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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최인훈이 떠난 날 오늘 우리 공장 업무와 관련한 긴요한 점심이 있었다.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시행하는 수림문학상 공모전 올해 제6회 예심을 앞두고 그 심사위원들을 모시는 점심 자리가 수송동 우리 공장 인근에서 예정되었다. 시침이 12시를 가리키기 직전, 나는 우리 공장 문화부장 자격으로 문학담당 임미나 기자와 더불어 약속 장소로 갔다. 그 자리에는 문학상 심사위원장 윤후명 선생과 심사위 일원들인 평론가 신수정 교수와 소설가 강영숙 선생, 그리고 수림재단에서 김정본 사무국장과 윤정혜 과장 등이 이미 와 있었다. 앉자마자 자연 화제는 그 직전 터진 노회찬 의원 투신자살사건이었다. 이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오가는 도중에 신수정 선생인지 강영숙 선생인지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그러게 말입니다. 최인훈 선생도 돌아가시고.."라.. 2018. 7. 23.
명당 매미는 사쿠라가 좋은 모양이다.이제는 조만간 누런 색으로 변했다가 져버릴 사쿠라 이파리 하나에 언뜻 5마리는 됨직한 매미가 떼로 붙었으니 말이다. 일가족이 한꺼번에 같은 자리서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한 듯. 매미는 탈속脫俗이란 말과 동일시되곤 했다.그래서 그의 탈각脫殼을 인간이 신선되는 일에 비겨 선화蟬化라 했다. 탈속 혹은 선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과연 그렇게 애벌레를 벗어난 매미가 신선이 되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더 난은 삶을 향해 한 발 더 디딘 것으로 본다. 2018. 7. 23.
카피톨리니박물관 로물루스 형제와 늑대 조각, 젖줘를 둘러싼 연대 논쟁 로마 역사 태동을 말할 적에 거의 모든 출판물에 그 유일한 증언자처럼 매양 등장하는 이 조각은 내가 항용 그 크기와 출처가 궁금했더랬다. 작년 여름, 로마 구심 중심인 베네치아 광장 일대를 하릴없이 돌며 어느 곳을 들를까 망설이다, 서울 남산을 오르내린 기억이 있어, 그런 남산 축에도 들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건방지게 hill이라는 이름을 단 캄피돌리오Campidoglio라는 곳에 올라 언덕배기 하나에 지나지 않는 이곳에 서니, 그런대로 로마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그 정상에 뮤제이 카피톨리니Musei Capitolini라는 간판을 단 전각이 있어 들어갔다가 그에서 바로 문제의 저 조작을 만났다. 나는 다른 자리에서 여러 번 말했지만 박물관 내부에는 두 시간 이상 머물기가 힘들다. 무엇보다 체력 고갈을.. 2018. 7. 23.
역대 정권의 말년 패턴 역대 정권을 보면 패턴이라 할 만한 게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총선에 패배하면서 여소야대가 된다. 차기 대권을 향한 권력투쟁이 치열해지면서 콩가루 집안이 된다. 이를 다잡고자 권력은 검찰을 동원한다. 사정 바람을 일으켜 누가 권력인지를 과시하려 한다. 그리하여 본보기로 두어명 잡아넣고 기업 하나 골라 박살을 낸다. 그 전쟁을 최고 권력자가 독려한다. 하지만 이는 이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잡아넣고 희생한 그들이 결국은 그 정권이 보듬어 안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여론은 외려 정권에 더욱 악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다가 마침 정권 핵심 한두 놈이 걸려든다. 그런 의혹이 제기되면 정권은 아니다고 펄쩍 뛴다. 단호해야 한다는 과시를 하고자 그런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기자를 고소고발하는 신.. 2018. 7. 22.
뚜껑[蓋]은 토기 분류 항목 하위 디렉토리를 만들 수 없다 한국고고학이 지나치게 토기 중심이고, 나아가 그 토기를 포함한 각종 유물 유구에 대한 다대한 분류 중심주의거니와, 언뜻 세밀하게 보이는 이 과정에서 정작 고고학이 저버릴 수 없는 인간을 팽개치는 결과를 낳았거니와, 그런 한국고고학이 신주단지 받들듯 하는 토기 분류에서 그 기종을 중심으로 나눌 적에 '개(蓋)'라는 항목으로 배열하는 것이 있으니, 이는 글자 그대로 그릇 뚜껑을 말한다. 한데 작금 한국고고학 토기 분류를 보면 이를 호(壺)니, 옹(甕)이니, 병(甁)이니, 완(碗)이니, 발(鉢)이니 해서 동등한 가치를 두어 병렬로 나누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본다. 하지만 개는 저들 토기의 부품이지 기종이 아니다. 따라서 이를 포함한 기종 분류는 분류학 근본조차 망각한 오류다. 같은 논리대로라면 받침인 대(臺)나.. 2018. 7. 22.
새암 없는 부인 한시, 계절의 노래(125) ♣죽부인(竹夫人)♣ 송 조시소(趙時韶) / 김영문 選譯하고 評함 옥 같은 뼈 얼음 피부여름에 서늘하니 질투하는 사람 없어침실을 오로지하네 취옹도 기꺼이몸 곁 짝으로 삼으나 추풍이 또 갈라놓을까그것만 근심하네 玉骨氷肌夏月凉, 更無人妬得專房. 醉翁愛作身邊伴, 只恐西風又隔床. 요즘은 선풍기만 해도 온갖 기능성 상품이 나와 있고, 에어컨도 고객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어 있다. 지금의 선풍기나 에어컨에 해당하는 옛 피서용품으로는 ‘죽부인’을 들 수 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나무를 길게 쪼개서 원통형으로 엮은 여름용 ‘바디필로우’인 셈이다. 속이 텅빈 대나무 원통 속 온도와 사람의 육체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양쪽 기류가 순환하면서 청량감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흥미로운.. 2018.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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