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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7

잠재적 범죄자와 法, 특히 동아시아 법률의 금기禁忌 전통 내가 피상으로 아는 수준이라 자신은 없으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았으면 싶다. 이 法이라고 하는 전통이 서구 유럽 및 미국과 동아시아 맥락이 확연히 다르다. 내가 이해하는 한, 저쪽 法은 권리 확보에 주안점이 있다. 반면 동아시아가 말하는 法은 곧 禁이요 忌이니, 하지 말아야 할 목록을 집적화한 것이 법률이다. 근대 이전 동아시아 법률을 보면 내 말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동아시아 전통 법에는 권리라는 개념이 전연 없다. 내가 어떤 권리 혹은 자유가 주어졌는지를 그 어디에서도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法은 곧 禁이기에 하지 말아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 그런 일을 저질렀을 경우의 처벌에 대한 규정만 담았다. 법으로 국한해서 말한다면, 동아시아 근대는 권리의 등장에서 시작한다. 근대 .. 2018. 11. 25.
한글이 과학적이라는 신화에 대하여 "한글이 이 지구상 문자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다."오늘(2012. 11. 7) 광화문 현판 토론회에서 한글 현판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되풀이한 말이다. 한글 과학적이 않다고는 말 안한다. 하지만 과학적이라는 말은 "과학적이지 않은 그 무엇"과의 비교를 통해서라야만 가능하다. 과연 한글은 무엇에 견주어서 과학적이라는 말인가?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영어가 한글에 비해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불어가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히라카나 가타까나가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한문이 비과학적이란 말인가? 조형 원리, 제자 원리가 과학적이라고? 뭐가 과학적이냐? 발음하는 기관 모양을 본뜬 것이 과학적이라더냐? 그러면 뫼 산을 모양을 본떠 山이라는 글자를 맹글어 낸 상형 한자는 과학적이 아니라더냐? 한글이 과학적이지 않다라는 말이.. 2018. 11. 8.
광화문 현판, 영어로 달자! 한자의 변천사에서 허신은 부수를 발명함으로써 제일차 혁명을 일으켰고..이어 반절을 발명함으로써 음절을 나누는 제이차 혁명을 이룩했다. 가장 시대에 뒤떨어질것같은 한자도 부단히 변화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시대변화란 말 남용하지말라. 그 논리 그대로 당할날 멀지 않았다. 좀 있으면 영어로 광화문 현판 달자 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온다. 한글로 해야 한다는 그 논리 그대로 뒤집으면 그것이 바로 영어 현판의 당위성을 담보한다. (November 7, 2012) *** 시대 변화에 맞추어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한글전용자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난다. 요즘도 틈만 나면 이 주장을 일삼는다. 하지만 이 논리 진짜로 조심해야 한다. 그 논리 그대로 갖다 대면, 내가 말한 저 논리,.. 2018. 11. 7.
우골탑牛骨塔과 아버지 돌이켜 보면,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거니와 나는 가난을 팔아먹곤 한다. 그것이 지나쳐 지금도 가난하다고 하는건 아닌지 짐짓 염려되기는 한다. 그 시절에는 다들 그러했다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느냐 하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저 시절을 잊을 수는 없다. 어쩌면 잊지 않고자 하는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잊지 않고자하는 세뇌 교육인지도 모른다. 아버지다. 諱는 淵赫이요, 본관은 김녕이라, 1921년 음력 6월 15일 경북 금릉군 대덕면 조룡1리 222번지에서 출생했다. 선비先妣는 김해김씨이니 같은 금릉군 조마 태생으로 1남1녀를 두었다. 후비後妣 역시 김해김씨라 충무 태생으로 2남2녀를 두었다. 나는 5번째라, 선친이 마흔일곱에 얻은 아들이다. 얘기가 길어질 듯해서 짤라버린다. 아버지가 끌고.. 2018. 11. 5.
교수 겸직, 이젠 고리 잘라야 한다 〈교수 겸직은 김영란법 정신에도 어긋난다〉 현직 국민대 교수인 김병준이 총리로 지명되었다. 그는 국민대 현역교수로서 학교를 휴직하고 참여정부에서 호사를 누리다가 교수로 복귀했다. 이런 교수가 한둘이 아니다. 공직 혹은 그에 준하는 자리를 맡아 현직 교수 신분을 유지한 교수가 천지 빼까리다. 비단 이만이 아니라 상당수 교수가 교수가 본업이 아니라 알바로 여기니, 그런 세태 형성에 저 겸직 허용이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나는 교수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를 알바로 여기며 딴 짓거리에 혈안이 된 교수놈들을 비판하는 것이다. 겸직은 김영란법 정신에도 맞지 않고, 그것이 아니라 해도 기회균등 차원에서도, 그리고 교육받을 권리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다. 교수는 교수에게 부여된 고유한 권리와 의무가 있다. 그.. 2018. 11. 3.
치매 vs 노망, 싱글맘 vs 애딸린 과부 '치매(癡呆)'라 하지만, 이게 얼마전까진 '노망'이었다. 요샌 라틴어에서 유래한 영어를 아예 갖다가 '디멘샤(dementia)'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싱글맘'이라지만, 이게 순한국어로는 '애딸린 과부(혹은 처녀)'다. '치매' 혹은 '싱글맘'이 선호되는 까닭은 그 반대편에 위치한 다른 표현들인 '노망'이나 '애딸린 과부(처녀)'가 주는 공격성을 상대적으로 둔화하기 때문이다. 뭐 그렇잖나? '노망' 혹은 '애딸린 과부(처녀)'라 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비하가 그득한데, 그에 견주어 '치매'는 어쩐지 교양 좀 있어 보이고, '싱글맘'은 모더니스틱까지 하니 말이다. 이와는 결이 약간 다르긴 하나, '위안부(慰安婦)'라는 말은 그 자체 참으로 기분나쁜 말이거니와, 그래서 이에 대한 영어 표현을 보면 항상 "c.. 201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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