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9400 나를 규정하는 것은 나 아닌 모든 것 나를 존재케 하는 것은 나 아닌 모든 것이다. 남이 있어야 내가 있을 게 아닌가? 내편이 아닌 저편을 봐야 하는 이유다. 한데 어찌하여 끼리만 남아 지들끼리 한 놈이 선창하면 따라지들이 박수를 친다. 이것이 오래되다 보면 나들(Is)의 집합인 우리만 남아 그 우리가 사회 구성원 전체인양 착각하는 환영에 빠지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가 원하는 바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때, 항용하는 말이 내가 찍지 않았는데, 우리가 찍지 않았는데 너가 어찌 시장이 되고 군수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며 대통령이 되느냐는 불복종으로 반응한다. 페이스북에서도 이런 현상이 노골하다. 그런 나들의 집합인 우리만이 제갈성렬마냥 매양 삿대질에 환성에 찬양이 곳곳에서 솟음한다. 좋아요 숫자 수백개 수천개가 팬덤과 치환한다. 내가 아닌 너, 우.. 2021. 4. 22. 두서없이 잡은 책 느닷없이 서재의 서재실을 멍하니 둘러보다 각중에 저중의 한 책을 펼치고 싶단 생각이 퍼뜩 든다. 왜 그렇지 않은가? 책은 무지막지 많은데 생각이 좀 길어지면 저 많은 책 중에 이것이다 하는 책이 없는 그런 기분 말이다. 이럴 땐 내 경험으로 보면 아무거나 집어야 한다. 그리하여 느닷없이 잡은 책이 이 친구다. 얼마전 우리 공장 문화부를 갔더니 가져가라 내놨는데 선택을 받지 못해 나뒹구는 것을 들어다가 서재 방바닥에 쳐박아 두었으니 그러다 용케도 수중에 들어왔다. 저 두껍한 책이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니 무수한 내 손을 거친 책이 그러했듯 이 친구 역시 읽다간 내치리라. 누구나 그렇듯이 우선 저자를 살핀다. 양코배기다. 보통 이런 양코배기 책으로 국내 소개되는 것들은 보통 수준이 높고 전문성이 있으면서도 문.. 2021. 4. 22. 곧 사라져 갈 것들을 위한 박물관의 필요성 100여 년의 시간이 쌓여 있는 집이다. 서천동에 남은 유일한 기와집(지금은 지붕 수리를 많이 했지만)이다. (강석호 가옥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지금 소유자분은 황00님이시다.) 몇번 갔었지만, 그때마다 아무도 안계셨는데, 이날은 소유자분을 만났다. 원래 2,800평 정도 되는 땅이었는데 주변이 도로편입되어 보상도 받고, 일부는 팔기도 했지만, 이집을 사서 왔을때 좋아하던 부모님이 아직도 생각나서 여기만 팔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다. 연세가 70이 넘었다고 하시니, 아마도 이 집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2019.9.29.) * 송광사 비림 인근의 석각에는 ‘칙령 남여혁파 기해 강석호(勅令 籃輿革罷 己亥 姜錫鎬)’라고 새겨져 있다. 즉 ‘왕명으로 남여를 혁파한다. 기해년(189.. 2021. 4. 21. 마왕퇴馬王堆 태산서胎產書 충북 진천엔 김유신 태실이 있다. 그는 진천 태생이고 더구나 삼국사기에 그의 태실이라 했으므로 이곳이 진짜 그의 태실일 가능성이 높다. 한데 관건은 이를 제외한 태실 조성 관련 기록이 조선시대 이전엔 전연 안보인다는 사실이다. 중국 기록을 봐도 당대 이전 문헌에서 태실 관련 기록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김유신 태실은 평지돌출이다. 한데 내가 십수년전에 검토한 마왕퇴馬王堆 한묘漢塞 출토 백서錦書 중 태산서胎產書를 보니, 그에 태를 안치하는 방법을 기록한 대목이 있고, 더구나 그 대목에 붉은 펜으로 내가 차기劄記하기를, '김유신 태실'이라 한 메모가 있는 옛날 책을 발견했다. 이런 등신 멍충이 바까야로 (2017. 4. 21) *** 마왕퇴 백서白書 중 하나로 본래 이런 이름이 아니라, 나중에 이를.. 2021. 4. 21. 초근목피草根木皮, 그 대표주자로서의 솔피 지금이야 대체로 역사의 유산이 되었지만 춘궁기는 딱 이 무렵이라 쌀독에 쌀이 동나고 보리를 수확하기 직전 몇달은 고통이었다. 이때 초근목피로 연명하거니와 멀건 죽에 나물 이파리 몇 개 던져놓고 끓인 죽으로 연명했다. 요새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관찰 예능을 보면 젤로 듣기 싫은 말이 산은 먹을 게 지천이라는 표현이거니와 제발 저 따위 허황한 말은 쓰지 않았음 싶다. 면적 대비 소출이 가장 적은 데가 산이라 요새야 멧돼지 한 마리면 포식하지만 그 넓은 산을 왼죙일 뒤져도 먹을 거 하나 없는 데가 산이다.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이 산을 개조해야 한다는 통념이 투철한 바, 숲이 지구의 심장이니 하는 엄한 소리 집어치고 산림을 쏵 개비해서 진짜로 가면 함포고복하는 그런 데로 바꿨으면 한다. 예컨대 이 산은 잡목.. 2021. 4. 21. 서애가 얻은 송나라 동전 서애 류성룡(1542-1607)의 문집 을 보면, 벼슬을 다 관두고 하회로 내려와 을 짓던 1604년 어느 비 오는 날에 그가 겪은 일이 하나 기록되어 있다. 어떤 내용인지 한 번 살펴보자. 갑진년甲辰年 6월 12일, 비가 와서 강물이 불어나 양쪽 언덕과 엇비슷할 정도였다. 7월 6일에도 천둥이 치면서 비가 왔는데, 큰아이가 강 언덕 위에서 옛날 돈[古錢] 하나를 주워왔다. 글자가 반은 마멸되었는데, 자세히 보니 숭녕통보崇寧通寶란 넉 자가 있었다. 그것은 곧 송宋 나라 휘종徽宗 때의 물건이니 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의 것으로, 당시에 있었던 일만 가지 일들은 구름처럼 사라지고 연기처럼 없어져 버렸는데 뜻밖에 이 물건이 아직 남아있을 줄이야. 사람을 시켜서 닦고 손질하게 한 뒤에 보니, 마치 주나라 석.. 2021. 4. 20. 이전 1 ··· 1896 1897 1898 1899 1900 1901 1902 ··· 323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