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576 장맛비에 실종한 2020 여름, 의심하는 '기후변화' 기후가 완전히 변했다. 2년 전 오늘 8월 4일 간단한 내 언급이다. 그에 개소리 말라는 취지의 지인 댓글 몇 개가 고선박 덕지덕지 장식한 조개 껍데기마냥 붙기는 했지만, 암튼 내가 아는 한반도는 8월이 여전히 무더위라 해도 적어도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우리가 무더위라 하는 시점은 정확히는 장마가 끝나고 8월 초중순인 한달 정도를 말한다. 하지만 2020 한반도는 우리가 아는 그런 무더위가 실종한 한 해로 기록될 듯하다. 조짐이랄까 그런 전조 비스무리한 것이 있기는 했다. 2019-20 겨울은 유난히 따듯했다. 그런 까닭에 올해 여름은 불볕더위를 예상하는 이가 많았고, 아마도 기상청 역시 그리 내다보지 않았나 한다. 물론 이것도 지역성이라는 한계가 있어 듣자니 미국 캘리포니아 쪽.. 2020. 8. 4. [독설고고학] (4) 넘쳐나는 제기祭器 제의시설 문 : 한국고고학에는 제기祭器가 왜 그리 많아요?나 : 응, 원래 많을 수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기도 해.문 : 뭐예요?나 : 응, 이땅의 고고학도들은 지들이 기능을 모르면 다 제기라고 해 .문 : 뭐예요? 장난치시지요?나 : 유감스럽게도 현실이 그래. 지들이 모르는 건 다 제기야. 문 : 아 그래요? 그럼 저도 확실치 않은 그릇 보이면 제기 라고 하면 되겠네요?나 : 그래, 그리 말하면 80점은 먹고 들어가. 100점 맞으려면 "제기로 추정된다"라고 하면 돼.문 : 오호 저도 써 먹어야겠어요.나: 덧붙이자면 이건 유적도 마찬가지야. 아리까리한 건물터 나오잖아, 다 제의시설이라 하더라고. 그럼 내가 모르는 아리까리한 건물터를 보면 이렇게 말하면 됨. "제의 시설". 이건 너무 단정적이니깐 이렇게 말하.. 2020. 8. 3. 2020 한국고고학과 경자 10적 庚子十賊 인문학 중에서도 고고학은 뭉칫돈이 오가는 희유한 분야다. 여타 자연과학에 견주어선 덩치가 작다? 하겠지만 작년 기준 발굴조사비용이 3천억원대다. 웬간한 자연과학을 능가한다. 돈이 오가는 데는 구더기가 끓기 마련이라, 이런 큰시장에서 왜 대학에 돌아오는 게 없냐는 아우성이 교수들을 중심으로 팽배하기 마련이다. 물론 분탕질 일삼는 그들은 그네들 요구가 정의임을 내세운다. 불합리 부정의와 싸우는 민주투사라 가장한다. 명분을 만드는 셈이다. 그런 때가 있었다. 산하 박물관을 주축으로 대학교수들이 고고학 발굴로 돈벌이를 한 때가 있었다. 불과 20년전이었다. 그러다가 주도권이 민간법인으로 넘어갔다. 돈벌이 혈안이라는 비판에 시달린 그네 대부분은 재빠르게 이 흐름을 읽고는 민간법인으로 갈아타기도 했다. 설립자본은 .. 2020. 7. 31. 베네치아 선상에서 만난 자매가 주고간 비타민C 배 타고 어디론가 가는 길에 로마로 향한다는 서른살 스물여섯살 한국 자매와 잠깐 얘기하다 헤어지는데 건강 챙기라면서 비타민C 두 봉다리를 주고 간다. 나는 줄 것이 없어 마음만 보낸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럽 장기 여행이 붐이란다. 공교롭게 내가 이번에 만난 젊은 친구들이 다 그랬다. 저 시절없이 지난 나는 해직이란 축복에 비로소 그걸 실행하고 있으니 담번 해직은 더욱 알차게 맞이할 것으로 본다. (2017. 7. 31) *** 참 감동이었다. 이제는 길거리 가다 마주친다 해도 얼굴조차 알아볼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나 그 맘씨만큼은 계속 가슴 한 켠을 맴돈다. 그네 자매가 혹 이 글을 보거더랑 연락이나 주었음 싶다. 하나 또렷한 건 자매라 했지만 그리 닮은 듯 하지는 아니했다는 점이다. 2020. 7. 31. 선택받지 못한 책 출판을 담당하는 우리 공장 문화부에선 보도자료로 송부한 출판물을 매주 월욜에 필요한 사원들이 가져가라고 내놓는다. 잠시 성시盛市가 이뤄지고 나면 아무한테도 선택받지 못한 책만 남는다. 이 책은 신간 소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출판 담당 책상에서 보이기에 내심 저건 내가 가져갔음 했더랬다. 어제 경매에 나왔는데도 선택받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남아 있어 퇴근길에 내가 거뒀다. 선택받지 못한 책은 사장되고 만다. 이런 교양서가 누군가한테도 간택받지 못했음이 나는 못내 가슴 아프나, 그래도 나한텐 필요한 책이다. 요행이라 할까? 몹시도 씁쓸하다. (2018. 7. 31) *** "게르만족의 침공이 거듭되고 로마제국이 멸망할 무렵 단 하나의 기관, 즉 교회가 파국에서 살아남아 라틴어 문화권의 영속을 보장.. 2020. 7. 31. [독설고고학] (8) 족보없는 분류 명명의 참사 호우壺杅 1946년 박물관에 의한 발굴조사 결과 출토한 청동그릇이다. 보다시피 뚜껑과 몸통 분리형이고 뚜껑엔 꼭지가 있다. 똥구멍에 해당하는 바닥엔 이런 글자들을 돋을새김했다. 乙卯年國罡上廣開土地好太王壺杅十 마지막 十은 글자가 아닌 부호라는 논란이 있지만 나머지는 이론이 없는 판독이라 을묘년 광개토왕 호우 란 뜻이다. 이 그릇에 한국고고학은 꿀먹은 벙어리다. 호우壺杅 라는 글자 때문이다. 호우란 壺 & 杅, 혹은 壺之杅지만 물건이 하나이므로 이 경우 무게중심은 말할 것도 없이 杅다. 다시말해 壺杅란 모양은 壺인 杅라는 뜻이다. 우杅란 물을 담거나 국을 끓이는 그릇이란 뜻이다. 결국 호우壺杅란 모양은 壺인 물(국) 그릇[杅]이란 뜻이다. 壺는 모양, 杅는 기능에 따른 그릇 구분인 것이다. 한국고고학은 왜 등신인가?.. 2020. 7. 30. 이전 1 ··· 330 331 332 333 334 335 336 ··· 43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