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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그림 같은 연무 속 수도암, 할아버지 기도를 품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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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코앞이요

어버이날 앞두고 연휴라 아들놈 데불꼬 김천 온 김에 지나칠 수 없어 쫄래쫄래 차 몰고 수도산으로 올랐다.

오늘 계속 비가 오다 그친 뒤라 아래쪽은 햇볕이 나지만 해발 1317미터 수도산은 대략 눈대중으로 700~800고지부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짙은 연무가 꼈다.

해발 900고지 수도암으로 오르는 길이 만만찮다.




절 앞쪽 주차장에 차를 대는데 앞뒤 풍광이 저렇다.

중국 무협영화 배경 같다.




절로 오르는데 계속 연무는 피어난다.

비 온 직후요 해발고도가 높으니 날이 차다.

고약하게 차다.

얼어죽을 것만 같다.

얊게 걸치고 왔다 낭패다.




대적광전 비로자나부처님 뵈러 산길을 오른다.

자주 오는 데라 이런 풍경이 그리 낯설지는 않으나

춥지만 않았더래면 청승 떨기 안성맞춤이었겠다 싶다.




희뿌염 뒤로 하고선 대적광전 들어선다.




역시나 변함없는 부처님

연만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가 따님과 부처님을 뵙는다.

할아버지가 연세도 워낙 많고 거둥도 불편하신데 부처님께 아뢴다.

제가 몸이 좋지 않습니데이, 부처님 절도 제대로 드리지 못합니데이, 용서하시소.

귀도 잘 안 들립니데이. 딸래미랑 같이 왔습니데이..

그 모습 바라보노라니 짠하다.





대자대비 부처님 가피가 있지 않겠는가?





부처님 뒤로하고 금당 나서니 연무가 걷히기 시작했다.

혹 운이 좋음 저 앞으로 가야산 봉우리 보이겠지만 세속에 찌든 나는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쏜살 같이 차속으로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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