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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메모리카드 없는 청계천 이팝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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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감옥소에 들어가 특사가 되니마니 해서 논란 중인 이명박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단군조선 이래 누구도 꿈 꾸지 못한 혁명을 두 번이나 일으키고 그것을 성공하는데, 하나가 버스중앙차로제요 다른 하나가 청계천 복원이다.

후자에 대해서는 물론 아쉬움은 적지는 아니해서 왜 저런 식으로 수직강하하게 강둑을 만들었는지 비판이 있을 수 있거니와 그 짧은 시간에 저만치라도 했다는 건 분명 혁명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담대한 발상이다.

고가도로 철저하고 다시 바닥을 드러낸 청계천 주변으로는 이팝나무를 심었으니, 그리하여 이를 혹자는 이명박나무라 하기도 한다.

각종 비리로 얼룩져 비난과 조롱을 받기는 하지만, 나는 정치인으로서의 이명박은 높게 치며 어줍잖은 주의主義 흉내내며 정의를 독점하는체 하는 야바위꾼 정치인들보다 그가 몇 백배 낫다고 본다.

다시금 청계천변 이팝이 만개했다. 이맘쯤이면 언제나 사진기 들고 청계천변을 따라가며 기록을 남긴다. 어제도 퇴근길에 나섰으니, 일몰에 햇빛 스며든 이팝이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한데 이게 뭔 꼴이란 말인가? 켜고는 조리개 셔터스피드 등등 체크하며 다시 설정하려 하는데 이게 뭐란 말인가?

메모리카드가 없단다. 그제 싸질러 다닌 사진 다운로드한다 해서 메모리카드 빼놓았단 걸 그냥 사무실에 두고 나왔다.

폰카로 찍찍 눌러제끼는데 영 맛이 없다. 자고로 이런 건 카메라로 좍좍 눌러대야 오름가즘이 오는 법이다.

흔히 보는 장면이라 해서, 또 아주 가차운 곳 풍경이라 해서 내일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훅훅 지나친 것이 어디 한둘이던가?

더구나 꽃임에랴? 오늘 놓치면 자칫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꽃임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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