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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얘기만 꺼내면 고구려 강성주의 신도들이 개떼처럼 들고 일어나거니와, 나는 매양 저런 공적비는 조심해야 하며 거짓과 과장과 축소로 점철됐으며 외려 훨씬 후대에 편집한 삼국사기가 정확할 수 있단 말을 여러 번 했다.
저 비문은 당장 추모에 의한 고구려 건국부터 거짓말을 일삼는다. 저 비문에 의하면 추모는 자발적으로 북부여를 떠나 남쪽으로 가서 고구려를 건국했다 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은 비문 자체에서 벌써 거짓임을 폭로하거니와 그의 남순 길에 부여 엄리대수라는 강에 이르렀을 적에 배도 없어 자라의 도움을 받아 겨우 강을 건너 위기를 벗어났다는 대목을 그 대표로 거론할 수 있다.
왜 그가 배도 없었는가? 도망쳤기 때문이다. 북부여 내부 권력투쟁에서 패한 추모는 목숨까지 위태로워진 순간 줄행랑을 쳤다. 그를 붙잡기 위한 추격병이 따라 붙었다.
그럼에도 비문은 이런 얘기는 전연 안하고 추모가 자발로 남쪽으로 순행길을 떠났다고 사기를 친다. 금석문이 당대 사료라 해서 신주단지 받들 듯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2017. 1. 17)
***
당대 기록일수록 왜곡은 더 심각하다. 이는 쌈박질 현장을 떠올리면 된다. 폭행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출동하면 언제나 그 쌈박질 당사자는 상대를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 네가 먼저 쳤자나? 어데? 네가 쳤자나?
바로 이것이 당대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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