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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너덜한 동의보감이 진짜 세계기록유산 대전 한밭교육박물관이 전시 중인 동의보감이다. 보다시피 너덜너덜하고 무엇보다 인본印本 상태가 불량하기 짝이 없다. 보나마나 목판으로 찍어낸 것인데 판본 상태가 형편 없다. 이건 먹을 발라 찍어내는 수준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본래 목판 상태가 그러해서 빚어진 현상이라 봐야 한다. 이렇게 좋지 아니한 목판으로 찍어낸 것들은 그닥 인기가 없다. 왜? 읽기 편하지 않아서다. 보기 불편해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쇄본들. 목판이건 금속활자건 문화재로 지정된 것들을 보면 끼끗하기 짝이 없어 글자들 상태를 보면 무슨 패션쇼를 보는 듯해서 금속활자는 그것이 주는 그 특유한 날카로움은 보는 이의 경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판본은 실상 독자가 없었다는 뜻이다. 판본이 좋다는 말은 그만큼 독자가 없었다는 뜻.. 2024. 3. 23.
[독설고고학] 집터 꼴랑 다섯 개 파고 세계 고고학을 흔드는 영국 영국 고고학은 고작 불탄 수변 건물터 5개로 몇 년간을 천착해 그것이 브리튼의 폼페이 유적이라고 세계 고고학을 쥐고 흔들며 개사기를 치는데, 이짝 고고학도들은 타운 혹은 빌리지만 할 만한 데만 해도 판 데가 도대체 몇 군데인지 모를 지경이라 수백 군데 수천 군데 달하는데도 아직도 더 모자란다고 더 파게 해달라 아우성이다. 저만큼 파제꼈으면 뭔가 연구다운 연구 내놔야 할 게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K-heritage 아닌가? 연구한다는 놈들도 연구는 뒷전이고 맨 발굴현장 쫓아다니며 거기에 학술자문위원 어디 이름 하나 걸치지 않나 기웃대고 그리하고서도 사적 지정 회의에는 뻔질나게 기어나가서 맨 여기서 하던 말 저기서 지명만 바꾸면서도 것도 연구랍시고 개사기 치면서 무슨 문화재위원입네, 학술자문위원입네 개 똥폼.. 2024. 3. 23.
연구자의 마지막은 스토리로 장식해야 한다 일생 동안 밥만 먹으면 했던 연구가 도대체 뭔 소리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그 이야기를 써야 하는 시기가 바로 60 이후이다. 이 시점 이후에는 디테일보다는 전체를, 나무보다는 산을 봐야 하는 시기다. 팩트보다도 스토리를 써야 하는 시기다. 그러자면 닭을 잡던 칼을 버리고 소를 잡는 칼을 새로 장만해야 하고 심지어는 조리법도 달라져야 제대로 된 요리가 나온다. 그러자면 지금까지 익숙해져 있던 연구의 습관을 폐기해야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데, 이것은 벼랑에 서서 첫 발을 떼야 비로소 안 보이던 다리가 나타나던 인디아나 존스의 한 장면과 유사한 것이다. https://youtu.be/sBBbq2g7yf8?si=JiH3gk2vOnNmtN1k 이 시점이 되면 버려야 산다. 2024. 3. 23.
구순각목공렬토기발口脣刻目孔列土器鉢이라는 말 앞서 이 이야기를 한 김에 이 글자를 분석하기로 한다. 저 표현에서 결국 몸체는 鉢[발]이다. 어떠어떠한 발, 이런 의미라 결국 그 앞에 오는 口脣刻目孔列土器[구순각목공렬토기]는 이 鉢을 수식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좀 더 확실히 표현하면 口脣刻目孔列土器之鉢이 된다. 그 앞에 오는 口脣刻目孔列土器는 각각 口脣 / 刻目 / 孔列 / 土器 라는 말 합성어인데, 네 가지에 이르는 이것들이 각각은 또 어찌 연결되는가? 이를 위해서는 하나하나 분석이 필요하다. 첫째 口脣[구순]이다. 난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다만 저 토기를 수식하는 그 맥락으로 보아 질그릇을 구성하는 여러 부문 중에서도 아가리 혹은 테두리에 해당하는 지칭이다. 그렇다면 왜 口脣이 이상한가? 口는 입이요, 脣[순]은 입술을.. 2024. 3. 22.
신참 허준박물관장이 두 달 벼락치기로 만들어낸 동의보감 특별전 동의보감을 논할 적에 이 분야 직업적 학문종사자들도 언제나 간과하는 점이 저 위대한 동양의학 유산이 실은 류서類書라 해서 분류식 백과사전이라는 대목이다. 동의보감은 사전이다. 이 점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류서는 첫번째 특징이 그 분량이 거질이라는 사실이다. 동의보감 역시 당시 입수 가능한 각종 의서류에서 뽑아낸 구절들을 표제별 항목에 맞게 배열하는 바람에 마동석 팔뚝 못지 않은 덩치를 자랑한다. 이런 분류식 백과사전이 살아남는 힘든 그 적절성이다. 다시 말해 얼마나 그 시대 감각에 맞게 분류를 잘하고 그마다 요긴한 정보를 수록했는지가 생명력을 결정한다. 이 점에서 동의보감은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그것이 서양의학이 도입되기 전까지 동아시아 각국에서 성전처럼 군림한 까닭이다. 저 분류를 오려붙.. 2024. 3. 22.
대전시교육청이 만든 한밭교육박물관 Hanbat Museum of Education 대전역 동광장 기준으로 도보 700m 지점 이 교육전문박물관은 설립운영 주체가 대전시 아닌가 했더니 사무처 직접 문의한 결과 대전시교육청이란다. 관람객이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한 느낌을 받거니와, 또 식민지시대 학교가 폐쇄하면서 그 활용을 두고 논의한 결과 박물관 전환이 결정된 때문인지 저 시절 학교 건물이 주는 그런 고씩한 Gothic 인상도 준다. 학예실 분들이 무척이나 친절해서 저런 점들이 궁금해 들린 백발 자발백수의 물음에 하나하나 자세히 응대해 주셔서 이 친절을 대서특필해 둔다. 내친 김에 이 박물관 여러모로 흥미로와서 그 역사를 정리한 도록이 있을 것이므로 비판매용이고 여분이 있음 하나 부탁했더니 우리 사정에 도록을 못만들어 미안하다. 학예직 한 분 계시는데 업무로드가 너무 심해 그런 데 제대로..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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