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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철창 밖에서 넘어본 아르키메데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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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들어서기 전까진 기분이 좋았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오후로 미룬 유적과 박물관 방문이 결국 낭패를 부르고 말았다.

오늘이 무슨 축일인지라고 모조리 문을 걸어 잠궜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오전에 들른 시라쿠사 대성당에서 대규모 집회가 있더니 그래서였던 모양이다.


철창 너머로 바라본 유적 공원



내가 기독, 천주 신자가 아니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 수가 있다.

더불어 지역에서는 동계 단축 근무도 있기도 한 모양이라 현지 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나같은 사람이야 항용 당하는 일이다.

여행사 같음야 이런 사항들을 미리 챙겨 대비하겠지만 나는 여행사가 아니다.


석회암 절벽 계곡



그 직원이 닫혔다며 미안하댐서 내일 오라는데 여기가 용산과 남영동 관계도 아니고 내일이란 말을 어찌 저리 천연덕스레한단 말인가?

덕분에 조금 일찍 시라쿠사 떠서 카타니아로 돌아가는 버스 탔다.

허탕친 유적에 아르키메데스 무덤이 있는 줄을 나는 몰랐다.



어디가 구체로 아르키에데스 무덤인진 모르겠고



오늘 이런 데 갈 거라는 예고에 경기대 교수로 봉직하다 퇴직한 역사학도 이재범 형이 아마 시라쿠사를 돌아본 듯,

하지만 저 무덤은 못 봤다 아쉬움을 토로하기에 이기 무슨 소린가 해서 찾아보니 그 표식이 구글맵에 있는 것 아닌가?

간 김에 당연히 돌아보리라 하고선 풍운의 꿈 안고서 들어서려 했지만 철창은 굳게 잠근 상태였다.


저기 어디라고



그의 무덤은 이 유적 공원 안에 있다.

Neapolis Archaeological Park
Parco Archeologico Neapolis

https://maps.app.goo.gl/fYr6jEf5f4ogGUiV9

 

Neapolis Archaeological Park · Syracuse, Free municipal consortium of Syracuse

 

www.google.com


파르코 아르케올로지코 네아폴리스 Parco Archeologico Neapolis

폴리스라는 말이 붙었으니 이 유적 내력은 볼짝없이 그리스 식민도시에서 시작한다.

할 수 없이 돌아서 몇 걸음 디디다 그의 무덤이 구체로 어디인가 다시 구글맵으로 두들겨 봤더니 보호구역 한쪽 귀퉁이 그 경계지점이다.


무덤 뒤는 온통 암반. 이건 수로 느낌이 난다.



보호구역은 철창이라 혹 내부 사정이 좋다면 못 들어가서 안달복달할 일은 아니다.

내친 김에 아주 헛걸음할 수는 없고 밖에서나마 건질 것은 건져야 한다 생각했기에 다시 발길을 거꾸로 돌려 철창 경계선을 따라 그의 무덤이 있다는 근처로 갔다.


수레 자국


유적공원 출입구서 언덕배기 경계책을 따라 언덕배기로 대략 십분쯤 걸어가니 그 철책이 꺾어지는 지점이 그의 무덤이 있다는 곳이다.

그를 포함 주변을 살피니 온통 석회암 지대라 유적공원 전체가 실은 이 암반과 그것이 만든 기암절벽 계곡, 그리고 기슭으로 구성되거니와 유적 면적이 엄청 넓어 걸어서 그 밖을 도는 일이 보통 고역은 아니었다.


아르키메데스 무덤



불행 중 다행으로 그의 무덤은 철책 밖에서도 훤히 보였으니

보니 그 일대 암반 전체가 네크로폴리스necropolis이며 무덤 양식은 전부가 실상 바위를 뚫어 무덤방을 만든 애묘崖墓 형식이었다.

예가 아르키메데스 무덤이라 하지만 그리 표시한 무덤방이 여러 곳이라 밖에선 어느 석실이 그의 무덤을 지칭하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게 중요한가?


무덤이었는가?



내가 예 와봤는 자체가 중요할 뿐이다.

이른바 도장깨기는 했으니 그런 대로 망외하는 소출은 건진 셈이다.

내친 김에 그 뒤 언덕배기를 더 돌아봤다.

그의 무덤 뒤쪽 역시 거대한 석회암 암반지구였는데 이곳이 딱 보니 채석장이기도 했다.


수레 자국



그 흔적은 그 암반을 얼마나 많은 수레가 뻔질나게 오갔는지 수레퀴 자국열이 곳곳에 완연하게 남았다.

저것이 그리스 로마시대 흔적인지 아닌지는 현장에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저런 흔적은 다른 데서도 많이 봤으므로 맞을 것이다.

한국고고학 같음 저 폭 재서 도량형이 어떻네 하는 타령 일삼을 생각하니 다시금 한숨이 푹푹 나온다.


유적공원과 시라쿠사



여전히 그런 일을 고고학 본령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니 그 정도는 이제 개돼지도 아는 일이니 그런 사항은 보고서에 한 줄 언급하면 그만이다.

이 유적 안에는 그리스 극장, 로마극장이 있다 하나 철창 너머로는 도대체가 윤곽조차 볼 수 없었다.

내려와 고고학박물관을 찾았지만 이곳 역시 철창을 걸어잠궜으니 그 인근에서 버스 잡아타고선 카타니아 귀환에 올랐다.

이틀 내리 와병하다 보니 소화불량이었다.

오늘은 하도 많이 걸었으니 괜찮아지려나 모르겠다.


수레자국



아 참, 아르키메데스 라 하니 순간 그가 너무나 유명하다는 건 알지만 도대체 뭘로 유명하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아 혼자서 씩 웃고 말았다.

찾아봐야겠다.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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