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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박물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박물관 귀족주의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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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해석이 적어야 한다.



다시금 지적하지만 박물관이 장착한 문제는 박물관을 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박물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한테 답을 찾아야 한다. 

박물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 가지 않으려는 사람들, 한 번 가고는 다시 가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해야 박물관이 내포한 문제가 풀린다. 

작금 박물관학이 장착한 문제는 모조리 박물관 안에서 박물관을 본다는 데 있다. 

안에서 뭐가 보이겠는가? 

그 테두리를 벗어던져야 한다. 

박물관에 갇힌 박물관 바라보기는 이렇게 좋은 박물관이라는 자화자찬으로 흐를 수밖에 없고, 실제 박물관학이라 범주하는 거의 모든 흐름이 내가 볼 때는 이런 자아도취다.

그런 자아도취는 급기야 신판 귀족주의라 할 만한 우려스런 흐름을 낳고 있는데, 실제 내가 박물관을 한다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행태에서 이런 우려스런 양태가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내가 박물관을 한다는 사람들, 박물관에 종사한다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면 언제나 불편한 그 무엇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귀족주의다. 

그런 자아도취와 귀족주의는 필연적으로 이렇게 좋은 박물관을 왜 오지 않는가 라는 강요와 윽박으로 흐르기 마련인데, 실제 모든 박물관학이라는 흐름을 보면 우려스러울 정도로 훈육적이다.

물론 그네는 결코 그렇지 않다 주장하겠고, 그것이 무의식인 흐름이기는 하겠지만 시종일관 오는 사람을 무식한으로 간주하면서 가르치려 든다.

그래서 언제나 이 가르침을 무기로 내세운 '해설'이 판을 치게 된다. 

작금 거의 모든 박물관, 특히 한국박물관은 내가 볼 때는 친절 과잉인데, 자상한 안내를 가장한 이 친절과잉이야말로 나는 박물관을 질식케 한다고 본다.

박물관은 이런 강압 지도 기제가 아니라 박물관 자체로 흘러야 한다.

지도 편달, 혹은 안내 혹은 가이드 혹은 도슨트, 혹은 오디오가이드가 지도 편달하는 그런 박물관은 자최를 감추어야 하며, 이를 고민하는 과정이 이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가서 물어라!

나는 왜 박물관을 가지 않는가?

이를 캐서 물어 보면 박물관이 착장한 문제가 무엇인지 금새 드러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하지 않을 것이다.

왜? 그것이 박물관의 숭엄성을 해치는 것으로 보는 까닭이다. 

박물관은 education center라는 딱지를 떼고 entertainment hall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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