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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도 묘하고, 이름도 묘하다.
랑스 오 메도스 L’Anse aux Meadows
그 의미는 'Meadows Cove'라 한다는데, 메도스야 초원 목초지라 치고, 코브는 뭔가?
개떡 같은 게 L’Anse aux는 프랑스어요, Meadows는 영어라 짬뽕이다.
그렇다면 위치는 어디인가?

저 앞쪽 첨부한 지도를 보면 캐나다령 동쪽 귀퉁이, 그린란드 남쪽 툭 튀어나온 지점에 거대한 섬 하나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떨거져 나와 철퍼덕 주저 앉았는데,
저 거대한 섬을 뉴펀드랜드Newfoundland라 하거니와 그 의미는 newly founded land, 곧 새로 발견한 땅이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그 북쪽 끄터머리에 정좌하는 고고학 유적이라,
유의할 점은 저곳이 유럽 대륙에서 가장 가까운 북아메리카 동부 지점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유럽을 공포에 떨게 하고, 지중해는 물론이고 그 앞마당 대서양까지 주름잡은 바이킹들이 한때 그린란드를 거쳐 북미 대륙 일부까지 상륙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아지트까지 마련하고선 한때나마 살았으니,
훗날 오백 년 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라는 사람이 내가 새로운 인도를 발견했노라 큰소리 뻥뻥치기 전에 이미 이 아메리카 대륙을 상륙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이 바로 바이킹이었다.
콜럼버스와 다른 점은 콜럼버스의 그것이 유럽에 의한 본격 아메리카 대륙 상륙과 약탈, 식민화를 촉진하는 거대 물꼬였지만,
바이킹의 그것은 조용히, 소문도 내지 않고 그네들 일부만 잠깐 다녀오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바이킹이 아메리카 대륙에 남긴 흔적은 그린란드와 저 뉴펀들랜드 같은 북아메리카 동쪽 일부에 국한한다.
개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저 L'Anse aux Meadows라는 데라, 그것이 중요하다 해서 당당히 세계유산 목록까지 오른 데다.
보다시피 뉴펀들랜드 Newfoundland 섬은 북쪽으로 다시 툭 튀어나온 반도 하나가 있으니
북쪽에 있는 거대한 반도라 해서 그레이트 노던 반도Great Northern Peninsula라 일컫거니와, 랑스 오 메도스는 그 끝자락에 위치한다.

이곳은 현지 주민들한테는 알려져 있었지만 문제는 그 성격을 몰랐다는 사실이다.
1960년 이곳을 노르웨이 탐험가 헬게 잉스타드Helge Ingstad 라는 이가 뒤지게 되는데, 현지 주민들이 이런 데가 있다 해서 안내해서 가 보니 건물 잔해가 풀로 잔뜩 덮힌 마운드였다.
오잉? 이것이 무슨 횡재? 했으니, 그의 마누라 안네 스틴 잉스타드Anne Stine Ingstad가 마침 고고학도였다.
그래 이참에 한 건 해 보자 해서 부부는 1961년부터 1968년까지 발굴을 진행하게 된다.
돈은 어디서 마련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메리카 대륙에 바이킹이 남긴 발자취 운운하는 대대적인 언론 홍보 공작이 있었을 테니, 그걸로 이런저런 데서 자금 땡기지 않을까 싶다.
암튼 부부의 헌신적인 조사 성과에 따라 이 유적은 서기 1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것도 확실히 북유럽인Norse들이 남긴 유적임이 명확해졌다.
바이킹들이었다.
유럽에서는 환장하는 그 바이킹!

이를 계기로 그 이후 벵트 쇤베크Bengt Schönbäck(1973-75)와 비르기타 월리스Birgitta Wallace(1976년과 2002년) 같은 사람들이 추가 조사를 벌이게 된다.
그들의 연구 결과는 일련의 자연과학적 조사와 함께 1978년 랑스 오 메도스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한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네스 커티스Jenneth Curtis와 토드 크리스텐슨Todd Kristensen라는 고고학도들이 유적과 주변 지역 원주민 정착지를 집중적으로 발굴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랑스 오 메도우 유적에는 낮은 잔디 담장 low turf walls 흔적이 남아 있는 8개 건물이 발견됐다.
이 건물들은 다시 네 개 단지complexes라 할 만한 하위 구성단위를 보이니, 개중 두 개는 큰 홀 하나와 그 양옆에 작은 오두막hut (D-E 단지, F-G 단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세 번째 단지는 큰 홀, 오두막, 그리고 작은 집(ABC 단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홀들은 10세기 후반과 11세기 초에 유행한 아이슬란드 양식으로 지어졌다.
작은 오두막 두 개는 움푹 들어간 구덩이가 특징인 건물이었다.
이러한 유형의 건물은 11세기 후반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더 이상 건설되지 않았다.

세 번째 오두막(C 건물)은 스칸디나비아에서 노예와 같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전형적인 원형 주거지였다.
건물 단지는 해안에서 약 100m 떨어진 늪지를 둘러싼 좁은 계단식 지대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작은 개울이 지금도 계단식 지대 사이를 흐른다.
네 번째 단지가 철 제련소iron-smelting hut라는 점은 놀랍기만 하다.
해안에 더 가까운 개울가에서 발견된, 끝이 트인 이 오두막에는 작은 돌과 진흙 용광로가 있었는데, 늪지에서 발견된 작은 광석에서 철을 제련하는 곳이었다.
근처에는 용광로 연료로 사용할 숯을 만드는 구덩이가 있었다.
이 대장간은 바이킹 해외 개척에 야금 기술자들이 대동했으며, 이것이 어쩌면 바이킹이 아메리카 대륙 여행을 나선 이유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이 오두막에서는 선박을 수리한 흔적까지 발견됐으니, 역시 장거리 항해에는 배를 수리할 전문인력 테크노크랏이 필수였음을 본다.

이 유적에서는 수백 점에 달하는 나무 조각과 배 바닥 판자를 포함한 약 50개 버려진 나무 조각 등 목재가 다수 발견되었다.
또한 제련 슬래그smelting slag, 대장간 슬래그smithing slag, 그리고 배 수리 과정에서 버려진 쇠못도 있었다.
개인 소지품으로는 붉은 벽옥red jasper으로 만든 낡은 불쏘시개fire strikers 11개와 철제 "불꽃 강철fire steel"과 함께 불꽃을 일으키는 데 사용된 돌이 포함되었는데, 이는 홀 건물 안팎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방추spindle와 숫돌whetstone 각각 1점이 발견되었다.

연대 측정을 위한 증거는 10세기와 11세기 초에 사용되었던 고리 모양 핀ringed pin에서 나왔다.
유물, 건물의 형태, 그리고 50개 이상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는 유적의 북유럽인 거주 시기를 서기 1000년경으로 추정한다.
문화재, 쓰레기 더미의 규모, 그리고 재건되지 않은 점 모두 이 유적지의 거주 기간이 짧았음을 시사하며, 아마도 10년 정도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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