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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사막을 걷는 노사연, 이식한 상상

by 한량 taeshik.kim 2020. 6. 29.

 

 

 

박신 작사, 최태석 작곡으로 노사연 2집 앨범 만남 수록곡에 바램이 있으니, 근자 미스터트롯 임영웅이가 새삼스레 관뚜껑에서 이 노래를 꺼내어 다시 불러제끼는 바람에 친숙하게 되었거니와, 그 가사를 음미하다가 도대체가 내 감성으로 이해하지 못할 구석이 없진 않으니 그 한 대목에 이르기를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사하라 사막. 애급

 

꽃길은 그런 길이 주변에 요샌 드물지 않으니 그렇다손 치고, 더구나, 소월 김정식이 이미 진달래꽃이라는 시로써 그런 사기를 쳤으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 맞은편에 갖다 놓은 표현이

 

사막을 걷는다 해도???

 

우리한테 어디에 사막이 있단 말인가? 물론 그 비스무리한 땅이 없지는 않으니, 해수욕장 백사장이 그것이라, 덧붙여 그 변용으로서의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라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해안 백사장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이들이 타클라마칸 사막을 비길 것이며, 사하라 사막을 견줄 것인가?

 

저에서 운운한 사막은 이식한 상상력에 지나지 않는다. 누가 사막을 걷는단 말인가? 사하라건 타클라마칸이건 사막을 걷는 이는 관광객밖에 없다. 사막에는 사는 사람이 없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에 어떤 미친 놈이 사막을 걷는단 말인가? 김병만인가? 

 

 

사하라 사막. 저길 누가 걷는단 말인가? 더구나 이런 사막이 한국엔 없다! 

 

따라서 되먹지 않은 저런 가사는 집어치고 이렇게 바꿔야 한다.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가시밭길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혹은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다마네기 캔다 해도 경운기라 생각할 겁니다. 

댓글1

  • 四叶草 2020.06.29 21:18

    "연말이면 적금 타서 낙타를 사자, 그래 그렇게 사막엘 가자"던 가수 이연실이 생각나는군요. 모든 게 가정이자 상상이였죠.

    그러던 그도 노래말미에는 현실로 돌아옵니다.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30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노사연 역시 끝무렵 현실로 돌아오잖습니까. "사막을 걷다보면 우린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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