한 징조 중 하나임을 생득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닥 놀라운 사실은 아니지만 역시 히틀러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정신개조를 위한 역사교육. 지금 우리 사회를 물들이는 역사를 알아야만 한다는 구호는 내 아무리 봐도 그 뿌리가 파시즘 나치즘이다. 역사..몰..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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