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 아니 많은 사람이 그러리라.
저리 싸돌아다니는 데 돈은 어디서 나냐고?
어디긴 어디야? 내 통장이지.
이는 곧 적지 않은 출혈이 있다는 뜻이며
이는 곧 조만간 귀국과 더불어 그 반까이를 넘어 만땅으로 채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돈?
어떤 놈이 벌기보다 쓰기가 어렵다 했는지 모르지만, 쓰기 참 쉽다.
내가 이번 일을 결행하게 된 힘은 비통이었다.
그간 집사람 몰래(이미 들통 났다 보기는 하지만) 꼬불친 비통이었다.
그 막대한 자금을 집사람더러 부담하라 했다면, 아마도 나는 한달 만에 국내 송환됐으리라.
그렇다고 집사람이 부담하지 않은 것은 아니어서, 필요할 때마다 지출은 해줬으니 그 액수도 상당할 것이다.
떠나면서 나는 실은 할 일이 있었다. 돌아가면 새로 시작할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 사이 변화가 있어 전면 재검토로 들어갔다.
다른 방식으로 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식으로 결단날지는 알 수가 없다.
그만큼 변화가 심한 인생이 백수 생활이다.
그렇다고 어디서 부르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니, 또 그렇다고 날 불러달라고 애걸하며 다닐 그런 성정도 되지 못한다.
또 나와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다.
이번을 빌려 정리해야 할 짐도 있었으니, 그런 짐들은 하나씩 정리가 되어 가는 느낌은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내적 고통이 따른다.
그래 솔까 어렵다.
일을 벌컥 저질러 놓고 밤새 그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환갑 바라보는 내 일생 그렇지 않은 적이 없다.
마주치며 갈 뿐이다.
개박살 나는 한이 있어도 가야 하는 길이니 어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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