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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056

선택하는 기억 selective memorization 이른바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그리고 명박산성으로 시끄러운 서울광장 주변을 내가 유심히 살핀 적 있다. 그 인근 맥주집은 태연히 맥주를 즐기는 인파로 미어터졌다. 87년.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가 길거리로 나섰다. 물경 백만이었을런지도 모른다. 거기엔 나도 있었고, 이른바 넥타이 부대도 있었다. 우리는 이것이 전부인 줄 안다. 그때 대한민국 전부가 그랬을 줄로 안다. 두 사건에 나로서 차이가 있다면 한 번은 관찰자요 한 번은 참가자였다는 점이다. 내가 요즘 와서 절감하는 건 이 요란한 잔치에도 그것과는 전연 아랑곳 없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요, 그 숫자가 외려 절대다수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증언하고 기록하는 자들은 대한민국 전체가 그랬다고 주장한다. 아무도 그렇.. 2018. 1. 21.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이유 - 세계유산 삭제 드레스덴 엘베계곡을 덧붙여 논함- 역사유산으로 먹고 사는 애들, 예컨대 이탈리아나 프랑스, 스페인 같은 나라에서도 여전히 세계유산 신규 등재에 열을 올립니다. 이들이 왜 이렇게 할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가 접근하는 가장 큰 이유, 관광을 접목한 지역경제 활성화와는 전연 다르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물론 서구유럽이라고 해서 그런 곳이 없겠습니까만은, 이번에 등재된 터키 에페수스만 해도 세계유산이 되건 말건, 이미 관광객으로 미어터지는 곳입니다. 예컨대 루브르박물관을 프랑스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고 치죠. 프랑스가 왜 이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자 하겠습니까? 관광? 그거 아니라도 미어터지는데???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중국 같은 데는 접근 목적이 완전히 다릅니다. 세계.. 2018. 1. 21.
논문박사 논문박사라는 것이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혹시 내가 잘못 이해했다면 시정을 바란다. 자기가 이전에 발표한 논문을 묶어서 박사학위를 받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확실히 있고, 다른 나라에는 어떤 지 모른다. 국내에는 이 제도가 없다. 왜? 교수 혹은 대학 때문이다. (모든 교수가 그렇다는 뜻이 아니니 곡해마라) 교육부가, 학교가 정한 코스를 밟아야만 석박사 자격을 준다고 강제한다. 왜? 그래야만 대학은 수업료라는 돈을 챙기고, 교수는 대학원생을 노예 부리듯 하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는 대학과 교수라는 틀과 과정을 통해서야만 주물해야 하는가? 현재의 대학원 제도의 폐습 중 상당수는 이런 제도에서 말미암는다. 나는 일본식 논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유일한 대안이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안다. 논.. 2018. 1. 21.
남한산성 수어장대의 소속 심심해서 이것저것 자료 찾아보다가 남한산성 수어장대를 보니 행정구역이 경기도 광주시다. 한데 아무도 광주의 문화재라고 인식하지 않으니, 이 무슨 조화옹인가? 자료들을 보면 남한산성은 경기 광주시, 하남시, 성남시에 걸쳤으되 이중 내부는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라 한다. 한데도 남한산성이라면 그냥 남한산성이지 이를 광주의 문화유산으로 보는 통념이 없다. 더구나 남한산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는 관할 다툼 혹은 행정 편의를 위해 저들 3개 시가 몽창 그 관리권을 경기도로 이관하는 협정을 체결했으니, 붕뜬 것이다. 이것이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는 순기능을 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문화유산은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더불어 그 혜택은 지역사회로 돌아가야 한다. 근자에 저 관리권 이관 협정.. 2018. 1. 21.
문화재도 죽을 자유를 주어야 한다 여러번 되풀이한 말을 거듭 말한다. 문화유산은 붕괴해서도, 썩어 문드러져서도 안 된다는 강박은 청산해야 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아프고 병원에 가듯이, 그리고 종국에는 치매도 앓고 다른 중병도 앓다가 어느날 하직을 고하듯이 문화유산 또한 그러해야 한다. 무너진다고, 썩어문드러진다고 관리 이따위로 하느냐 하는 윽박이 고발이라는 이름으로 통용하는 사회, 저급하기만 하다. 성벽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배불림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무너지면 무너지는 대로 놔두자. 무너져서는 아니 된다는 강박에서 독버섯이 자란다. 그걸로 장사하는 인간들이 문화재 수호자라는 이름으로 발호하기 마련이다. 다 사기꾼들이다. 성벽은 무너져서는 아니 된다는 강박은 결국 무너져서는 아니되는 성곽으로의 둔갑으로 발전하기 마련이니, 이렇게 해서 결.. 2018. 1. 21.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유네스코, 그리고 세계유산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인정받는 곳은 몇 되지 않은 줄로 알며, 개중 하나가 유네스코다. 팔레스타인이라면 내 세대에는 야세르 아라파트(Yasser Arafat, 1929~2004)와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 1935~2003)로 상징한다. 또 에드워드 사이드가 열렬한 팔레스타인 내셔널리스트라는 사실도 팔레스타인을 친숙하게 만들지 않나 한다. 아라파트와 사이드를 양날개로 장착한 팔레스타인이 거의 유일하게 독립국가로 인정받는 국제무대가 유네스코인 까닭에 이들은 외교 총력을 유네스코로 쏟을 수밖에 없다. 그런 팔레스타인이 이번에 그들로서는 세 번째로 세계유산에 등재한 곳이 헤브론 유적(Hebron/Al-Khalil Old Town)이다. 팔레스타인은 유네스코 가입 이듬해인 2012년 예수 .. 2018.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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