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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만개하는 시즌이라 이 친구 참말로 향내 요란해서 작은 나무 하나로도 주변이 온통 그 특유한 시시쿰쿰 뿜뿜이다.
왜 이름이 라일락이요 그에 해당하는 적당하며 보편이라 할 만한 대응어가 없으니 틀림없이 수입산일 텐데 언제 어디서 한반도로 상륙해 저리 주인 노릇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내가 오가는 주변으로 저 꽃이 만발할 무렵이면 그것만으로도 장관이라 할 만한 모습을 연출하는 데로 두 군데를 꼽거니와
하나가 서울역 맞은편 연세빌딩 인근 그것이요 다른 한 군데가 광화문 교보빌딩 세종로 편 그 무리라
저들이 숲이라기엔 작은 규모지만 평소 왁싱을 잘하고 관리가 잘 되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오가는 이를 멈춰세우는 힘이 있다.
어제는 출근하는 길에 이끌려 기어이 그 냄새 진동할 곳으로 이끌리고는 배고픈 똥개가 전봇대 아래 널부러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 끙끙 거리듯
요놈 땡겨 코끝으로 가져다 보고 저놈 땡겨 다시 코끝으로 말아댕기곤 음~ 하고 나도 몰래 신음했으니 미친 놈 혼차 지랄한다 했을 터
라일락이라 하면 대뜸 나랑 동성동본 T. S. Elliot가 추념하고 그 Waste Land가 언제나 상기함을 보건대 똥폼 잡다 그것이 내면화 체면화한 것인지도 모르겠거니와
그런면서도 문세형 가로수 그늘 아래도 메모리에 믹싱하니 괜시리 유튜브 찾아 그 노래 검색하고는 청승 떨며 지나간 사람을 추념하기도 한다.
그렇게 또 하나의 봄은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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