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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각주脚注, 표절의 다른 이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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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논문에서 각주 되도록 안 단다. 

각주는 원전, 보고서류와 같은 이른바 프라이메리 자료에 되도록 국한한다. 

그래서 내 글이 훌륭하다는 말 하지 않겠다. 
하지만 우리 학술논문엔 각주가 너무 많다. 

덕지덕지 썩은 갑판 밑에 달라붙은 조개껍데기만 같다. 
내 보기엔 그 각주 중에 5분의4는 필요없다. 

각주가 적을수록, 아니 없을수록 그 글은 훌륭하다는 내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음...결국 내 글이 훌륭하다는 뜻이네? (2014. 6. 20)


***


열라리한 인용서목




각주는 결국 신세짐에 대한 고백이요 그 고백은 표절 혐의로부터의 안전장치다.

하지만 글을 망치는 주범이 각주라, 미주라, 협주라, 후주라 이 덕지덕지한 각주가 리딩을 자주 방해하며

그 각주란 것도 살피면 도대체 이런 대목에 왜 그런 각주가 있어야 하는지 의뭉함이 드는 데가 한둘이 아니어니와

혹자는 이르기를 각주가 없으면 통과가 되지 않는다거나 한다만 단군조선 이래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에

누구 말이 어찌 나의 지남자가 된단 말인가?

또 살피니 각주 혹은 저 사촌들이 언젠가부턴 내가 이만큼 많이 공부했다는 데코레이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징표로 전락했으니

그 화려한 인용서목을 보면서 매양 드는 생각이

첫째 시간낭비 엄청했다
둘째 이렇게 읽고도 이 모양인가?

하는 상념밖에 들지 않는다.

나아가 각주는 표절로부터의 격리가 아니라 실상 표절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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