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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056

어쩌다가 하게 된 기자질 모르겠다. 남들이 볼 때 나는 문화재를 많이 아끼는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설혹 내가 그렇다한들 이 역시 우연과 역사의 소산이다. 어쩌다 보니 기자생활하다 이 분야를 담당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일인 듯해서 공부도 좀 하고 현장본답시며 지금껏 싸돌아댕긴다.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다. 문화재에 대한 회의가 때로는, 혹은 주기발작적으로 매달 찾는 멘스처럼 나를 엄습한다. 문화재란 무엇인가 하는 근간의 문제는 고질처럼 나를 괴롭히고,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과연 바른 방향인가를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런 고뇌가 때로는 허무 전반으로 발전하기도 하거니와 이 모든 일이 다 허무하게 보이기도 한다. 일전에 내가 살아보니 인생은 허무와의 쟁투라는 말을 썼는데 우스갯소리가 아니요 나로서는 심각.. 2020. 10. 21.
[독설고고학] 팽개친 피안彼岸 고고학도들은 증거를 입에 달고 다닌다. 비단 고고학도만이 아니라 거개 모든 학문종사자가 이 따우 말이 무슨 성전이냐 되는양 뇌까리고 다닌다. 이 고고학의 증거제일주의가 지닌 함정으로 흔히 거론하는 저명한 발굴이 1965년 부천 신앙촌 쓰레기장 발굴조사를 든다. 당시 김원룡이 자신이 봉직하던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학생들을 데불꼬 시도한 부천 신앙촌인가 현대 쓰레기장 발굴이었거니와, 조사 결과 고고학적 증거로 드러난 한국민의 식생활 양태는 라면이 주식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라면 봉다리만 잔뜩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다. 내가 이 따우 얘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함정이 실은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고문서...이거 각 집안마다 거의 다 뒤졌다. 거기서 나오는 책을 보고 조선시대 양반.. 2020. 10. 20.
언론은 올마이티 원이 아니다 언론을 향한 우리 사회 전반의 질타 중에 비판만 있지 대안이 없다는 말을 자주한다. 논한다. 어느 정도 타당하면서 어느만큼은 잘못된 생각이다. 언론의 주된 기능은 비판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님은 물론이지만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 언론매체는 그 기능이 부조리의 폭로다. 언론에는 검경 혹은 안기부나 감사원 기능이 없다. 수사권이 없다. 감사권이 없다. 그리고 행정권도 없고 판결권도 없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내 보기엔 언론의 기능은 비판에서 머물러야 한다. 대안 제시는 또 다른 논란을 부른다. 언론이 어떤 대안을 제시한단 말인가? 수사권 행정권 입법권 감사권이 없는 언론더러 올마이티 원 almighty one 을 주문하지 마라. (2013. 10. 19) 2020. 10. 20.
논문은 사륙변려문으로 논문은 문학이어야 한다. 각주 달린 사륙변려문이어야 한다. .. .. 이에 대해선 많은 연구가 있다. .. 이렇게 시작하는 논문, 난 찢어버린다. (2013. 10. 19) *** 그제 글쓰기에 대한 중구난방 생방 강연을 했다. 그에서 나는 우리 학술논문이 지닌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문체의 중요성을 논했다. 그 단초다. 나는 에세이건 논문에서 첫줄을 생명처럼 보는 사람이다. 그것을 여하히 쓰느냐에 따라 그 글은 생명력을 죽이느냐 살리느냐를 결정한다고 본다. 그 글이 무엇이건 이 첫줄로 모든 것이 결판난다. 2020. 10. 20.
사뮈엘 파티는 또 생겨날 것이다 "우리는 두렵지 않다"…참수 교사 기리며 광장에 모인 프랑스인 2020-10-19 00:30 파리 등 전국에서 사뮈엘 파티 연대 집회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우리는 두렵지 않다"…참수 교사 기리며 광장에 모인 프랑스인 | 연합뉴스 "우리는 두렵지 않다"…참수 교사 기리며 광장에 모인 프랑스인, 현혜란기자, 사건사고뉴스 (송고시간 2020-10-19 00:30) www.yna.co.kr 신념엔 백약이 무효하다. 제아무리 네 행동은 명백한 잘못이라 한들 그가 용납하겠는가? 죽어가면서도 알라를 외쳤을 그가 죽어 알라 품에 안겼는지 모르겠으나 그는 간다 확신했을 터이고 실제 갔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저네말로 순교인지 알 수는 없으나 그리 여길 사람이 적지 아니할 것이라는 데 비극이 있지 않겠는가? 21세기에 일어.. 2020. 10. 19.
용꼬리보단 뱀대가리 오랜 중동지역 특파원 생활을 하다 얼마전 귀국한 공장 후배기자가 그 시절을 회고하면서 이르기를 "거기선 이런 소식이 중요하다 해서 사명감으로 열라 써제꼈는데 서울 와서 보니 아무도 관심없더라. 나만 혼자 열낸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소식 몰라도 세상은 잘만 돌아가더라." 내가 오래 몸담은 문화재업계도 밖에서 보면 우습기 짝이 없다. 한줌도 되지 않는 이곳에서 아웅다웅하는 꼴을 밖에서 바라보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교수 사회 비난을 많이 한다. 몇명 되지도 않는 대학원생한테 폭군처럼 군림하며 그 좁은 세상에서 사는 교수놈들, 밖에서 바라보면 같잖아서 말이 안나온다. 한줌도 안되는 권력 휘두르는 꼴이 밖에서 바라보면 웃겨죽을 지경이다. 그런 대학사회에 몸담은 누군가 이 비슷한 말을 하기에 내가 그랬다. "오천.. 2020.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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