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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또 쫑나는가 싶었던 오스티아 안티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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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라 해도 우리가 말하는 로마는 해변 기준으로 치면 서울과 같아 실은 내륙도시요

그 광역에 속한다지만 오스티아 안티카는 딱 인천이나 제물포에 해당한다.

오늘 아침 현장 출동 직전 일기예보를 보니 로마 강수확률이 십프로인가밖에 되지 않았으니 비 걱정은 실은 없었고

어제인지 오늘인지 아리까리한데 강풍경보가 있기는 했다.




아침부터 날은 계속 희끄무레했으니 결국 하루 종일 햇볕은 구경도 못했으니

동시간대 로마 시내는 아무래도 내륙이고 또 고층건물이 많아 훨씬 덜했을 듯한데

바다를 낀 오스티아 안티카는 사정이 달라 도착할 때는 그런대로 버틸 만 했으나 그 어중간쯤 돌자 일기가 돌변해

세상에 비가 뿌리기 시작하고 강풍이 불어대기 시작했다.

황당함에..


비는 결국 퍼붓지는 않고 내리다 말기는 했지마는 바람은 속수무책이라

바닥에 붙어다닐 때는 괜찮은데 관람대라 할 만한 데 올랐을 때가 문제였다.

얼마나 바람이 퍼부어대는지 그러면서 펀득 이런 데가 저들은 왜 도시를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솟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바람이 많은 바닷가가, 더구나 내륙 항해 선박 왕래도 잦았을 테베르강 어구에 이런 도시가 버텨내려면 결국 도시 자체를 방풍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할 수밖에 없다.

건물을 오밀조밀 때려 박아 그걸로 바람을 막아야 한다.

나는 틀림없이 도시 설계자들이 이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고선 안정한 정주 생활이 힘들 것이며 그리 되면 결국 도시는 버려질 수밖에 없다.

이 도시가 한창 번성했을 시절엔 분명 건물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바람을 막았을 것으로 본다.

암튼 절반도 돌지 아니한 상태서 비가 오고 강풍이 부니 이리 어렵게 와서 실상 반타작만 하고 돌아서지 않나 하는 불안이 엄습했다.




마침 현지 직원 명찰을 단 할배가 있어 카페가 분명 박물관에 있음을 작년 밖에서 확인한 적 있어 어디냐 물으니 내가 마침 걸로 가는 길이라 하며 따라오라는 거 아닌가?

그대로 따랐다간 나머지 유적을 날릴 판이라 고맙다 좀 있다 가마 하고는 득달 같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난 다리 부상 여파를 안고 왔고 아직 완치 단계가 아니다.




그 발로 쏜살 같이 달리며 미답지를 헤집고 다니는데 숨이 멋는 줄 알았다.

거기다 폰으로 카메라로 연신 셔터를 눌러제끼니 나중엔 도대체 내가 뭘 찍고 안 찍었는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

이리 찍은 사진 틀림없이 복수를 하기 마련이라 내가 맘에 드는 장면을 건지기가 어렵다.




하지만 언제 다시 올지도 기약 못하는 머나먼 이국땅 이때 아니면 영영 기회도 없을 것이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겠는가?

요행인지 비는 조금 잦아들고 이내 멋기는 했다.

또 물으리라.

누가 시켰냐고.

그런 사람 없다.

내가 미쳐서 하는 일이니 나도 이런 나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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